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의 넘치는 에너지, '어겐마'가 알려준 분출의 방향 [★FULL인터뷰]

이덕행 기자 / 입력 : 2022.05.29 07:00 / 조회 :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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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무엑터스
"이렇게 에너제틱한 것이 해가 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좋은 방향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25일 서울 강남구 나무엑터스 사옥에서 김재경의 '어게인 마이 라이프'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SBS 금토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극본 제이, 김율/ 연출 한철수 김용민/ 이하 '어겐마')는 인생 2회차, 능력치 만렙 열혈 검사의 절대 악 응징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재경은 극 중 김한미 역을 맡았다. 김한미는 탐욕에 눈먼 검사 김석훈(최광일)의 혼외자로 첫 등장 당시에는 방황을 일삼았다. 그러나 김희우(이준기)의 도움으로 변화의 싹을 틔웠고 희우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정의로운 기자로 성장한다.

김재경은 "방송은 아직 하고 있지만 촬영은 이미 끝났다. 드라마가 아직 방송되는 중이고 배우분들과도 연락하고 있어 확 끝났다는 느낌은 안 든다. 다만 즐거웠던 촬영 현장을 가지 않아서 슬프다. 한미는 멋진 기자로 계속 살고 있을 것만 같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특히 김재경은 "모든 감독님들이 너무 재미있었고 분위기도 좋았다. 신이 나서 작업을 하신다는 게 느껴졌다. 그 에너지가 늘 저를 행복하게 했고 그런 분위기 안에서 더 편하게 한미로 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5월 초쯤에 촬영이 끝났다. 생방송처럼 녹화가 진행되지 않아 '이렇게 해봐도 돼요'라고 한 번 더 물어보고 찍을 수 있었다"며 "한미가 처음 희우에게 김석훈의 사생아임을 고백하는 장면의 경우 담담하게 말하면서도 힘들었던 세월을 표현하고 싶었다. 또 기자가 된 이후 희우를 만나서 술 한 잔 할 때도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 행동적인 애드리브가 많이 허용됐다. 대사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여러 액션은 많이 허용해 주셨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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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무엑터스
한미는 극 전체적으로 봐도 가장 많은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김재경은 "1회부터 끝까지 드라마를 봤을 때 점점 성장한다. 반항만 하던 학창 시절 희우를 만나 자극을 받고 꿈을 향해 달려간다. 또 꿈을 이루고 그 꿈으로 희우를 도와주기 때문에 성장 과정에 따라 성격은 그대로 두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학창 시절 반항을 일삼았던 한미의 모습은 평소 김재경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김재경은 "원래 그렇지 않아서 더 재미있었다. 극이라는 상황이 있고 그 안에서 재미있게 놀았던 것 같다. 외형적으로 어떻게 꾸미면 좋을까 고민했다. 한미가 유복하게 자라지 않았지만 남들과는 다른 반항심을 가지고 있고 그 반항심을 외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코에 피어싱을 하거나 같은 가죽점퍼를 돌려입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그 시절 잘 나가던 패셔니스타보다는 한미 만의 색을 표현하고 싶었다. 방송에 잘 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망사스타킹에 라이터도 꼽아두고 있었다. 한미는 이런 아이다라는 것을 외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배역을 향한 김재경의 세심한 연구가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방황하던 한미는 희우를 만나 자극을 받고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김재경은 "한미는 살면서 그런 성취감을 맛보지 못했다.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의 필터링 없는 행복감을 표현하고 싶었다. 희우로 인해 한미가 새로운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기자가 된 후 희우의 부탁도 뭐든지 들어준다. 하지만 성격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그걸 유지하면서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희우와의 케미도 처음에는 투덕투덕하다가 굳건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준기 선배님이 잘 표현해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반대로 김재경 본인은 작은 일에도 성취감을 잘 느끼는 성격이었다. 김재경은 "매사에 성취감을 느낀다.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안 나오면 '현장에서 배운게 많네' '이만큼 발전했네'라며 성취감을 느낀다. 이런 성취감을 통해 한 스텝 나아갈 힘을 얻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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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무엑터스
희우로 인해 변화한 한미는 마침내 기자가 되어 희우의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기자라는 직업을 연기하게 된 김재경은 "데뷔와 동시에 기자님들과 맞닿아서 일을 했기 때문에 멀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전작 '악마판사'에서는 판사를 생전 볼 일이 없어 섭외도 하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친구 중에 기자가 있어 물어보면서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는 늘 진실을 숨겨왔던 인물이기 때문에 진실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갈망이 컸다. 그 부분에 초점을 두고 기자 연기를 했다. 김석훈의 혼외자임을 밝히는 부분 또한 '내 손으로 아버지의 앞길을 막네'라는 슬픔보다는 '이게 진실이고 이게 옳은 일이야'라는 정의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전작의 판사와 이번 작의 기자 역시 모두 연구가 필요한 직업군이다. 김재경은 "실제로 살아볼 수 없는데 작품을 통해 공부하게 되고 그 직업으로나마 살아볼 수 있는 경험이 너무나 소중했다. 좋은 연기를 위해 인간 김재경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연기에 끌어 쓰는데 연기를 통한 간접경험으로 가치관이나 생각이 바귀는 경우도 있어 재미있다"고 전했다.

두 작품 연속으로 '정의구현'에 성공한 김재경은 "의도한 건 아니고 운 좋게 그런 작품을 한 것 같다. 주인공이 아닌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오히려 선배님들과 신이 많이 겹치면서 연기를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배역에 욕심이 났다"고 전했다.

이어 "되게 정의롭지 않은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어제 '닥터 스트레인지2'를 봤는데 완다 역할을 정말 해보고 싶었다. 서사가 있는 캐릭터라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아직도 진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레인보우 멤버들도 김재경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재경은 "멤버들이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해줬다. 우리끼리만 아는 버릇을 지적하면서 비판할 때도 있고 '언니라고 안 느껴질 정도로 몰입하게 되더라'며 칭찬을 해주기도 했다. 또 이준기 선배님이 그렇게 에너제틱하냐고도 많이 물어보더라"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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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무엑터스
김재경은 "늘 작품을 하면서 같이 일하는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는다. 이번에도 감독님을 보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태도가 감동적이었다. 또 이준기 선배님이 상당히 에너제틱하신데 그 에너지를 좋은 방향으로 연기에 가져다 쓰신다. 저도 에너지가 많은데 '저런 방향으로 에너지를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분들에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해야 현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좋은 신이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특히 김재경은 "이번에 이준기 선배님을 보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에너지가 과다해서 연기에 해를 끼치지 않을까 싶었다. 좋은 연기를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한다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에너지가 분산되지 않을까 고민이 됐다. 그런데 이준기 선배님을 보면서 어떻게 그 에너지를 연기로 끌어올 수 있는지 느꼈다. 나도 그 에너지를 이렇게 끌어오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본인 인생에 있어 희우같은 인물이 있냐는 질문에 김재경은 "연기를 배우기 전후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연기를 하기 전에는 '먼 미래에 나는 이런 모습이어야하니 지금은 이렇게 살아야 해'라고 생각하며 멀리 있는 행복을 쫓았다. 그런데 연기를 하려면 지금의 나를 알아야겠더라. 예전에는 막 울어보거나 화를 내본 기억이 없더라. 참거나 애써 좋은 기분으로 돌리려고 했던 것 같은데 연기를 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니 오히려 편안해졌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재경은 "'어겐마'는 저에게 용기를 준 작품이다. 이 작품과 전 작품 사이에서 '내가 이렇게 에너제틱한 게 해가 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현장에서 너무 멋진 롤모델을 만나 좋은 방향으로 풀어낼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덕행 기자 dukhaeng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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