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사람들' 윤박, 본질을 아는 연기로 만든 '인생캐'[★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2.04.1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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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박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배우 윤박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캐릭터의 본질을 알고 해내는 연기는 어느 때보다 다르게 더 큰 임팩트를 지니고 시청자들에게 다가간다.

윤박은 최근 JTBC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극본 선영, 연출 차영훈, 이하 '기상청 사람들') 종영을 기념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상청 사람들'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 이는 극 초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7% 시청률을 빠르게 돌파했다. 이후 6~7%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뜨거운 인기를 이어갔다.

윤박은 "배우들에게도 고맙고 행복했던 촬영이었다. 일단 기준이로 한정을 짓자면 초반보다는 더 가정에 대해 내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진중해지려는 모습을 보여줘서 조금이나마 철이 든 기준이 모습을 보여준 거 같다"라며 "어떤 드라마를 찍든 좋은 기대와 희망을 갖고 촬영한다. 결과는 나와 봐야 아는 거라서 기대를 안 하는 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몫도 아니기 때문이다. 근데 많은 사랑을 주셔서 신기하고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그가 연기한 한기준은 반듯한 모습을 보이는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이다. 그는 빌런으로 활약하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윤박은 "일단 기준이의 캐릭터를 대표적인 성향은 있지만 하나로 정하진 않았다. 어떤 말을 하든 '쟤는 저럴 수 있을 거 같아'란 여지를 두고 연기했다"라며 "사실 내가 기준 역을 연기한다 해도 잘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지 않나.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캐릭터를 미화시켜 연기하더라. 위험한 생각 같아서 최대한 대본의 본질을 흐트러트리지 않는 선에서 유연하게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 "어려웠던 한기준, 스트레스로 원형탈모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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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박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윤박은 한기준 역에 "장마철 내리는 비와 같다"라고 정의했다. 그는 "후반부엔 완화되긴 했지만 정말 한결같은 모습을 보인다"라며 "기준이는 채유진(유라 분)이를 1~16회까지 정말 사랑했다. 근데 표현 방식이 서툴렀다. 처음엔 둘 만의 문제를 외부에서 찾으려 했다. 그러다 보니까 본질을 해결하지 못하고 갈등을 유발시키고 점점 시간 지나면서 본질로 들어온 거 같다. 기준이의 마음은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건 똑같다"라고 말했다.

양면적인 면을 가진 한기준은 배우로선 도전이자 어려운 과제였다. 윤박은 한기준을 연기하면서 원형 탈모까지 왔었다고. 그는 "사실 처음엔 원형 탈모인지도 몰랐다. 갑자기 헤어 선생님께서 원형 탈모가 온 거 같다고 하더라. 그때 이후로 병원에 가서 지금은 괜찮다"라고 얘기했다.

그만큼, 열성적으로 임했던 윤박은 사실 이번 작품을 고사하려 했다. 그러나 감독의 말 한마디에 설득당해 결국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기준이는 나쁜 사람은 아닌데 지질한 모습이 있어서 대본으로만 연기하면 나쁜 사람으로만 보인다고 하더라. 그런 위험한 지점들이 내가 가진 성향으로 상쇄될 거 같다고 하셨다. 마냥 미워보이면 안되는 인물이었다. 이 말을 듣고 나니 도전 거리가 생긴 거 같더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기하면서 감독님이 원하는 것처럼 될 수 있을까 싶었다. 사실 내 도전이 실패하게 되면 마냥 나쁜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라며 그간 갖고 있던 고민들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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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박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한기준과 채유진은 극도로 얄미운 모습을 많이 보였다. 특히 채유진과 바람 피우는 장면을 진하경에게 들키면서 초반부 긴장감을 확실하게 끌어올렸다. 윤박은 "그때 상의 탈의까지 할 줄 몰랐다. 그러면 운동을 많이 했을 것이다. 신혼집 안방에서 다른 여자랑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지만 좀 더 극대화시키기 위해 시각화 돼야 했다. 그래서 방송에 나온 수위처럼 가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더라"며 "사실 이런 건 여배우가 더 민망할 수 있는데 유라가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시청자 분들이 '이 놈들!'이라고 반응해줄 수 있는 신이 됐다"라고 전했다.

시청자들의 환호를 부른 호흡은 유라 뿐만 아니었다. 전 연인으로 함께 연기한 배우 박민영과의 케미도 대단했다. 윤박은 "사실 10년 만난 연인을 어떻게 표현할만한게 없다. 작가님 대본이 가장 큰 틀이 된 거 같다. 연기 파트너도 중요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박민영) 누나랑은 리허설이 좋았을 정도로 호흡이 좋았다. 촬영하면 생각보다 촬영할 때 그만큼이 덜 나왔고 둘만의 기온이 좋았다. 우리는 만나면 리허설 말고 바로 하자고 말할 만큼 잘 나왔다"라며 "이런 식으로 부딪혀보니까 나중에 오빠, 동생 관계론 연기할 수 있겠는데 연인은 안될 거 같다. 누나도 못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결혼하면 또 다른 삶 펼쳐질 것, 로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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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박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연애하는 과정에서 많은 콤플렉스를 느낀 한기준을 연기하며, 윤박은 감정적으로 이입한 부분이 많았을까. 그는 "대체론 '그럴 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더 많이 했다. 기준이는 불안했던 시기인 거 같다. 화도 많고 불안하다 보니 그렇게 행동 했던 것"이라며 "이해를 하면서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연애에선 어떤 모습이냐고 묻자, 그는 "약간 나쁜 거 같다. 모든 걸 퍼붓다가 어느 순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차이가 있지 않나. 난 하다가 안 하는 스타일이다. 초반과 끝이 다르지 않나 싶다. 이래서 99를 잘해도 1을 안 하면 못하고 99를 안 하다가 1만 하면 잘한단 소리가 있지 않나"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박은 극 중 유라와 부부 호흡을 맞췄다. 한기준이 신혼 부부로 나오는 만큼 작품을 하면서 가정과 결혼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이에 그는 "난 어릴 때부터 결혼을 빨리 하고 싶었고 30대 중반엔 하고 싶었다. 근데 벌써 36살의 중반이다. 어릴 때부터 결혼하고 싶단 말을 달고 살았다. 이번 작품 하면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더 하고 살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구체적인 이유는 없는데 결혼하면 또 다른 삶이 펼쳐질 거 같다.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큰 거 같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한 사람만 사랑해서 책임질 수 있는 걸 만들고 싶기도 하고 아이가 궁금하다. 인생 중 하나의 큰 사건이기도 하지 않나"라면서도 "막연하게 (결혼을) 하고 싶었지만 '왜' 하고 싶은진 생각해보진 않았다"라고 얘기했다.

또한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퇴근하면 맛있는 거 시켜놓고 출근하기 전에 '다녀오겠다'라고 얘기하는 로망이 있다. 또 대청소 로망도 있다. 주말에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대청소하는 로망이다. 근데 또 결혼하신 분들이 내 로망을 들으면 웃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윤박은 "현재 대본들 보고 있다. 좋은 작품으로 만나뵙는게 목표"라며 "앞으로도 동료 배우들, 감독님 등 스태프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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