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희 감독 "'D.P.', 고발적 메시지도 영화적 가치도 있었으면"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09.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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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한준희 감독이 넷플릭스 'D.P.'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고발적인 메시지를 갖고 싶은 건 아니지만, 영화적 가치도 있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 분)와 호열(구교환 분)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군무 이탈 체포조라는 낯설지만 새로운 소재로 누적 조회 수 약 1000만 뷰를 넘긴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이 원작이다. 장편 데뷔작 '차이나타운'으로 제68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받으며 주목받았던 한준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탈영병 잡는 군인 '군무 이탈 체포조(D.P.)'라는 신선한 소재와 흥미로운 캐스팅에 더해 전형성을 벗어난 이야기와 주제의식으로 주목받아온 한준희 감독, 특별한 것도 가장 보통의 시선으로 그려내며 공감지수를 높이는 김보통 작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 결과 지난달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D.P.'는 한국에서 오늘의 TOP 2위로 시작, 입소문을 타고 1위에 등극했다. 또한 스트리밍 영상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홍콩, 일본, 쿠웨이트, 말레이시아, 오만, 필리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아랍에미리트, 베트남에서도 TOP 1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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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한준희 감독은 전 세계 시청자가 'D.P.'에 관심을 가져준 건 '공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해외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제작진들도 고민이 있었다. 'D.P.'는 군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세계 어디서나 공감할 수 있을만한 보편적인 이야기로 접근하려고 했다. 그래서 공감을 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밝혔다.

특히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D.P.'인기가 높다. 이와 관련해서 한준희 감독은 "군대는 거대한 사회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사회, 인간 사이의 관계나 거기서 생기는 여러가지 갈등들이 누구나 가해자, 피해자가 있는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군대와 관련이 없는 국가에서도 납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징병제 국가들이 밀접하게 보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이코메트리', '시나리오 가이드', '차이나타운', '뺑반'까지 영화 각본, 감독을 맡았던 한준희 감독이 처음으로 드라마를 연출했다. 넷플릭스와의 협업 역시 처음이었다. 그는 "'D.P.'는 넷플릭스였기 때문에 만들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기획 했을 때 어려움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저는 'D.P.'는 넷플릭스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루고 싶은 이야기인데 강력하고 거친 수위를 만들기 위해서라기 보다 조금 더 창작자, 연기자, 스태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범주를 많이 열어두고 이 작품을 할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또한 "드라마를 하시는 분들을 굉장히 존경하게 됐다. 엄청난 분들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저는 영화를 하던 사람이니까 영화 스태프들과 작업을 했다. 빠르게 영화처럼 찍었다. 6개짜리 중편 영화를 만드는 마음으로 임해보자 했다. 개인적으로 저는 전작들에서도 그렇고 캐릭터를 만들어주고 보여주는 걸 좋아한다. 이 작품을 하면서 조금의 아쉬움 없이 여러 인물들의 전사와 감정들을 보여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한준희 감독은 "원작이 2014년~2015년에 웹툰으로 연재가 됐다. 원작은 영상화 하기에 훌륭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을 시리즈로 가져왔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원작이 딥하고 날 서 있는 부분을 무시하되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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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D.P.'에서 메인이 되는 건 정해인과 구교환의 남남 케미스트리였다. 한준희 감독은 "정해인 배우는 처음 쓸 때부터 염두해뒀다. 원작에 있는 안준호 역할의 단단함과 속을 알 수 없는 듯한 애늙은이 같은 모습들을 정해인 배우가 전작들을 통해 보여줬던 것 같다. 전체적인 모티베이션이 된 역할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캐스팅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교환 배우는 2010년부터 알던 사이다. 언젠간 같이 한 번 작품을 하고 싶다는 쌍방의 마음이 있었다. 이 작품을 하면서 여러가지의 목표가 있었지만, 구교환이라는 배우가 상업 영화를 떠나서 제가 하고자 하는 작품에서 1인 롤을 하는 모습을 전체적으로 연출해보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한준희 감독은 시즌 2에 대해 "저나 김보통 작가님이나 제작사 대표님이 당연히 (시즌2에 대해)이야기를 했던 부분이 있다. 어떤 작품이든 뒷 이야기, 전 이야기 등을 창작자로서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만 잘 아시겠지만, 저희가 판단하는 건 아니다. 보시는 분들의 '더 보고싶다'라는 반응을 체감하면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D.P.'는 보편적인 이이기라고 말한 한준희 감독이다. 그는 "평범한데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다. 군대 이야기를 다루지만 군대에 다양한 사회의 모습들에서 비춰지는 여러가지 결들을 느낄 수 있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D.P.'라는 작품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요즘에도 뉴스들에 나오기도 하지만 간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휴대 전화도 지급되고 좋아진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아져야 하고, 좋아졌어야 한다. 이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앞으로도 이런 일 있으면 안된다. 고발적인 메시지를 갖고 싶은 건 아니지만, 영화적 가치도 있었으면 한다. 존재 이유나 의미는 보시는 분들이 찾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light3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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