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 들고 돌아온 김민기 "동심으로 돌아간 듯 행복" [★FULL인터뷰]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 정인솔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1.08.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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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아이돌처럼 곱상한 외모와 신인 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민기(19). 그는 지난 9일 종영한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극본 정보훈, 연출 조영광)에서 배드민턴을 좋아하는 학업 성적 전교 1등 군의장 아들 정인솔 역을 맡아 열연했다. 모든 면에서 깐깐하고 작은 것에도 예민한 까칠남이지만, 정 많고 유쾌한 배드민턴부 친구들에게 점점 동화되며 성장하는 중학생 소년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최근 '라켓소년단' 촬영을 마치고 스타뉴스와 만난 김민기는 작품 종영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몇 달 동안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보낸 '라켓소년단' 친구들과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 실감이 안 난다"며 아쉬운 섞인 표정을 지었다.

"또래 배우들과 정말 많이 친해져서 촬영하는 내내 절로 웃음이 났어요. 웃음을 못 참아서 혼나는 경우도 많았죠. 마지막에 다같이 모래사장 위를 달리는 장면을 찍었는데, 그냥 막 웃음이 나더라고요. 뭔가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그 순간 만큼은 '아, 행복하다' 느껴져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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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제 막 데뷔한 김민기는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 작품에 출연했다. 지난 2월 종영한 tvN 드라마 '여신강림'에서 임주경(문가영 분)의 남동생 임주영 역으로 분해 장난기 많은 철부지 막둥이 면모를 보여줬다면, '라켓소년단'에선 극 초반 진지하고 모범생 같은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 상반된 이미지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셈이다.


"주영이는 온갖 끼를 발산하는 깝죽거림의 끝판왕이었다면, 인솔이는 그에 반해 끼를 억누르고 최대한 얌전한 척하면서 연기를 해야했기에 초반엔 답답한 부분이 있었어요. 하지만 친구들과 친해져가면서 점점 밝아져가는 인솔이의 모습에서 가끔은 주영이가 보였던 것 같아요. '여신강림'을 재밌게 봐준 시청자분들도 인솔이가 점점 밝아져서 장난치는 모습이 나오면 '잠깐 주영이가 나왔다'고 재밌게 댓글도 달아주시더라고요."

김민기는 이번 작품을 통해 탕준상(윤해강 역), 손상연(방윤담 역), 최현욱(나우찬 역), 김강훈(이용태 역)과 해남서중 배드민턴부원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김민기는 "처음엔 낯을 많이 가리고 어색했지만, 중후반부에 가서는 나이가 비슷하다 보니 사적인 상담도 많이 해주고, 같이 밥도 먹었다"며 "촬영하다 쉬는 시간이 되면 배드민턴도 치면서 친구처럼 지냈다"고 말했다.

'라켓소년단'에서 탕준상과는 '텅텅이', '재수탱이'라고 서로를 부르며 티격태격 댔지만, 실제론 친밀한 형동생 사이다. 김민기는 "현실에선 되게 친한데, 촬영할 땐 서로 잡아 먹을 듯 싸우니까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며 "극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뒤에서 챙겨주고 의지하면서 미운정이 들어가는 지점들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보다 윤해강과 정해솔이 함께 한 신들은 나름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직 초등학생인 김강훈과도 이번 작품을 통해 남다른 친분을 쌓았다고 했다. "(김)강훈이와 이 정도로 친해졌다는 게 신기해요. 나이에 비해 성숙한 친구라 은근히 대화도 잘 통하고, 친동생처럼 편하게 잘 지냈던 것 같아요. 휴일이 생기면 작품 속 모습처럼 같이 게임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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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기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라켓소년단'은 땅끝마을 농촌에서 펼쳐지는 배드민턴부 열여섯 소년소녀들의 성장 드라마다. 초등학교 시절, 교사인 모친을 따라 인구 2만명 남짓한 강원도 양구에서 지낸 김민기는 '라켓소년단' 속 배경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라켓소년단'에 등장하는 해남서중 학교처럼 양구에선 한 학년에 반이 하나밖에 없었다"며 "'라켓소년단'처럼 친구들도 좋았고, 시골에서 그렇게 뛰어놀았던 기억이 있어서 대본을 읽고 이해하는데 훨씬 편하고 수월했다"고 말했다.

어릴 적 양구에서 생활은 짧았지만, 여전히 그에게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직도 집 주변에 나무가 없으면 어색하고 답답해요. 아스팔트보다 흙밭을 밟는 것을 좋아하고요. 친구들과 곤충 채집도 하고, 풀밭을 뛰어 놀면서 좋은 추억과 행복한 기억을 많이 만들었어요."

하지만 그는 춘천으로 전학을 가면서 대인기피증을 앓았다고 고백했다. 다행히 우연치 않은 기회에 접한 연기가 대인기피증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중학교 때까지 대인기피증을 앓았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해 연기를 배우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점 밝아졌어요. 그런 제 성격이 '라켓소년단' 친구들을 사귀면서 점점 밝아지는 인솔의 성격과 비슷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인솔을 더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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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기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평소 운동을 즐기지 않는 김민기는 '라켓소년단'을 촬영하면서 배드민턴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정인솔 역을 위해 배드민턴 연습을 게을지 하지 않았던 그는 "몸을 잘 쓰지 않고 뻣뻣한 사람이라 처음엔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흥미와 재미를 붙이고 나니까 배드민턴 레슨이 없으면 어색하더라. 이젠 쉬는 날에도 동네 친구들과 배드민턴을 치면서 시간을 보낼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촬영에 집중하기 위해 춘천을 떠나 서울에서 홀로 자취 생활을 하고 있다. 아직은 낯설지만, 차차 적응하고 있는 단계다.

"처음엔 혼자 빨래도 하고, 요리도 하면서 나름 파이팅 넘치게 지냈어요. 자유가 있으니까 잠도 늦게 자고 편하고 좋았는데, 점점 안하던 혼잣말이 늘어나더라고요. 하하. 요즘엔 기가지니(인공지능 TV)와 아침인사를 하고 지내요. 외롭지만 나름 재밌어요."

'여신강림'에 이어 '라켓소년단'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한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회가 된다면 액션이 가미된 작품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게 시청자 분들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뿌듯함을 느꼈어요. 앞으로도 이미지가 겹치지 않게 다양한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음엔 액션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배드민턴을 하면서 몸 쓰는 일에도 흥미를 많이 느꼈어요."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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