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3' 유진 그리고 애증의 오윤희 [★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09.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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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진 /사진제공=인컴퍼니
청순 가련한 이미지를 유지해온 배우 유진이 완벽하게 변신했다. 약 1년간 오윤희로 살며 시청자들에게 믿음을, 배신을, 기쁨을 선사했다.

유진은 최근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3'(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 종영을 맞이해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펜트하우스'는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린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10월 시즌1을 시작으로 시즌3까지 이어오고 있다. 현재 시즌3은 최근 회차 기준 꾸준히 15%가 넘어가며 주간 전체 미니시리즈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수광고 관계자들의 주요지표인 2049 시청률에서도 8.2%를 기록,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는 극 중 오윤희 역을 맡았다. 오윤희는 배로나(김현수 분)의 엄마이자, 부동산 컨설턴트다. 그는 우연히 들어온 헤라팰리스에서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뒤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시즌1부터 시즌3까지 고군분투하며 큰 성장과 함께 변화를 겪기도 한 인물.

유진은 "길게 촬영한 건 처음이었다. 우려했던 것보단 많이 힘들지 않게 지냈다. 난 원래 긴 촬영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촬영할 때 힘든 걸 빨리 느꼈는데 이번엔 크게 느끼지 않았다. 색다른 재미도 느꼈고 워낙 사랑을 많이 받았다"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캐릭터가 많이 어렵게 느껴졌고 걱정됐다. 그래도 하게 돼 도전하는 의미로 캐릭터를 받아들였다. 도전에 대한 후회는 없다. 내가 오윤희를 얼마나 이끌어 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열심히 했고 즐거웠다"라며 "처음엔 욕도 많이 먹고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지만 나중엔 응원도 해주시더라. 100% 공감대 형성은 드라마 특성상 힘들다. 출연하는 인물도 많고 전개도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 "내게 오윤희는 애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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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진 /사진제공=인컴퍼니
오윤희는 '펜트하우스' 내에서 유일하게 선과 악을 오가는 인물이었다. 딸 배로나를 위해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착실한 인생을 살다가도 심수련(이지아 분)의 딸 민설아를 죽이면서까지 극악무도해진다. 또한 주단태(엄기준 분)에 속아 심수련을 궁지에 몰아넣기도 한다. 여러 과정을 거쳐가며 시청자들은 오윤희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러나 시즌이 거듭되며 오윤희는 변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시청자들 또한 환호하기도.

유진은 "매번 확확 변했던거 같다. 감정 변화도 심했던 거 같고 내재되는 게 드러나는 게 달랐기 때문에 늘 변화에 내가 가장 놀랐고 거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했고 오윤희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점차 오윤희화 됐다. 나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캐릭터 행동이나 변화에 놀랐던 기억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캐릭터가) 어려웠다. 이해가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훨씬 고민하고 더 많은 생각을 하고 대본도 더 많이 봤다. 오윤희는 천서진(김소연 분)과 학창 시절부터 대립하지 않나. 오윤희가 살아온 삶을 생각하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또 배로나를 통해 많이 쌓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윤희란 캐릭터는 애증의 감정으로 남아있는 거 같다. 오윤희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고, 오윤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 쉽지 않았던 거 같다. 내 현실이라면 살고 싶지 않은 인생을 산 캐릭터다. 그래서 딱 애증이란 단어로 남은 거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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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진 /사진제공=인컴퍼니
오윤희는 심수련을 위해 또 주단태와 맞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다른 캐릭터들보다 이른 죽음에 시청자들은 그를 그리워하기도 했고 다소 허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오윤희가 심수련의 복수를 위해 끝까지 달려왔건만, 결국 주단태, 천서진의 끝을 보지 못한 것이다.

이에 유진은 "(주단태, 천서진의 끝을) 보지 못한 게 아쉽긴 하다. 그런데 삶이 그런 거 아닌가 싶다. 어떤 사람은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다. 또 (오윤희의 죽음이) 되게 현실적이기도 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난 오윤희가 짠하고 불쌍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힘들게 죽었다. 그 장소를 어떻게 선택했는지 죽기엔 너무 멋지더라. 한편으론 '이게 내가 죽을 장소구나'라고 생각하니 섬뜩했다. 주단태와 대결할 때 '내 몸으로 왜 차를 막냐'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 정말 열심히 촬영했고 기진맥진했다. (오윤희의 죽음이) 놀라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했다. 여러 감정이 든 촬영 현장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윤희의 전 남편인 하윤철(윤종훈 분)은 죽기 직전 천서진에게 "사랑했다 윤희야"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유진도 이 장면을 봤다고 말하며 "만족스럽다. '사랑했다 서진아'라고 했으면 (내가) 관에서 나왔을 것 같다. 둘다 죽음으로 끝나 아쉽고 슬프지만 그래도 윤철의 마음을 얻는 거에 있어선 윤희가 승했구나 싶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청자들은 오윤희의 죽음을 믿고 싶지 않은 듯, 여러 '설'들을 만들어냈다. 그중 가장 큰 건 오윤희의 생존설이었다. 이를 들은 유진은 "내 시체가 보이지 않나. 그래서 난 죽었다고 생각했다. 아마 (후반에) 나오더라도 상상이나 꿈이라고 확신했다. (오윤희를) 부검하진 않지만 시체로 누워있는 장면이 나왔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다들 죽었냐'고 묻더라. 그럴 때마다 '우리 드라마가 좀비물이냐'라고 얘기했었다. 정말 못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라고 해 폭소케 했다.





◆ "남편 기태영, 믿음가는 조력자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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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진 /사진제공=인컴퍼니
유진은 지난 2011년 배우 기태영과 결혼했으며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다. 그는 극 중에서 고등학생 딸의 엄마인 만큼, 더욱 역할에 몰입이 됐을 터. 유진은 "(배로나가 오윤희를 속 썩이는 걸 보고) 우리 딸이 크면 이러겠지 싶었다. 우리 딸들은 아주 어린데 미리 사춘기를 경험한 거 같다. 특별히 심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난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욱하는 엄마다. 욱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애들이 날 그렇게 만든다. 사실 로희가 요새 동생한테 '엄마 터질거야' '엄마 터지기 직전이야' 하더라. 둘째 딸은 어리니까 눈치가 없고 그런 걸 잘 모르니 첫째가 알려주는 거다. 난 이 소리를 듣고 '자주 욱하는 구나' 싶어서 반성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기태영을 언급하며 "내가 집에서 대본을 보고 있으면 자주 물어보더라. 또 오윤희 캐릭터가 납득이 가지 않을 땐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도움이 많이 된다. 10번 고민하는 걸 8번으로 줄여주는 거 같다. 응원도 해준다"라며 "(작품을) 하면서 자신이 없을 때도 있는데 같이 모니터 하면서 힘을 많이 받는 거 같다. 분석해서 필요한 말들을 해주고 위로도 되면서 믿음도 간다. 좋은 조력자가 아닌가 싶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아마 내가 촬영하면서 거의 육아를 담당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은 거 같다. 나보고 '드라마 언제 끝나냐'고 하더라. 그래도 덕분에 집중해서 드라마를 촬영했다. 다음번엔 롤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끝으로 유진은 "'펜트하우스'는 오랜 공백을 깬 작품이기도 하고 이런 캐릭터를 한 건 처음이다. 자극적이고 세고, 내 캐릭터 자체도 선과 악을 왔다 갔다 하면서 감정이 심하고 이렇게 하드 캐릭터가 오랜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성취감이 있는 캐릭터였다. 이 어려운 걸 해냈구나 하는 캐릭터였다. 열심히 했고 나름대로 캐릭터를 연구했고 만들어낸 오윤희이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을 거 같다"라며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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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진 /사진제공=인컴퍼니
그는 "누구 하나 강하거나 약하지 않고 비등하게 대립한 느낌이다. 그래서 흥미진진하고 좋았다. 서로 얘기하지 않아도 잘 통하는 순간이 왔다. 호흡이 좋다"라며 "우리 드라마의 편집된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대본 양도 많았고 감독님이 정성스레 촬영해서 통편집된 씬들도 많다.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니까 중요한 시점에 이 씬들이 필요했는데 많이 속상하기도 하다. 극 전체를 봐선 어쩔 수 없기도 하다. 나중에 그런 씬들이 미방영으로 올라오지 않나. 그렇다면 꼭 보길 바란다. 이해되는 부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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