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에게 '여기까지'? 그런 건 없었다" 절친 '강타자'의 회고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9.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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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부산 사직야구장 최동원 동상 앞에서 열린 최동원 11주기 행사에서 김용철(마이크 든 사람)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등번호 11번의 '무쇠팔' 고(故) 최동원의 11주기 추모 행사가 열렸다. 그와 10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었던 '강타자'도 고인과의 추억에 젖은 모습이었다.

14일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 야구장. 이날 경기 전 사직구장 최동원 동상 앞에서는 지난 2011년 9월 14일 대장암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최동원의 추모 행사가 열렸다.


경남고-연세대 시절부터 특급 투수로 이름을 날린 최동원은 1983년 프로 롯데에 입단했다. 1984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만 혼자 4승(1패)을 거두는 초인간적인 활약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1988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된 후 1990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프로 통산 248경기에서 103승 74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46을 기록한 최동원은 임팩트 있는 활약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1년 별세한 후 롯데에서 등번호 11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고, 올해 KBO 리그 40주년을 맞아 선정된 '레전드 40인' 순위에서도 숙명의 라이벌 선동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롯데 구단과 (사)최동원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날 추모식에는 최동원의 모친인 김정자 여사와 롯데 이석환 대표이사, 래리 서튼 감독, 이대호 등이 참석했다. 또한 김용철, 한영준 등 최동원과 롯데 시절 함께한 인물들도 자리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최동원과 생사고락을 나눈 김용철의 감회는 남달랐다. 롯데와 삼성을 거쳐 1982년부터 11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한 그는 통산 131개의 홈런을 터트린 강타자였다. 1984년(1루수)과 1988년(지명타자)에는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김용철은 1983년 최동원이 롯데에 입단한 후부터 1988년 말 한 달 간격으로 나란히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또한 1988년 선수협의회 결성 시도에서도 두 사람은 큰 역할을 했다.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당일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김용철은 마이크를 잡고 고인과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실업 올스타전에서 처음으로 상대했는데, 그냥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엄청나게 빠른 볼을 던졌다"며 최동원의 첫인상을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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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직야구장에 걸린 1984년 최동원의 활약상. /사진=양정웅 기자
이어 롯데 시절을 언급한 김용철은 "1983년에는 조금 힘들었다. 그런데 얼마나 노력을 했던지 1984년에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는데, 그런 무쇠팔을 가진 투수는 선수생활 하는 동안 처음이었다"며 극찬했다. 그러면서 "같은 팀이라 천만다행이었지 아니었으면 난 2류 선수로 전락할 뻔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1984년 한국시리즈의 투혼을 소개하던 김용철은 "그때 최동원을 쳐다보면 빛이 난다고 해야할까, 1루에서 보고 있는데 초인간적인 초능력자만이 할 수 있는 느낌을 받았다"며 38년 전의 감정을 복기했다.

오랜 시간 옆에서 최동원을 지켜본 김용철은 "남들이 '여기까지'라고 말하는 게 최동원에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은 '운동장 20바퀴, 웨이트 트레이닝 2시간, 피칭 몇 개' 이러지만, 최동원은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용철은 "옆에서 봐도 그렇게 야구를 열심히 준비하는 선수는 없었다"며 "최동원이 프로야구 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어야 하는데 먼저 가서 안 됐다"며 추모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롯데는 이날 '최동원 메모리얼 데이'가 열린 SSG전에서 1-3으로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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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환 롯데 대표이사, 김정자 여사(최동원 모친), 이대호,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14일 부산 사직야구장 앞에서 열린 고 최동원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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