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주말극, 글로벌 通한다..'신사와 아가씨' 역주행 [안윤지의 돋보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2.09.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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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2TV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한국에서만 통할 것 같았던 주말극이 아시아 전역을 휩쓸었다. '신사와 아가씨'가 종영 6개월 만에 글로벌 차트에서 역주행했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KBS 2TV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극본 김사경, 연출 신창석)가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3위에 올랐다. 특히 '신사와 아가씨'는 몰디브, 필리핀, 카타르, 스리랑카 등에서 넷플릭스 1위를 기록했으며 호주, 브라질, 칠레 등에서도 상위권에 머물렀다.


'신사와 아가씨' 질주의 시작은 지난달 28일이었다. 올해 3월 종영 후 최근 갑작스럽게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에 이름을 올린 '신사와 아가씨'가 결국 아시아 국가 내에서 1위를 거머쥔 것이다. 한국인 정서에 맞는 주말 드라마란 점과 한류 스타가 없다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놀랍고 대단한 성과다.

배우 지현우, 이세희, 강은탁, 박하나 등이 출연하는 '신사와 아가씨'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아가씨와 신사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다. 첫 방송 방영 당시, 시청률 29.5%를 기록했으나 회차가 거듭될수록 시청률이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48회는 38.2%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는 106부작이었던 '하나뿐인 내편'(2018년 9월~2019년 3월)이 최고 시청률 46.8%를 기록한 데에 이어 가장 높은 수치였다. 특히 '신사와 아가씨'는 '하나뿐인 내편'을 집필한 김사경 작가의 작품으로, 연이은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 유의미했다.

'신사와 아가씨'는 본래 주말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자극성이 강한, 일명 '막장'이 약하다. 극 중 이영국(지현우 분)은 박단단(이세희 분)과 결혼을 약속하지만 기억 상실증에 걸려 다른 이를 바라보게 된다. 이후 이영국은 기억이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오지 않은 척하며 동태를 살핀다. 이 부분이 길게 그려지는 것뿐, 이야기가 어긋나거나 황당한 부분이 많지 않다. 이 점이 한국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일으킨 것처럼 해외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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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현우, 이세희 / 사진제공 = KBS /사진=김창현 기자 ch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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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현우, 이세희 / 사진제공 = KBS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K-드라마들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장르들도 해외 시청자들에게 선보여지고 있는 것 같다. 장르물도 큰 각광받았지만 자극적 요소가 적은 주말드라마들도 해외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간 듯 하다"며 "특히 주말드라마는 K-드라마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요소들이 집약되어 있는 만큼 더욱 해외시청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어필됐다"고 평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신사와 아가씨'의 공개 방식을 짚어냈다. 방영과 동시에 글로벌 플랫폼에 공개되는 타 작품과 다르게 '신사와 아가씨'는 종영 후 몇 달 뒤 글로벌 플랫폼 공개를 선택했다. 이에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전략이 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신사와 아가씨'는 국내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됐던 만큼 재미가 검증된 드라마다. 작품 내외적 요소의 시너지가 좋은데다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해외에서 호평받은 작품은 영화 '미나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처럼 작품 메시지가 강하거나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같이 장르적 특색이 강한 작품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적 특색이 강한 K-주말극이 해외 시청자들에게 통한다는 사실은 작품 측면에서 또 다른 길을 찾아낸 것과 다름없다. '신사와 아가씨'의 인기가 지속될지 지켜볼 만한 일이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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