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머드 발굴→베이식 재발견..'쇼미더머니' 10주년 답다[★FOCUS]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11.26 08:00 / 조회 : 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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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사진제공=엠넷
힙합을 대중화시킨 '쇼미더머니'가 10주년을 맞이했다. 세미파이널을 앞둔 '쇼미더머니10'은 이미 목적을 달성한 듯 보인다.


지난 2012년 6월 방송된 '쇼미더머니'는 매 해 시즌을 거듭하며 10주년을 맞이했다. 최강 래퍼와 신예 래퍼가 한 팀을 이뤄 공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은 어느 덧 인디 래퍼를 발굴하는 모습으로 바뀌었고 또 기성 래퍼들의 재발견을 이루기도 했다.

'쇼미더머니'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바로 '디스 배틀'(Disrespect·다른 뮤지션, 음악 등을 공격하기 위한 행동 및 노래)이다. 디스 배틀을 하는 래퍼들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사건·사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욕설이 난무한 랩을 내뱉는다. 그저 노골적인 싸움과 가까운 '디스 배틀'을 대중 매체에 내보낸다는 사실은 큰 도전에 가까웠다. 예상대로 큰 반발이 있었으나 그만큼 화제도 모았다. 시즌 초반 비주류였던 힙합 문화는 '쇼미더머니'를 통해 확장됐다.

물론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출연자 개인사 문제, 선정성 및 심사 방식 등 다수 논란이 존재했다. 힙합 씬 자체에서도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오기도 했다. 위태롭고 말 많았던 '쇼미더머니'는 꿋꿋하게 10년을 걸어왔고 이젠 완벽한 엠넷 대표 프로그램이 됐다.






◆ '쇼미더머니'가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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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염따, 토일, 개코, 코드쿤스트, 마이노, 그레이, 자이언티, 슬롬/사진제공=엠넷 2021.10.01
'쇼미더머니'는 지난 10년간 많은 우승자와 스타들을 배출해 왔다. 시즌1 우승자인 로꼬는 현재 AOMG 소속 래퍼로, 타이틀곡 '감아', '지나쳐', '나타나줘', '남아있어', '시간이 들겠지' 등을 발표, 뜻 깊은 가사를 전달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시즌1은 다소 낮은 화제성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우승자인 로꼬의 활동이 활발해 좋은 출발을 알렸다. 또 로꼬는 최초 일반인 우승자로, 앞으로 '쇼미더머니'가 가야할 길의 포문을 열었다.

'쇼미더머니'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시즌3부터였다. 시즌3의 출연진 라인업은 화려했다. 바비, 비아이, 기리보이, 스내키챈, 육지담, 김효은, 차메인, 졸리V 등 이다. 여러 유행어들이 탄생했고 바비와 더 콰이엇, 도끼의 무대들은 여전히 회자될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바비의 경우, 심사 초반 '아이돌'이란 편견 때문에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았으나 보란듯이 이겨내고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 시즌4와 시즌5도 크게 주목받으며 '쇼미더머니'는 전성기를 이어갔다. 당시 프로그램에서 나온 음원들은 각종 사이트에서 상위권을 휩쓸기도 했다. 또한 예능 측면에서 큰 재미를 선사해 최고의 시즌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시즌7, 8은 시청률은 물론 비교적 하락세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쇼미더머니가 지는 해'란 의견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무수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사라질 것만 같았던 '쇼미더머니'는 시즌9로 부활했다. 시즌9에서는 시즌2 참가자, 시즌8 프로듀서인 스윙스의 참가, 릴보이, 머쉬베놈, 원슈타인, 쿤디판다, 안병웅, 디아크 등 다양한 성향의 래퍼들이 지원했다. 시즌9는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 데에 집중한 듯, 원슈타인과 미란이 등을 스타로 만들었다. 그루비룸&저스디스 팀의 'VVS', 미란이 'Achoo', 자이언티&기리보이 팀의 'Freak' 등은 음원 차트에서 장기 집권하며 '쇼미더머니'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시즌9의 기세를 몰아 시즌10도 만만치 않다. 첫 방송부터 우승자로 점쳐지고 있는 신스를 비롯해 머드 더 스튜던트, 비오 등 신예 래퍼들의 출연과 베이식의 재발견이 새롭다. 또 조광일이 프로그램에서 펼치는 서사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시즌10에 환호하듯, TV화제성 조사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발표에 따르면 '쇼미더머니'는 11월 3주차 비드라마 화제성 1위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쇼미더머니10'은 3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출연진은 베이식 1위, 비오 2위, 쿤타 6위, 머드 더 스튜던트 9위에 랭크됐다.





◆ "10주년, 정통성 강화 but 시대의 흐름 담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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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넷 '쇼미더머니10' 영상 캡처
기성 래퍼의 등장, 매 시즌마다 등장하는 재출연진. 이런 부분들은 '쇼미더머니'의 전통성을 나타내주기도 했지만, 신선함을 사라지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쇼미더머니'의 부활을 알린 시즌9에선 기성 래퍼보다도 신예 래퍼들의 주목도가 높았다면, 시즌10에선 기성 래퍼를 향한 관심도 만만치 않다.

최효진 CP는 스타뉴스에 "10년을 지속해온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전개가 신선해보이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그 시각을 역발상으로 활용해 프로그램의 오리지널리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 안에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유연하게 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쇼미더머니'에서 진행됐던 1:1 미션, 디스 배틀 등 전통성을 강화하는 일부 미션을 살리고 본선 탈락자 제도를 없애 래퍼의 음악과 매력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한 것. 최 CP는 "10주년이니만큼 현재를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음악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시즌10의 포인트를 짚었다.

또한 재출연진과 관련해 "10년이란 헤리티지를 자랑하는 만큼 재도전자도 많은데, 제작진은 재도전이라는 표현보다는 재발견이라는 시각으로 참가자들을 보게되는 것 같다"라며 "여러 차례 쇼미에 도전했더라도 어떠한 삶의 과정 중에 쇼미에 뛰어들었는지에 따라서 새로운 드라마를 갖게 되고 대중들에게도 주목받게 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최 CP는 "참가한 래퍼가 가진 현재 시점의 랩과 삶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이야기로 대중들에게 설득력을 얻으려 했던 것이 유효하지 않았나 싶다. 래퍼들 개인의 삶이 쇼미더머니의 예선 단계를 거치며 대중들의 공감을 얻고 팀을 이룬 프로듀서들의 강력한 음악적 역량과 만나 무대 위에서 구현되며 자연스럽게 음원 파워로 연결된 것 같다"라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끝으로, 그는 "각 팀마다 결이 다른 비트메이커들이 포진해 각자의 컬러를 뿜어내고 플레이어인 프로듀서들이 음악적 빌드업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면서 한국 힙합이 어떻게 흘러왔고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그림을 시청자분들이 조금이라도 느껴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란 마음을 전했다.

'쇼미더머니'는 현재 세미파이널을 앞두고 있다. 세미파이널에 진출한 래퍼는 머드 더 스튜던트, 베이식, 비오, 소코도모, 신스, 아넌딜라이트, 조광일, 쿤타로, 파이널 라운드를 두고 또 다른 대결을 펼친다. 과연 시즌10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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