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고도 눈시울 붉혔던 최유리, 5개월 만에 재현된 악몽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7.2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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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대표팀 최유리가 23일 중국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힘든 아픔을 가지고 다음 경기는 더 잘 임해야 될 것 같아요."

지난 2월 중국과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쓰라린 역전패를 당한 직후 인터뷰에 나선 최유리(28·인천현대제철)의 눈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자신의 선제골을 포함해 2-0으로 앞서고도, 후반 내리 3골을 실점하며 우승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당시 최유리는 전반 27분 역습 상황에서 중국 골망을 흔들었다. 이금민이 문전으로 내준 땅볼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다 마무리했다. 이후 지소연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전반을 2-0으로 앞선 채 마쳤는데, 한국은 후반에만 3실점을 허용하며 우승을 놓쳤다. "아쉬움을 넘어 반성해야 한다"던 최유리에게 당시 기억은 '힘든 아픔'으로 남았다.

23일 오후 7시 일본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2차전 중국전. 여자 아시안컵 결승전 이후 5개월 만에 재성사된 '리벤지 매치'는 최유리는 물론 한국 선수들에겐 그래서 더 의미가 컸다. 비단 아시안컵 결승뿐만 아니라 지난해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등 중요한 순간마다 넘지 못했던 중국을 이번엔 넘어보겠다는 의지로 가득 찼다.

최유리 역시 이날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시종일관 중국 수비진을 흔들었다. 최전방뿐만 아니라 측면까지 폭넓게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 빈틈을 찾았고, 활발한 전방 압박으로 중국을 괴롭혔다. 덕분에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고 상대를 압도하면서 기세를 잡았다.


전반 34분에 결실도 맺었다. 이영주(마드리드CFF)와 조소현(토트넘 위민)을 거쳐 최유리에게 공이 연결됐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공을 잡은 그는 중거리 슈팅으로 직접 상대 골문을 노려 세차게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월에도 득점을 터뜨렸던 최유리는 중국을 상대로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5개월 전 '힘든 아픔'을 겪어봤던 한국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중국이 동점골을 넣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지만 한국 집중력은 쉽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최유리 역시 빠른 역습으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흔드는 한편 수비 지역 깊숙한 곳까지 내려와 수비에도 힘을 보탰다. 후반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 중국의 유효슈팅은 단 1개도 없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위기'를 넘지 못했다. 후반 31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윤영글 골키퍼가 펀칭한 공이 샤오위이에게 흘렀고, 그의 빗맞은 슈팅을 문전에 있던 왕린린이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잘 버티던 한국 입장에선 통한의 실점이었다.

한국은 균형을 깨트리기 위해 마지막 총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끝내 한 골이 터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앞서 일본전 1-2 패배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에 그치면서 17년 만의 우승 도전도 무산됐다. 최유리도 지난 2월에 이어 또다시 골을 넣고도 끝내 고개를 숙여야 하는 악몽이 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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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대표팀 최유리가 23일 중국전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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