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들이 29일 인천 강화군 SSG퓨처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모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BO |
2023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이 열린 SSG 퓨처스필드가 프로 데뷔를 위한 선수들의 열망과 숨은 원석을 찾겠다는 스카우트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인천광역시 강화군 SSG 퓨처스필드에서 2023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을 진행했다. 총 13명의 선수(투수 7명, 내야수 3명, 외야수 3명)가 참여해 10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트라이아웃은 타격-수비(내야 펑고, 외야 수비)-주루(홈부터 1루까지)-투수 테스트 순으로 이뤄졌다. 6명의 야수들이 차례로 나와 10구씩 로테이션을 돌며 총 30구의 프리배팅을 했다. 내야 수비는 유격수-3루 포지션에서 1루 송구, 병살, 느린 타구 등 다양한 상황을 테스트받았고, 외야 역시 수비는 외야와 내야 수비로 나뉘어 진행됐다. 주루 테스트는 시뮬레이션 스윙 뒤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시간을 점검했고, 이후 투수들의 투구 테스트가 이어졌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당초 예정됐던 SSG 랜더스필드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됐고 트라이아웃 당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결국 야수들은 넓은 그라운드가 아닌 실내훈련장에서 테스트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복수의 스카우트들은 "투수들은 불펜 피칭으로 기량을 판단할 수 있지만, 야수들은 그대로 하지 못해 아쉽다. 하필 날씨가..."라고 말했다. 야수들 역시 "외야 수비 테스트에서 좀 더 넓은 외야에서 공을 뿌려야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 프리 배팅 역시 아무리 잘 쳐도 그물에 맞는 건 똑같아서 그 부분이 아쉬웠다"고 속내를 밝혔다.
올해는 상위 라운드에 지명될 만한 참가자는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방 구단의 스카우트 팀장 A는 "예년보다 기량이 아쉬운 것은 맞다. 각 구단마다 상황과 판단은 다르겠지만, 상위 라운드에 지명할 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선수들은 몇 년을 두고 볼 수 있는 고등학교 선수들이랑은 다르다. 이 선수를 지명하면 2군에 있는 선수를 방출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까다롭게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구단의 스카우트 B도 "한두 명이 눈에 띄긴 하지만, 지명까지는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열정만큼은 뜨거웠다. KBO리그 최초 비(非) 선수 출신 프로야구선수 한선태(28·LG)를 좇아 국내 고교 및 대학에서 선수 생활을 하지 않은 참가자만 6명이나 됐다. 그 중 한 명이자 이번 트라이아웃 최고령 선수였던 우완 투수 이동규(29)는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 한선태 선수를 보고 나도 늦게나마 프로를 꿈꾸게 됐다. 나 같은 비선출 선수들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셔서 존경하고 있다"면서 "한선태 선수와 내가 열심히 좋은 결과를 내서 구단에서 편견 없이 실력으로 평가하는 장이 만들어지고, 생활체육인들이 높은 수준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인프라가 만들어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들이 부름을 받을 2023 KBO 신인드래프트는 다음달 15일 시행된다.
이동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