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투에도 무실점 KK' 우승 포수 내주고 데려온 원석, 지친 불펜에 희망 쐈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8.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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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빈./사진=KIA 타이거즈
"자기 공을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만의 강점을 믿고 던지면 그 선수들의 가치도 더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19일 광주 NC전을 앞두고 만난 김상훈(45) KIA 1군 배터리 코치는 필승조들이 빠진 위기에도 투수들의 잠재력을 믿었다. 그리고 김정빈(28)이 자신의 최고 강점인 빠른 공을 거침없이 뿌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광주화정초-무등중-화순고를 졸업한 김정빈은 2013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28순위로 SK(현 SSG)에 입단했다. 최고 시속 148㎞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줄 아는 매력적인 좌완이지만, 지난해까지 1군 무대에서는 평균자책점 6.52로 원석에 불과했다. 이닝당 볼넷 1개가 넘어가는(67⅔이닝 70볼넷) 제구력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았다.

결국 지난 5월 9일 임석진과 함께 김민식의 반대급부로 고향팀 KIA에 합류했다. 2017년 KIA의 우승을 이끈 김민식의 대가여서 김정빈은 그 가능성을 주목받았다. 하지만 9년간 잡히지 않던 제구가 한 번에 잡힐 리는 만무하다. 5월 13일 잠실 LG전에서 타이거즈 데뷔전을 치른 후 7월까지 성적은 17경기 평균자책점 5.50, 18이닝 11볼넷 14탈삼진. KIA에서도 가능성과 불안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피칭이 계속됐다.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 등 필승조 3명이 모두 사라진 위기 속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11일 다시 1군으로 콜업된 후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그 중 백미는 17일 광주 SSG전이었다.


김정빈은 3-3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 2사 만루에서 윤중현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 추신수를 상대했다. 초구는 크게 빠진 커브였으나, 곧 몸쪽으로 슬라이더를 꽂아 넣었다. 이어진 2스트라이크-2볼 상황에서 스트라이크 상단을 향해 슬라이더를 재차 던졌고 추신수는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메이저리거를 상대로 한 헛스윙 삼진이었다. 8회말 박찬호의 결승타로 KIA가 4-3 승리를 거두면서 이 장면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경기 후 김종국 KIA 감독이 "중간 계투진에서 실점도 있었지만, 본인들의 역할을 잘 해줬다. 특히 만루 위기에서 등판한 김정빈이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잡아줬다"고 따로 언급할 정도였다.

김정빈은 19일 광주 NC전에서 또 한 번 힘을 냈다. 앞서 18일 경기에도 등판해 이번이 3연투. 하지만 김정빈은 KIA가 5-8로 뒤진 7회 올라와 2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12-9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민우-손아섭-박건우가 포함된 타순이었음에도 사사구 없이 2개의 삼진만을 솎아낸 완벽한 피칭이었다.

한때 3위에도 오를 만큼 기세가 좋았던 KIA는 19일 경기까지 치른 시점에서 6위 롯데와 5경기 차 앞선 5위에 올라와 있다. 전반기 리그에서 가장 많은 1점 차 승부(27회)를 치르는 사이 불펜 투수들의 피로가 차츰차츰 쌓였다. 누적된 피로는 부상과 부진으로 나타났고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 5.33(리그 8위)이란 결과로 나타났다. 필승조 중 가장 늦게 돌아오는 전상현의 복귀일이 9월 중순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때까지 5위를 사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위기는 새로운 얼굴들에는 자신의 매력을 뽐낼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정빈은 지친 불펜에 희망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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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빈./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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