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는 끝났지만…11월에도 풍성했던 힙합신 [이덕행의 힙합소개서]

이덕행 기자 / 입력 : 2021.12.04 09:00
  • 글자크기조절
많은 관심을 받은 '쇼미더머니'가 끝났다. 지난 시즌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쇼미더머니'는 이번 시즌에도 좋은 성과를 내며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그러나 '쇼미더머니'가 방송되는 와중에도 많은 래퍼들이 자신의 작업물을 내놓으며 힙합신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image
/사진=최엘비 '독립음악'
▲ 최엘비 - '독립음악'


데자부 그룹 소속 최엘비의 정규 3집. 앞선 시즌 '쇼미더머니'에도 몇 차례 출연했던 최엘비는 고등학생 시절 음악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자신이 갖고 있는 자전적 이야기를 앨범에 녹여냈다.

앨범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열등감'이다. 비와이와 씨잼이라는 한국 힙합신에서 임팩트를 남긴 두 명의 래퍼와 함께 음악을 시작한 최엘비는 그들만큼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비교하며 열등감에 휩싸인다. 이후 들어간 크루 우주비행에서도 성공한 아티스트들과 자신의 모습이 대비되며 상황은 악화된다.

최엘비는 어쩌면 치부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며 듣는 사람을 끌어들인다. 치열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가 한 번쯤은 겪어봤을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이번 앨범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image
/사진=라임어택 'Untitled'
▲ RHYME -A- - 'Untitled'

소울컴퍼니를 거쳐 불한당, 보석집 크루에 속한 라임어택이 발매한 네 번째 정규앨범. '90년대 문을 열 마지막 열쇠'라는 라임어택의 수식어답게 그 시절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트랙으로 가득 차 있다.

최근 '쇼미더머니'를 비롯해 멜로디컬한 랩이 많은 조명을 받고 있지만 'Untitled'는 클래식한 붐뱁이 줄 수 있는 다채로운 매력을 담아냈다. 또한 데드피, 딥플로우, 베이식, 허클베리 피 등 그 시절을 함께했던 아티스트와 손심바, 쿤디판다, QM 등 다음 세대 아티스트들의 피처링 역시 화려하게 전개되며 지루함을 줄여준다.

image
/사진= 쿤디판다 - 'The Spoiled Child : 균'
▲ 쿤디판다 - 'The Spoiled Child : 균'

지난해 '쇼미더머니'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린 쿤디판다의 정규 2집. 올해 3장의 정규 앨범 (서리(30)-'THE FROST ON YOUR KIDS', 데자부 그룹 'Wrote This Tomorrow', 김라마X쿤디판다 '송정맨션')과 2장의 EP (쿤디판다 - 'MODM: Original Saga', Flatshop - 'Khundi Panda VS DAMYE VS Viann VS Noogi')를 발매하며 언오피셜보이와 함께 '2021 힙합 공장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쿤디판다는 연말 자신의 정규앨범까지 발매하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이번 앨범에서 쿤디판다는 '술'을 매개체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평소에는 못할 말을 술에 취하면 꺼내 놓을 수 있는 것처럼 쿤디판다는 그동안 하지 못한 울분과 소망을 의식의 흐름대로 풀어낸다. 특히 '진짜를 보여달라니'는 '방송에서 들을 수 없던 '쇼미더머니' 관련 이야기가 등장해 흥미로움을 준다.

'하이톤으로 랩을 쏘아낸다'는 인식과 다르게 이번 앨범에서는 전체적으로 톤을 낮춰 듣기에도 부담감이 덜하다. 또한 팝, 재즈 등 다양한 장르에 랩을 얹으며 보여준 넓은 스펙트럼도 인상적이다.

이덕행 기자 dukhaeng1@mtstarnews.com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