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잘 될 드라마" '옷소매' 강훈, '홍섭녀' 최고의 순간[★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2.01.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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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훈 /사진=앤피오엔터테인먼트


"조선 미남자(美男子) 빌런 납시오~"

배우 강훈이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연출 정지인, 극본 정해리, 이하 '옷소매')에서 지금껏 가장 높은 비중으로 등장해 '홍섭녀'(서브녀)로 불리면서도 '궁중 빌런'을 선보였다. 그가 분한 홍덕로는 부드러운 미소로 궁녀들을 홀리면서도 이면엔 음흉한 야욕을 가진 자. 강훈은 덕로의 치명적인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매일 아침 미소 연습을 하고 살 6kg을 감량하는 노력으로 '잘생김'을 연기했다. 마성의 강훈이 '옷소매'의 위기 유발자로 활약했다.


'옷소매'는 왕세손 이산(이준호 분)과 궁녀 성덕임(이세영 분)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강미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15회가 올해 MBC 드라마 최고 시청률인 14.3%(닐슨 기준)를 기록했다.

강훈은 극중 이산의 총애를 독차지 하고 싶어한 홍덕로 역을 맡았다. 덕로는 궁녀들의 상사병을 유발할 만큼 부드러운 눈웃음을 지으면서도, 이산의 신뢰를 받는 덕임을 질투해 역모를 조작하고 덕임을 궁에서 몰아냈다. 덕로는 비뚤어진 야욕으로 폭주하다가 이산이 자신의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말을 직접 듣고 충격을 받아, 마지막까지 덕임을 원망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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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훈 /사진=앤피오엔터테인먼트



-'옷소매'가 호평 속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하게 돼서 영광이다. 이 작품 오디션을 본 후에 많이 준비했고 감독님과 계속 만나면서 대화도 많이 나눴다. 그래서 끝났을 때 기분이 울컥했다. 되게 좋은 작품이었고 좋은 호응을 얻어서 감사드린다. 촬영장에서 배우들이 '이건 무조건 잘 될 드라마'라고 했다. 홍덕로라는 캐릭터를 하면서 고민도 많았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이 다가오는 게 느껴져서 감사했다.

-'옷소매'는 올해 MBC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옷소매'의 인기를 어느 정도 체감했는가.

▶부모님이 일단 가장 좋아하셔서 그게 큰 기쁨이었다. 친척들도 다들 연락와서 주변에서 좋아한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내가 가는 곳마다 '옷소매 잘 봤다'고 해주셨다. 온라인 댓글 수도 많고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인기를 체감했다. SNS 팔로워 수는 5000명 정도 늘었고 DM이 엄청 많이 온다. 다음 작품에서 내가 현대극을 하면 무조건 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나.

▶홍덕로가 야망 있는 캐릭터이다 보니 좋은 말을 듣지는 못했다. 댓글들이 거의 '홍덕로는 미웠지만 강훈 배우를 알아서 좋았다'고 해주셔서 배우의 연기 칭찬을 들을 때마다 이 드라마를 잘 마쳤구나 생각했다. 내가 집에만 있다보니 인터넷과 가족 반응으로 인기를 체감했는데, 드라마 매 화가 끝날 때마다 부모님이 연락 오셔서 사인을 부탁해서 아들로서 행복했다. 댓글로는 홍덕로에 대한 칭찬, 드라마에 대한 칭찬을 보면서 우리 드라마가 잘 되고 있구나 생각했다.

-'옷소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우리 드라마에 모든 인물들의 감정이 잘 드러난 것 같다. 다른 사극을 보면 정치, 멜로 중 하나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우리 드라마는 둘 다 초점이 맞춰졌고 몰입감이 있었다.

-자신의 어떤 면이 홍덕로와 맞아 캐스팅 됐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그동안 오디션을 보면 선한 느낌이란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 작품의 오디션을 하면서는 감독님에게 '착한데 서늘한 눈빛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신입사관 구해령' 이후 두 번째 사극이다.

▶'구해령' 때는 내가 가끔 등장해서 짧은 시간 안에 나의 캐릭터를 보여줘야 했다. 그때는 가상의 인물이 돼서 나를 표현하고 만들어갔다. 홍덕로는 역사적 인물이기 때문에 조사를 했고, 홍덕로를 표현한 다른 선배님과 어떻게 다르게 연기할지 고민하기도 했다. 역사에서 재창조하는 부분이 어려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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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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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덕로는 겉으로 궁녀들의 아이돌이면서도, 이면에 서늘함과 비뚤어진 야욕을 드러냈다. 덕로의 양면적인 모습을 어떻게 준비하고 연기했는지.

▶강훈이란 사람으로서 표현한 게 아니라 홍덕로로서 내 모습을 섞어서 표현했다. 상반된 모습은,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부분을 찾아와서 어렵지 않게 연기했다. 나는 감독님에게 항상 '나는 미남자가 아니다'라고 했다.(웃음) 하지만 조선시대엔 미남자였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 극중에선 내 미소에 모두가 쓰러졌기 때문에 나는 항상 아침마다 미소를 연습했다. 어떤 미소가 상대를 기분 좋게 할까 고민했다. 외적으로는 살을 6kg 정도 뺐다. 살을 엄청 많이 뺐다.

-잘생김을 연기해야 했다. 부담되진 않았나.

▶부담도 됐지만, 내가 잘생겼다고 생각하면서 다닌 것 같다.(웃음) 그 자신감이 보인다면 조선의 미남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부담감을 이겨내려고 했다.

-지금껏 보통 드라마에선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를 그렸지만, '옷소매'에선 덕로가 이산을 사이에 두고 덕임을 질투했다. '홍섭녀'란 별명도 생겼는데, 덕로에게 이산은 어떤 존재라고 이해했나.

▶산에 대한 저의 마음은 진심이라 생각하며 연기했다. 감독님이 덕로의 마음이 '충'(忠)에서 '애'(愛)로 바뀐다고 하셨다. 감독님과 스태프분들이 현장에서 '홍섭녀'라고 불러주셔서 별명을 알았다. 작품을 통해 이렇게 별명이 생길 수 있구나 싶었다.(웃음)

-덕로가 겸사서에서 도승지로 신분이 올라간 후 본격적으로 야욕을 드러내며 흑화했다.

▶겸사서였을 때는 세손 저하를 무사히 보위에 올리는 게 중요했다. 도승지로 변했을 때는 덕로의 야망을 드러내는 게 중요했다. 사극이란 게 행동을 보여주기는 힘들어서 눈이 중요했다. 수염을 붙일지 말지도 고민했는데 나는 수염을 붙이는 게 좋아보였다. 그게 흑화된 모습으로 보일 것 같았다. 이후에 감독님도 나에게 "흑화됐다"고 해주셨다.

-홍덕로의 심리를 완전히 이해했나.

▶아직도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다. 대리청정 때 덕로가 산과 대화하면서 우는 장면이 촬영 전까지 이해가지 않아서 겨우 촬영했다.

-홍덕로와 비교해서 강훈의 실제 성격은?

▶평소 조용한 성격인데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유쾌한 편이다. 나도 모든 일에 대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덕로처럼 한 사람을 위해 내 목숨을 바칠 정도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걸 이해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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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훈 /사진=앤피오엔터테인먼트


-'옷소매' 15화에서 홍덕로의 죽음은 충격적이었다.

▶홍덕로와 이산의 관계를 잘 보여주며 퇴장한 것 같다. 임금에 대한 덕로의 진심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덕로는 죽기 직전에도 덕임을 원망하며 죄를 뉘우치지 않는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덕로란 인물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덕로는 산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산을 안전하게 보위하면서 진심이었다. 드라마에선 덕로가 지난 날을 후회하며 떠나지만, 실제로는 덕로가 유배 당한 후 미쳤다고 한다. 덕로는 산에 대한 진심을 끝까지 잘 보여준 인물이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덕로가 옆에 두고 싶지 않은 인물이었던 것 같다.(웃음)

-덕로의 장면 중 가장 악했다고 생각한 장면은?

▶덕임이 궁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장면에서 덕로가 '같이 떠나자'고 말한 장면이다. 그 행동이 덕임에게도 실례되는 것이고 정조에게도 반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옷소매' 촬영장의 분위기는 어땠나.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모든 현장에 감독님의 웃음이 있었다. 준호 형은 신이 들어갈 때 내가 형에게 물어보면 형이 이런 감정이 아니었을까 디테일하게 얘기하며 좋았다. 이세영 배우님은 촬영장에서 에너지가 굉장히 좋았다. 내 긴장도 풀어주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준호 배우님과 세영 배우님은 내 연기에 많은 도움을 줬다. 이덕화 선배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진 촬영이 있었는데 정말 지친 모습을 하나도 안 보이시고 에너지를 보여주시는데 마치 드라마를 한 편 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같이 연기하게 돼 영광이었고 정말 배울 점이 많았던 선배님이었다.

-강훈에게 '옷소매'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이렇게 비중 있는 인물을 한 것이 처음이어서 너무 좋았다.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내가 표현하는 데 있어서 편했다. 너무 좋은 드라마여서 드라마가 끝나도 다시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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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훈 /사진=앤피오엔터테인먼트


-종영까지 2회가 남았다. 시청률 15% 돌파 공약을 세운다면? 이준호는 곤룡포를 입고 춤을 추겠다고 했다.

▶나도 홍덕로 옷을 입고 준호 형 옆에서 춤을 추겠다.(웃음)

-2009년 단편영화 '고리'로 데뷔해 여러 단편 영화와 드라마 '오피스 워치', '이런 꽃 같은 엔딩',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신입사관 구해령', '어서와', '너는 나의 봄' 등에 출연하며 12년간 배우로 활동했다. 신인배우의 시기가 지난 현재는 어떤 마음으로 연기를 하려고 하는가.

▶처음이나 지금이나 진심을 다해서 연기하려고 한다. 내가 진심을 다하지 않으면 그게 TV를 통해 보이고 티가 날 거라 생각한다. 자기 전에 항상 생각했던 것이, 내가 지금 노력하지 않으면 이런 순간들은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연기하면서 가지고 가야하는 마음이라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다해서 연기하려고 한다.

-연기를 쉬었던 시기도 있었다. 불안감이나 조급함을 느끼진 않았는지.

▶최근 1년 반 정도 쉰 시기가 있었다. 불안감과 조급함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오디션에 떨어졌을 때는 엄청 좌절하기도 했다. 언젠가 기회는 올 거라 생각하면서 안 좋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조급함과 불안감을 갖고 있으면 내가 불행한 삶을 산다고 생각할 것 같아서 좋게 생각하려고 했다.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다른 인물들을 잘 표현할까 고민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연기자 강훈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연기할 때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집에 있으면 머리가 아프다가도 현장에 가면 머리도 안 아프고 행복하다. 나는 평생 연기를 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싶고 이 일을 할 때 즐거워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진심을 다해서 100% 뽑아내려고 하는데 아직 할 수 있는 연기 스킬이 많다고 생각한다.

-강훈의 '야망'은?

▶나는 연기를 쉬는 순간도 많았고 하는 순간도 있었는데, 계속해서 쉬지 않고 연기를 하고 싶다. 가늘고 길게 가고 싶다는 게 나의 야망이다.(웃음) 확 올라가서 스타가 되고 싶다기 보다 천천히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게 나의 야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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