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뉴 이어' 곽재용 감독, 낯익지만 새롭게 [★FULL 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2.01.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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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피 뉴 이어' 곽재용 감독이 28일 진행된 화상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해피 뉴 이어'는 오는 29일 개봉된다. /사진제공=CJ ENM, 티빙 2021.12.28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곽재용 감독이 영화 '해피 뉴 이어'로 돌아왔다. '한국 로맨스 영화의 클래식'인 그가 낯익지만, 또 새로운 로맨스 영화를 들고 연말연시의 설렘을 고스란히 전한다.

지난달 28일 영화 '해피 뉴 이어'(감독 곽재용)의 곽재용 감독이 화상인터뷰를 통해 취재진과 만나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밝혔다.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까지 한국 로맨스 영화에 한 획을 그은 곽재용 감독의 로맨스 복귀작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해피 뉴 이어'는 한지민부터 이동욱, 강하늘, 원진아, 임윤아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을 한데 모은 역대급 캐스팅을 자랑한다. 곽재용 감독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었는데 배우들이 모두 프로이다 보니까 부분 부분 찍을 때마다 다른 영화를 한 편 찍는다는 느낌으로 찍었다"라며 "모든 배우들이 찍을 때마다 자기 역할에 굉장히 충실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낯선 면도 있어서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한 사람 한 사람 촬영이 끝날 때마다 아쉬운 느낌을 가질 정도로 재밌고 편하게 영화 촬영에 임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해피 뉴 이어'는 곽재용 감독 특유의 로맨스 감성과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14인 14색의 러브스토리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냈다. 15년 지기 남사친을 둘러싼 소진(한지민 분), 승효(김영광 분), 영주(고성희 분)의 '삼각 로맨스'부터 극과 극 입장에 놓인 두 남녀 용진(이동욱 분), 이영(원진아 분)의 '사내 로맨스', 완벽한 타인인 수연(임윤아 분)으로부터 위로를 받게 되는 호텔 투숙객 재용(강하늘 분)의 '비대면 로맨스', 40년 만에 다시 만난 캐서린(이혜영 분)과 상규(정진영 분)의 '황혼 로맨스', 의리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강(서강준 분)과 상훈(이광수 분)의 '브로맨스', 10대인 세직(조준영 분)과 아영(원지안 분)의 '첫 로맨스', 자신의 인연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진호(이진욱 분)의 '나홀로 로맨스'까지 남녀노소 모두의 공감을 자아낸다.


그러나 14명의 캐릭터, 7커플의 로맨스를 한 작품에 담아내기 위한 고충도 있었을 터. 곽재용 감독은 "전체적인 균형을 잡기 위해서 여러 캐릭터를 배치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라며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식상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었다. 낯익지만 색다른 스토리와 느낌을 보여주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밝혔다.

이어 "산만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고, 외국인이 본다면 등장인물을 잘 구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그러나 각 인물의 감정선을 중심으로 엮으면 기승전결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서 감정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배우들의 캐스팅 덕분에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곽재용 감독은 "아무래도 이런 옴니버스 장르 영화는 스타들이 등장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 익숙한 스타들이 등장해야 내용에 빠르게 감정 이입을 하고, 스토리에 빨려 들어가게 할 수 있다"라며 "스타들이 캐스팅되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만들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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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피 뉴 이어' 곽재용 감독이 28일 진행된 화상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해피 뉴 이어'는 오는 29일 개봉된다. /사진제공=CJ ENM, 티빙 2021.12.28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곽재용 감독은 또 한 번 '로맨스 장인'의 면모를 입증했다. 예전부터 그가 로맨스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감정'이었다. 곽재용 감독은 "그동안 로맨스 영화를 많이 만들어왔는데 사람은 다 색깔이 다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마다 가진 고유의 감정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해피 뉴 이어'에 출연한 배우 정진영은 곽재용 감독에 대해 "로맨스 영화에 진심인 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곽재용 감독은 로맨스 영화에 대해 "오래전부터 반복됐기 때문에 낯익고 식상한 것 같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이야기다. 식상하지만 반복되고, 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랑 이야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애정을 표현했다.

이어 '멜로 장인' 수식어에 대해 "쑥스럽다"라고 말하며 "다른 장르에도 관심은 많지만 만들어서 크게 성공한 적은 없다.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의 성공으로 그렇게 말씀해 주시지만, 앞으로는 좀 더 잘해서 예술가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다양한 로맨스 아이디어를 위해 딸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곽 감독은 "제 나이 또래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젊은 세대에게는 안 먹힐 수 있다. 딸에게 시나리오나 아이디어를 평가받는 편이다. 또 다른 영화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찾기도 하고, 제가 어린 시절 직접 느꼈던 설레는 감정들을 생각하면서 떠올리기도 한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해피 뉴 이어'는 지난달 29일 극장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동시 공개됐다. 곽 감독은 "이 영화 속에는 코로나19가 없다. 요즘 크리스마스, 연말 분위기를 못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이 영화는 코로나 이전의 설레던 연말의 분위기가 존재한다"라며 "게다가 '해피 뉴 이어'를 본 주변인들은 요즘은 사람을 죽이고 피가 낭자한 영화가 많은데, 오랜만에 착한 영화를 보니까 기분이 남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깨끗하고, 사랑이 있고, 설렘이 있는 영화를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은 OTT가 대세인 시대고, 영화와 OTT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같이 상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시나리오를 아무리 줄인다고 해도 분량이 많았고, 다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나중에 티빙을 통해 확장판을 공개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피 뉴 이어'는 곽재용 감독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큰 작품이다. 감독으로 데뷔한 지 30년이 넘은 시점, 이 영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또 얻게 됐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영화가 만들어지는 방법이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걸 알게 됐다. 감독 혼자 만드는 게 아닌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 작업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됐다"라며 "감독이지만 한 구성원으로서 젊은 스태프들, 배우들과 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데뷔한 지 30년이 돼가는데 아직까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저에게는 굉장히 큰 자부심이다. 저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사실에 만족감이 들었다. 앞으로의 영화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라며 "차기작은 항상 구상하고 있다. 머릿속에서는 많은 작품을 준비 중이다. 차기작이 없다면 영화 감독으로서 생명이 다한 것"이라고 밝히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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