스윙스 말장난, 돌멩이에 개구리 죽는다 [김노을의 선셋토크]

김노을 기자 / 입력 : 2022.09.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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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람 목숨이 위태로운데 말장난을 늘어놓는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는 속담을 모르는 래퍼 스윙스의 이야기다.

스윙스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24시간 후 게시물이 삭제되는 기능)에 하늘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거쳐간 뒤 맑게 갠 하늘이다.


여기까진 괜찮았다. 문제는 스윙스가 "힌남노 쫄? Where you at?"(너 어디에 있어?)라고 글을 남긴 데서 비롯됐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힌남노 힘 안 남노? 이럴 줄 알았지"라며 태풍 이름에 빗댄 말장난을 더했다. 기상청 예보보다 약했던 태풍 힌남노의 세력을 비아냥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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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윙스 인스타그램
스윙스의 경솔한 발언은 곧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자리에는 10명 이상의 사망자를 비롯해 많은 실종·부상자가 발생했다. 여기에 수많은 이들이 막대한 재산 피해까지 면치 못한 가운데 스윙스의 발언은 경솔했다는 비판이다.

논란을 인지한 듯 스윙스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단 한 줄의 사과도 없었으며, 며칠이 지나자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자신의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내걸었다. 실언으로 뭇매를 맞고 올린 첫 게시물은 으리으리한 리모델링으로 완성된 자신의 건물 사진이었다.


최근 우리나라는 막심한 수해 피해를 입었다. 지난 8월 초 기록적인 폭우로 수도권 곳곳이 극심한 침수 피해를 겪었고,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태풍이 몰아치며 더 큰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까지도 사망자가 나오는 등 피해는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만약 스윙스가 수해자들의 고통에 조금이라도 공감했다면 '힌남노 쫄'이라는 기가 막힌 말장난은 절대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스윙스의 배려심 없는 말장난과 실언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지난 3월 인스타그램에 고양이가 자신의 차를 밟고 간 발자국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며 "잡히지 마라. 고양이 XX. 대표님 X치게 하지 말라고 했다. 남의 차 지붕 밟고 다니는 게 당연한 줄 아는 이상한 생물체"라며 비속어 섞인 글을 게재했다.

동물학대 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와중에 나온 도 넘은 발언을 두고 비판이 일자 스윙스는 "내 스타일 무해한 조크(농담)다. 내가 이걸 진지하게 썼든 장난으로 썼든 내 마음"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네티즌들과 설전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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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스윙스/사진=스타뉴스
이보다 앞서 2010년 7월 래퍼 비지니즈 앨범 수록곡 중 '불편한 진실'이라는 곡에서 '불편한 진실? 너흰 환희와 준희 진실이 없어 그냥 너희들뿐임'이라는 내용의 가사를 써 뭇매를 맞기도 했다. 당시 그는 배우 고(故) 최진실의 딸 준희 양이 직접 나서 심경을 표하자 그제야 "고인과 유가족을 욕보이거나 마음의 상처를 줄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이 정도면 실언의 아이콘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실언이 반복되면 평소 행실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가 힙합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지나치게 과신한 탓도 있다.

스윙스에게는 스스로 성숙해질 기회가 몇 번이고 주어졌다. 고인을 언어유희로 사용한 당시 자신의 잘못을 분명히 인정했고, 쏟아진 비판의 목소리는 그를 반성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윙스는 비슷한 실수를 수년째 반복 중이다.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게 사람이라는데 스윙스는 대체 언제까지 말장난이라는 허울 뒤에 숨어 실언을 이어갈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제 아무리 자유가 보장되는 온라인 공간이라도 공개적 발언에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말장난 소재를 구분하지 못한 채 과잉된 행동을 일삼는 그의 행보에 마음 다친 이가 수두룩한 현실이 안타깝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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