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안 한다", "필요하면 묻는다" 슬럼프 탈출, KIA 타격 기계들은 이렇게 한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8.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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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왼쪽에서 두 번째)과 김선빈(왼쪽에서 세 번쨰).
타율 0.273, 87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751. 26일 경기까지 마친 시점에서 KIA 타이거즈의 팀 타격 성적이다. 리그 4위의 홈런 개수에 2위 성적의 타율과 OPS까지. 남부러운 것 없는 성적이지만, 나름의 고민은 있다.

불화산 같은 타격으로 한 번 점수를 내면 5점 이상은 거뜬하게 낼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1점을 내기에도 버거울 때가 많다. 순위 싸움이 중요한 후반기 들어 그러한 아쉬운 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후반기 팀 타율 0.296으로 리그 1위지만, 1점 이하의 점수를 낸 적도 28경기 중 5경기(리그 공동 3위)로 많은 편이다. 1승이 아쉬운 후반기에 기복 있는 타선은 흔들리는 국내 투수진과 함께 KIA의 고민 중 하나다.


물론 타격 사이클은 어느 팀, 어느 선수에게나 있다.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는 방법도 모두 제각각이다. 김선빈(33)은 2016년 제대 후 돌아온 2017년부터 매년 타율 0.290, 출루율 0.360 이상을 기록한 꾸준함의 대명사다.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매 경기 잘하려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일 뿐 꾸준히 타율을 유지하는 비결은 없다"면서도 "나만의 슬럼프 극복 방법은 있다. (부진했을 때) 그냥 운동을 안 하는 편이다. 그럴 때는 경기에 들어갈 때까지 방망이 자체를 아예 안 잡는다. 그러다 어느 날 다시 쳐 보고 하는 식으로 조절하면 또 괜찮다. 그것이 내 유일한 슬럼프 탈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동갑내기 이적생도 기복이 없기로는 리그에서 최고 중 하나다. 통산 타율 0.314, OPS 0.919의 나성범(33)은 올 시즌 KIA로 이적해와서도 변함없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6월 한 달간 타율 0.247로 부진하나 싶다가도 7월부터 다시 타격감을 회복해 KIA 타선을 조용히 이끌고 있다. 나성범은 타격 슬럼프에 대해 "심리적인 문제가 큰 것 같다. 타격 기술이나 이런 부분은 다들 프로고 잘하는 선수들이라 방법은 알고 있다"면서 "난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성격이라 그럴 때면 선배, 동료, 후배에게까지 묻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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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



두 타격 기계의 말 속에는 해결책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슬럼프를 탈출하는 데 있어 심리적인 요인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그 부분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에게 맞는 노하우를 터득한 것이었다. 공통점은 또 하나 있었다. 누구든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먼저 다가온다면 언제든 환영한다는 열린 마인드였다.

김선빈은 "내게 물어볼 때까지는 어드바이스만 해주는 편이다. 그리고 코치님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내가 더 해줄 것이 없다. 내가 (먼저) 말하면 오히려 선수들이 더 헷갈릴 수 있어서 그렇게 터치를 많이 안 한다"고 전했다.

나성범은 좀 더 후배들이 묻는 데 주저함이 없길 바랐다. 그는 "내가 불러서 이렇게 저렇게 조언을 해주는 것보단 선수 본인이 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 필요성을 느끼고 선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물어봐야 얻는 것도 많고 귀에도 더 들어온다"고 밝혔다.

본인 역시 저년차 시절을 겪은 만큼 선배에게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었다. 나성범은 "난 내 원래 성격이 그랬던 것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든 물어보는) 내 방식을 강요할 순 없다. 그리고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있고 아직 이적 첫 해다 보니 내게 다가오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나를 어려워하는 후배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나도 좀 더 편안하게 대해주려고 노력한다"고 이해했다.

이어 "(김)호령이나 (류)지혁이나 가끔 물어보는 후배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100% 맞을 수는 없겠지만, 내 경험담과 노하우를 조언해주고 있다"면서 "지금보다 언젠가 더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난 '언제든지 와라' 이런 마인드다. 항상 문은 열려 있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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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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