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앞쪽)와 드류 루친스키. /사진=NC 다이노스 |
NC는 14일 기준 시즌 승률 0.383(23승 37패 1무)을 기록하며 리그 9위에 머무르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5위 KT와는 6경기 차로, 압도적인 차이는 아니지만 쉽게 따라잡기는 어려운 경기 차다.
그러나 이 성적도 시즌 초반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것이다. 개막전부터 팀 노히터라는 굴욕을 당한 NC는 시즌을 3연패로 시작했다. 이후 4월 중순 5연패, 5월 초 7연패를 당하며 2할대 승률까지 내려앉았다. 급기야 5월 11일에는 이동욱 감독이 경질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6월 초까지 NC는 최하위를 탈출하지 못했다.
NC의 부진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이어진 일이었다. 2021시즌 전반기만 하더라도 NC는 승률 0.514로 5위에 위치했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박석민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며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해당 선수들이 징계를 받으면서 전력이 약화된 NC는 결국 시즌을 7위로 마감했다.
NC 박석민이 14일 창원 KIA전을 앞두고 복귀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OSEN |
뜻밖의 성적에 선수들도 기쁠 리 없었다. 양의지는 최근 인터뷰에서 "꼴찌는 탈출해야 한다.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며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작년에 7등한 것도 자존심이 상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14일 기준 탈삼진 1위(93개), 평균자책점 2위(1.85)를 기록하며 부동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드류 루친스키 역시 "지금 이 순위는 우리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제 NC는 드디어 '완전체'라는 단어에 가까워지고 있다. 5월 초 이명기와 권희동, 박민우가 징계에서 돌아왔고, 6월 14일에는 박석민이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여기에 2020년 후반기 이후 개점휴업 상태였던 좌완 에이스 구창모가 드디어 복귀,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는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박건우만 돌아온다면 시즌 전 구상과 거의 맞아떨어지게 된다.
11일 대구 삼성전을 마무리한 NC의 양의지(왼쪽)-이용찬 배터리. /사진=NC 다이노스 |
아직 시즌이 절반도 전개되지 않았기에 선수들은 아직 가을을 바라보고 있다. 양의지는 "분위기는 너무 좋다. 아직 5등까지는 할 만하다"며 "선수들이 다 열심히 하고 있어서 시즌 막판까지 가봐야 될 것 같다"고 단언했다. 이어 "투수들이 안정되면서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고 있다"며 "(박)건우만 돌아오면 타선에서도 힘이 붙을 것이다"는 희망을 남겼다.
루친스키 역시 "나나 동료들도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해온 노력이나 연습이 헛되지 않도록 계속 준비할 것이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결과는 우리가 결정할 순 없지만, 노력을 배신하지 않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팀 내 투·타의 핵심 선수들이 입을 모아 '여기는 우리의 자리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발톱을 날카롭게 세운 '공룡군단' NC는 남은 기간 이 말처럼 탈꼴찌 경쟁이 아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