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따뜻한 오렌지색의 '장르만 로맨스', 야구 같은 팀플레이"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11.0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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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사진제공=NEW


배우 류승룡(51)이 영화 '장르만 로맨스'를 야구에 비유했다.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 조은지가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연출한 첫 장편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염력', '7년의 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등에 출연, 일상에서 보기 힘들 것 같은 선이 굵은 인물들을 연기했던 류승룡. 1600만 관객들 동원한 전작 '극한직업'에 이어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전매특허 유쾌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류승룡은 "'장르만 로맨스'는 '극한직업' 개봉 전에 선택한 시나리오다. '극한직업' 때 팀워크가 좋았고, 촬영하는 내내 굉장히 행복하게 찍었던 아름다운 기억이 있었다. 영화 찍을 때 우리가 스스로,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하자 싶었다. 개봉 이후에는 (운에) 맡겨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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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사진제공=NEW



이어 "그러던 중 시나리오들을 보면서 '장르만 로맨스'는 여러 명이 나오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고 시나리오가 독특하면서 공감이 됐다. 저는 상상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읽는 편인데 '장르만 로맨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았다. 재밌는 시나리오를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연기를 하고 있더라. 이 영화가 그랬고, 여러가지 또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가 힘이 있겠다 싶어서 선택했다"라고 덧붙였다.

류승룡이 '장르만 로맨스'에 공감한 건 관계로 표현한 희노애락이었다. 그는 "어찌됐건 (우리는) 피하고 싶어도 관계 속에 살 수 밖에 없지 않나.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가 없더라도 (우리는) 누군가의 자녀들이고, 사회에서는 누군가와 관계를 하게 되고 부딪히게 된다"라며 "극중 인물들을 보면 나이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앞으로 나이를 먹더라도 받는 상처들, 이해관계가 다른 것에 대한 인정,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고 인정해야하는 부분, 나는 상처를 받는 것만 생각하지만 다 상처를 주고 있다. 톱니바퀴처럼 얽히고 얽힌 관계를 유니크하게 잘 풀어줬다. 장르만 로맨스인데 이 안에는 코미디도 있고 비극도 있고 재난도 있다. 또 블록버스터, 누아르도 있다. 인생에 희노애락을 장르로 잘 표현한 것 같아서 공감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극중 류승룡은 현으로 분했다. 현은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에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사랑도 꼬여가는 7년째 개점 휴업 베스트 셀러다. 일상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르 연기를 펼쳐왔던 류승룡이 옆집에 살 것 같은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인물을 연기했다.

류승룡은 "이 시나리오의 특이점이고 매력점이기도 한데 지질하면서도 응원을 얻을 수 있고, 숨기고 싶지만 '나도 저런 모습이 있었어'라는 용감한 모습들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다.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따듯함을 주는 사람이기에 흐뭇하게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았나. 단점들이나 지질함이나 비호스러운 모습도 있다. 여러 명에게 따귀도 맞고 혼나면서 동정심도 유발시킨다. 우리의 인생이 따갑지 않나. 생각대로 내 뜻대로 잘 안 되지 않나. 일상의 피로감을 보여주려고 많이 염두해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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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사진제공=NEW


''장르만 로맨스' 언론배급시사회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류승룡ㄹ은 "내 필모그래피의 방점이 될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센 걸 많이 했다. 평상시에 주변에서 볼 수 없는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 '최종 병기 활', '명량', '염력' 등에서 연기한 인물들은 주변에서 볼 수 없지 않나. 그런 역할들을 많이 했었다. 생활 밀착형, 언제나 옆에서 볼 수 있고 있는 것 같은 인물들을 연기하는데 두려움이 있었고, 갈급함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두려웠던 생활 연기를 조은지 감독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류승룡. 그는 "많이 극복됐다. 다른 작품을 하더라도 조은지 감독한테 전화해서 물어보고 도움을 받을 것 같다. 이런 작품을 잘 안 만났던 것 같다. 또 이런 작품을 만나면 두려움이 극복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한 "조은지 감독은 배우로서 연기할 때 보면 '어쩜 저렇게 자연스럽게 잘하냐'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감독님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나의 아킬레스건이고 두렵다. 도와줘라'고 했더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더라. 조은지 감독으로부터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 예를 들어 음표로 치면 대사를 칠 때 정음, '미'면 '미'만 냈다면, 조은지 감독은 샵 두개, 플랫 세개, 점점 여리게 등 이런 것까지 저를 언어로 만들어줘서 방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조은지 감독과 '주파수'가 잘 맞았다는 류승룡. 그는 "주파수가 잘 맞았다고 한 건 배우는 양질의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촬영 전날 '안 풀리면 어떻게 해야하지?'라고 하면서 잠을 못 잔다.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라고 고민을 하고 현장에 왔는데 조은지 감독님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솔루션을 줄 때가 여러 번이었다"라며 "소름이 끼쳤다. 배우 생활하면서 몇 번 경험하지 못한 경험들이다. 그래서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었다. 시나리오 안에 온전히 쏙 들어와 있구나 싶었다. 또 배우의 입장으로 '다 해보는구나' 싶더라. 그때 굉장히 안심할 수 있었고, 신뢰할 수 있었다. 그래서 주파수가 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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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사진제공=NEW


류승룡은 "조은지 감독님과 배우들을 '장르만 로맨스' 제작보고회 때 보고, 언론배급시사회 때 만났다.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 힘들게 열정적으로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극중 인물들처럼 저 역시 성장판이 열려있나 보다. 아직도 성장통을 겪고 잇고, 맷집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받기도 주기도 한다. 배우들도 감독님도 서로에게 이 영화를 통해서 그런 성장들을 한 것 같다"라고 했다.

언론배급시사회 후 어떤 이야기를 했냐는 물음에 류승룡은 "웃으면서 '재밌다', '감회가 새롭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라고 이야기 했다. 조은지 감독님은 언론배급시사회 끝나고 펑펑 울었다. 여러가지 감정들이 갑자기 물 밀듯이 오면서, 삐쩍 말랐는데 묵묵히 등에 엄청난 짐을 잘 지고 선장으로서 항새를 잘한 것 같다. '잘 해냈다'라는 감회들이 몰려온 것 같다. 웃으면서 잘 봤다라고 하는 그 말 한 마디에 와르르 무너진 것 같다"라고 답했다.

류승룡표 코미디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류승룡은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다. 장진 감독님과 열두 작품을 했고, 말맛 코미디가 풍미했었다. 연극이나 작품을 통해 상황 코미디, 엇박자 코미디, 말맛 등 텍스트로 오는 코미디는 몸에 체화가 된 것 같다. '극한직업'도 이병헌 감독님의 말맛이 장진 감독님과 지점이 닿아있다. 몸짓에 대한 언어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닌 '난타' 공연을 통해 보편적인 웃음을 경험으로 체화했다. 그때는 고단하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자양분이 되어서 영화에 녹여지고 많은 분들이 그로 인해 즐거워하는 걸 보니 보람이 된다. 그때 경험치들이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류승룡은 '장르만 로맨스'를 오렌지 색과 야구에 비유했다. 그는 "'극한직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는 핸드볼 팀 같은 느낌이었다. '장르만 로맨스'는 공을 주고 받는 야구 같은 느낌이다. 주자가 플레이 할 때는 응원을, 홈으로 들어왔을 때는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아웃이 됐을 때는 위로해주는 팀플레이가 있었다. 배턴터치하는 것처럼 돌아가면서 응원하고 격려를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야구로 표현하고 싶다"라며 "영화 속에서 각자의 색깔이 있다. 각자 배우들이 생각하는 색깔도 있을 것 같지만 저는 따뜻한 오렌지 색으로 표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기자 light3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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