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형→진용→승원... SSG '마무리 잔혹사', 2번이나 바꿨는데 또 '붕괴'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9.14 03:37
  • 글자크기조절
image
SSG 김택형, 서진용, 문승원(왼쪽부터). /사진=OSEN
한 시즌에 마무리투수를 두 번이나 교체했다. 그런데도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클로저는 어느새 선두 SSG 랜더스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SSG는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9회에만 5점을 내주며 8-9,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8회까지만 해도 SSG의 승리를 의심할 수는 없었다. 1회초 상대의 연속 실책을 틈타 3점을 먼저 올린 SSG는 4회부터 6회까지 연속으로 1점씩 추가했다. 6-4로 쫓기던 8회에는 전의산과 최지훈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점수 차를 4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9회말, 세이브 상황은 아니지만 SSG는 마무리 문승원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는 9월 초 기존 마무리 서진용을 대신해 클로저 자리를 물려받은 선수였다. 8월 말 3경기 연속 실점을 하긴 했으나 이후 5경기에서는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비교적 여유 있는 상황이었지만 문승원은 선두타자 지시완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황성빈도 볼넷을 골라내며 SSG는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외국인 타자 잭 렉스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폭발시키며 스코어는 8-7 한 점 차가 됐다.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 문승원을 달래줬으나 흐름은 끊기지 않았다. 그는 이대호(1루타)와 전준우(2루타)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역전 주자까지 출루시키고 말았다. 5번 이호연을 1루수 땅볼로 잡으며 한숨 돌렸으나 추재현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문승원은 1사 만루,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결국 문승원은 7번 안치홍에게 3루수 옆으로 흘러가는 2루타를 얻어맞으며 2실점, 끝내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세이브 상황도 아닌데 등판해 리드를 날려버린 것이다.

이날 문승원은 ⅓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5실점의 성적을 거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29에서 4.50으로 크게 상승했다.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에서 돌아온 후 구원으로만 등판 중인 그는 올 시즌 가장 많은 피안타와 실점을 기록했다.

image
SSG 문승원.
문승원은 올해 SSG의 세 번째 마무리투수다. SSG는 시즌 시작과 함께 좌완 김택형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지난해 75⅓이닝 동안 2.39의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기 때문이었다. 기대에 부응하듯 김택형은 4월 한 달 동안 10세이브와 평균자책점 0.68로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5월 들어 흔들린(평균자책점 10.50) 김택형은 설상가상으로 5월 중순 전완근 손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했다. 한동안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하던 SSG는 셋업맨 서진용을 클로저로 낙점했다.

서진용은 다소 불안한 투구를 펼쳤지만 8월 들어 안정감을 되찾아 21세이브를 거뒀다. 하지만 그 역시 8월 말부터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SSG는 9월 들어 다시 클로저 교체를 단행, 문승원을 제일 마지막에 넣었다. 비록 풀타임 불펜 경험은 없었으나 시속 150km를 넘는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등 마무리로 갖출 수 있는 건 갖췄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마무리 전환 후 3경기 무실점을 기록한 문승원은 결국 4번째 경기에서 최악의 투구를 선보였다. 이에 따라 SSG는 다시 마무리 자리에 대한 고민을 할 전망이다.

SSG와 선두 경쟁 중인 2위 LG 트윈스가 이날 경기를 이기면서 이제 1위와 2위의 격차는 3경기로 줄어들었다. 공교롭게도 LG는 마무리 고우석이 굳건히 버티면서 불펜 평균자책점에서 압도적 1위(3.08)를 달리고 있다. 만약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SSG는 여러모로 뒷심에서 밀려 역전우승을 허용하는 악몽을 맞을지도 모른다.
기자 프로필
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양정웅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팩트만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