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준의 피·땀·눈물, '그리드'로 증명한 진가 [김나연의 사선]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2.04.23 11:00 / 조회 :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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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OTT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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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준 / 사진=디즈니플러스


'군백기'란 연예인의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말한다. 배우 서강준은 그 공백기를 완벽하게 메우는 존재감을 발휘하며 다시금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그리드'를 통해서다.

서강준은 지난 20일 최종회가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그리드'(극본 이수연·연출 리건, 박철환)에서 유령의 끈질긴 추적자이자 그리드 관리국 직원 김새하로 열연을 펼쳤다.

'그리드'는 태양풍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한 방어막 '그리드'를 탄생시킨 채 사라진 미지의 존재 '유령'이 24년 만에 살인마의 공범으로 다시 나타난 후, 저마다의 목적을 위해 그를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의 거대한 세계관이 변화무쌍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초반 '그리드'라는 낯선 소재와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라는 장르는 장벽이 될 수도 있을 터. 시청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김새하의 시선으로 극을 따라가는데 극의 중심에 있는 서강준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다. 시청자를 이끄는 '길잡이'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 셈이다.

서강준이 맡은 김새하는 한 가지의 감정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물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감정선을 쌓아올렸고, 이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그 캐릭터와 상황에 이입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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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준 / 사진=디즈니플러스
서강준은 초반 명확한 의도와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과 행동으로 궁금증을 유발하고, 후반부에는 '원맨쇼'라 불러도 될 만큼 전개를 이끌어가는데 강약을 완벽하게 조절하며 극을 이끌었다. 장르의 특성상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서강준의 연기가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특히 서강준은 극 중반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고뇌할 수밖에 없는 복잡한 내면을 그려냈고, 1인 2역까지 소화했다. 그는 대사가 아닌 눈빛 하나만으로 서사를 그리는 힘을 발휘하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한다.

서강준은 "마냥 밝고 맑기만 한 인상이면 사연을 따로 부여해야 되는데, 서강준의 얼굴은 그러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가 있다"라는 이수연 작가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연기를 펼쳤다. 여기에 화면을 가득 채우는 피, 땀, 눈물까지. '그리드'에서 엄청난 화면 장악력을 보여준 서강준은 이제 '얼굴 천재'뿐 아니라 '연기 천재'로 불려도 될 만하다.

서강준은 군 입대 후 영화 '해피 뉴 이어'부터 '그리드'까지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고 종횡무진 연기 행보를 보이며 '군백기'를 메우고 있다. 그가 군 전역 후 보여줄 또 다른 연기와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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