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주먹오열→송혜교 곰세마리..2004년 ㄱ나니?[★창간18]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2.09.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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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방송사


KBS 2TV '풀하우스', '미안하다 사랑한다', '반올림', '오 필승 봉순영', '올드미스 다이어리', MBC '대장금', '불새', '아일랜드', '왕꽃 선녀님', '논스톱5', SBS '발리에서 생긴 일', '파리의 연인',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2004년에 대체 무슨 드라마신이 강림하셨길래 이리 많은 대작이 쏟아졌을까. 이해 방영된 드라마를 지금까지도 '인생작'이라 꼽는 이들이 많다. 로맨스, 사극, 청소년 드라마, 시트콤, 막장 등 장르도 다양했고 주연 라인업도 걸출해 다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때 그 드라마, 주인공... 베스트10 ㄱ(기억)나니?


이 시기에 가장 충격적인 여운을 선사한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이 먼저 떠오른다. '발리에서 생긴 일'은 재벌가 조인성과 복수를 꿈꾸는 하층민 소지섭이 생활형 가이드 하지원을 사이에 두고 싸운 치명적이면서 슬픈 사랑이야기. 조인성이 사랑의 도주를 한 하지원과 소지섭을 총으로 쏜 후 스스로도 목숨을 끊은 장면은 지금까지도 한국 드라마 역사상 없는 충격 엔딩이었다. 10년이 넘게 패러디된 조인성의 '입틀막' 오열 통화신도 명장면으로 빠지면 섭섭하다.

소지섭은 같은 해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또 한 번 지독한 사랑을 그렸다. 어린 시절 호주에 입양된 후 양부모에게도 버림받고 거리의 아이로 자란 소지섭이 임수정을 만나 시한부 러브스토리를 선보였다. 이 드라마 역시 임수정이 소지섭의 묘 옆에 쓰러져 죽는 새드엔딩으로 짙은 여운을 남겼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소지섭이 임수정에게 "밥 먹을래, 나랑 살래?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라고 울부짖는 명장면을 비롯해 소지섭의 헤어 밴드, 임수정의 무지개색 니트 원피스, 어그 부츠가 패션 아이템으로 대유행을 일으켰다. 박효신이 부른 OST '눈의 꽃'마저 노래방 인기곡으로 생생하게 남아있는 드라마다.

비와 송혜교의 만남은 그야말로 '만찢 조합'(만화를 찢고 나온 조합)이었다. 두 사람은 인기 만화 원작 '풀하우스'를 드라마화한 '풀하우스'에 주연으로 출연해 사기로 인한 뜻밖의 동거를 풋풋하고, 코믹하게 연기했다. 비의 큐티 섹시한 파자마 차림 '곰 세마리' 재롱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2004년은 '발리에서 생긴 일'의 인도네시아 발리 촬영,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호주 멜버른 촬영처럼 해외 로케를 통한 이국적인 분위기의 작품을 만드는 게 유행이었다.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는 과감히 미국 LA 올 로케를 진행, 하버드 로스쿨 신입생 김래원과 하버드 의대생 김태희의 본격 캠퍼스 로맨스를 그렸다. '아일랜드'는 순수 국내 촬영으로 이뤄졌지만 이나영의 이국적 외모, 스타일링과 에스닉한 배경음악이 어우러져 가성비 좋게 아일랜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일랜드 입양아면서 가족 피살의 트라우마로 정신병을 앓는 이나영의 독특한 화법과 그에 당황하는 현빈이 이색적인 로코 케미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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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방송사


"애기야 가자!" "이 사람이 내 사람이다, 내 남자라고 왜 말을 못 해!" "이 안에 너 있다" 명대사 세 개로 추억 소환이 확 되는 '파리의 연인'도 있다. '파리의 연인'은 평범한 여자가 까칠한 재벌 2세와 사랑에 빠지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였지만 박신양의 직진 카리스마가 심쿵 유발, 김정은의 어리둥절 제스처가 웃음을 유발해 애청자를 모았다. '파리의 연인' 마지막회 역시 센세이셔널했는데, '이 모든 게 소설'이란 열린 결말을 보여줘 많은 팬을 광분케 했다.

한류 시조새 '대장금'도 있었다. 조선시대 궁녀 서장금이 의녀가 되기까지의 과정, 사랑과 성장을 그린 이 드라마는 이영애의 고전미, 미각을 잃은 열연이 돋보였다. 이영애와 지진희의 애틋한 궁궐 연애도 많은 여심을 잡았다. '대장금'은 한국을 넘어 일본, 중국, 홍콩, 대만, 태국, 이란, 루마니아, 터키, 우즈베키스탄 등 수많은 국가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는데, 스리랑카에선 99%라는 기적의 시청률을 기록한 레전드 작이었다.

'반올림'은 고아라, 유아인, 김기범, 김정민, 오연서, 김희철의 찐 청소년 시절을 다시 볼 수 있다. 중학생 옥림이와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반올림'은 고아라가 당시 14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당차고 솔직한 연기를 보여줘 마성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미대 입시생 유아인, 자유분방한 영혼 김희철이 그 시절 오빠로 '선배미'를 뽐냈다.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마음이 불타고 있잖아요" "6.25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알아요? 방심해서" '불새'도 여심을 어지간히 애태웠다. 부잣집 여자와 가난한 남자가 사랑만으로 결혼했다가 이혼한 후 서로 상황이 바뀌고서 재회하지만 지독한 운명에 힘겨워한 내용이다. 이서진, 이은주, 에릭의 삼각관계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이승철이 부른 OST '인연'도 여운을 길게 만들었다.

그 시절 국민 연하남으론 '올드미스 다이어리' 지현우가 있었다. 당시 31세에 '노처녀'라 불린 라디오DJ 예지원의 일과 사랑, 가족, 친구와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 예지원이 4차원 푼수 주인공으로 분해 매력을 대방출했고, 지현우, 김정민 두 남자와 러브라인에 얽혀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지현우와 웨딩마치를 울리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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