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SBS, 후속 예능은 tvN..아이러니한 '해치지 않아'·'로켓보이즈'[★FOCUS]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10.24 09:00 / 조회 : 2807
  • 글자크기조절
image
'해치지 않아', '라켓보이즈' /사진제공=tvN
프로그램의 재미 유무는 필요치 않다. SBS에서 잘 만들어진 드라마가 tvN에서 재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근 tvN에서는 여러 예능프로그램을 론칭했다. 그 중 눈에 띄는 건 '해치지 않아'와 '라켓보이즈'다. 지난달 28일 첫 방송한 '해치지 않아'는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 엄기준, 윤종훈, 봉태규가 시골에 모여 살아가는 모습을 다룬다. "1년 반동안 악역으로 살아온 이들의 '본캐'(본 캐릭터의 준말, 본래 모습) 찾기"란 주제를 갖고 있지만 '해치지 않아'는 그저 tvN의 주특기를 선보인 것뿐이다.

그간 tvN은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스타들의 시골 적응기를 자주 보였다. 이번에도 이름만 달리했을 뿐, 세 배우들이 시골에서 살아가는 법을 그려냈다. 다소 진부한 설정일지 몰라도 '펜트하우스'의 화제성과 출연진들이 다수 게스트로 나오며 예능프로그램의 인기를 더하고 있다.

'라켓보이즈'는 지난 11일 첫 방송한 배드민턴 예능이다. 혹독한 훈련과 전국 각지 배드민턴 고수들과의 도장 깨기를 거쳐, 최종 목표인 전국 대회에 참가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배드민턴 새내기들의 도전기를 담은 프로그램.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과 유사한 이름과 더불어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 김민기, 특별출연한 이용대가 나섰다.

과거 각 방송사들은 타 방송사의 이름이나 프로그램명을 언급하는 걸 꺼려했다. 그래서 스타들은 '모 방송사' 혹은 '모 작품'이라며 익명으로 언급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와 방송 상황들이 변하면서 금기시된 던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이젠 작품 이름은 물론 방송사 명을 공개하고 타사 작품으로 단체 예능 프로그램 출연까지 가능했다. 지난 2018년 JTBC 드라마 'SKY 캐슬'이 이런 상황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다. 'SKY 캐슬'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로, 방영 당시 모든 컨텐츠의 소재가 'SKY 캐슬'일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SKY 캐슬' 출연진들은 KBS, MBC 등 방송사를 불문하고 각종 예능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출연하곤 했다.


image
'펜트하우스', '라켓소년단' /사진제공=SBS
바뀐 흐름 때문일까. 올 한 해를 강타한 '펜트하우스'와 '라켓소년단'은 모두 SBS 드라마이지만 후속 예능은 여러 차례 tvN에서 하고 있다. 트렌드를 쫓고 있다지만, 상당히 이례적인 예시와 다름 없다. 이에 '해치지 않아'와 '로켓보이즈'를 향한 다양한 반응이 존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 제작 당시 (각 작품의) 제작진들끼리 어느 정도 언질이 있었을 것이라고 비공식적 협정을 언급하며 "방송사 간의 보이지 않은 벽을 허물 수 있는 첫 발"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도 존재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화제성을 이어가는 것도 좋지만 비슷한 컨텐츠 주제와 이름은 좋아보이지 않는다. 한계를 보여준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또 한번 확산되며 드라마가 끝나도 종방연 파티 등을 하지 못해 후속 예능 프로그램이 다수 제작됐다. '해치지 않아'도 그런 종류의 프로그램으로 해석되고 '로켓보이즈' 또한 드라마의 주제를 이어나가 배드민턴을 부흥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예능을 향한 여러 반응이 공존하며, 과연 타 방송사의 드라마를 그대로 가져온 예능은 어떤 식의 방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기자 프로필
안윤지 | zizirong@mtstarnews.com

스타뉴스 연예 1팀 안윤지 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