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시장을 겪고도..'늑대사냥' '정직한 후보2' '인생은 아름다워' 9월말 맞불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2.08.23 09:06 / 조회 : 1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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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늑대사냥'과 '정직한 후보2' '인생은 아름다워'가 9월말 맞붙는다. 가을 한국영화 기대작이 추석 연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건 이례적이다.


23일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류승룡 염정아 주연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를 9월28일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영화인 '인생은 아름다워'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염정아 분)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류승룡 분)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인생을 노래하는 영화. 당초 2020년 12월 개봉하려 했으나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연기, 마침내 올 가을 관객과 만나게 됐다.

'인생은 아름다워'가 9월28일 개봉하기로 하면서 이날 '정직한 후보2'와 맞붙게 됐다. 앞서 '늑대사냥'이 9월28일 개봉을 확정한 데 이어 '정직한 후보2'가 이날 개봉을 발표했다. '늑대사냥'은 '인생은 아름다워'가 '정직한 후보2'에 이어 9월28일 개봉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한국영화 세 편이 맞붙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한주 앞선 9월21일로 개봉일을 조정했다.

'늑대사냥'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기술자들' '공모자들'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서인국 장동윤 성동일 최귀화 등이 출연했다. '정직한 후보2'는 2020년 2월 개봉한 '정직한 후보'의 속편. 전편에 이어 장유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라미란과 김무열, 윤경호 등이 호흡을 맞췄다. '정직한 후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에 개봉했는데도 153만명을 동원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 '정직한 후보2'는 1편의 주인공 주상숙이 정계 복귀를 꿈꾸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세 편의 영화는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 '늑대사냥'은 '황혼에서 새벽까지' 같은 하드보일드 액션영화고, '정직한 후보2'는 코미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한국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라 각각 다른 장르로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게 됐다.


이들 영화들이 추석 시장이 아닌 9월말 개봉을 결정한 건, 10월3일 개천절 연휴와 10월10일 한글날 대체공휴일이 2주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올 추석 시장에선 '공조2'와 경쟁을 피하고 '공조2' 개봉 3주 뒤에 10월초 연휴를 노리고 동시에 맞붙는 것이다.

10월초 주말 연휴가 2주 연속 지속되기에 얼핏 이 같은 전략은 유효해 보인다. 배급사들로서는 황금연휴가 2주나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대작 개봉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다. 그간 암묵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 기간(10월5일~14일)에는 한국영화 신작이 개봉하지 않았지만 놓칠 수 없는 시장이 있는데 개봉을 하지 않는 것도 이상했을 터다.

문제는 올여름 극장 상황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앞서 5월18일 개봉한 '범죄도시2'는 3주 가량 경쟁작 없이 독주해 천만영화가 된 반면 6월과 7,8월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경쟁이 치열해 흥행의 단 맛을 맛보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여름 성수기에 개봉한 한국영화 빅4는 한 주에 한 편씩 개봉하면서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펼쳤다. 더욱이 극장요금이 3년 연속 인상되면서 관객의 선택이 신중해진 탓에 총관객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전보다 크게 줄었다. 이런 까닭에 극장은 영화관람료 인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매출이 회복됐지만 각 영화들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런 관객의 관람 패턴이 9월28일 경쟁에도 재현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거기에 앞서 '공조2'가 독주할 것으로 보이는 추석 시장도 팬데믹 이전과 상황이 어떻게 다를지 지켜봐야 한다. 과거처럼 올 추석에도 가족들이 극장에 단체 나들이를 할지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관람료 인상으로 4인 가족이 극장에서 영화를 볼 경우 팝콘 등을 취식하면 10만원 가량이 지출되기에 선뜻 극장 나들이를 나설지가 관건이다.

올여름 극장 상황을 비추어볼 때 9월말 개봉작들은 초반 입소문에 흥행 성적이 상당히 좌우될 전망이다. 과거처럼 여러 영화를 차례로 보는 관람 형태가 줄어들고 입소문이 좋게 난 영화를 보려는 관람 형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팬데믹 이전, 극장요금이 3년 연속 인상되기 이전에는, 9월말 개봉작들처럼 장르 색깔이 확연히 다른 영화들이 개봉하면 관객층이 달라 윈윈할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듯하다. 초반 경쟁과 입소문으로 흥행 성패가 확연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과연 9월말 개봉작들 중 어떤 영화가 웃게 울게 될지, 이래저래 또 한 번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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