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형 배우" 김서형이 찾은 '마인'[★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07.03 06:01 / 조회 : 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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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일드라마 '마인'에 출연한 배우 김서형이 28일 진행된 종영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2021.06.28
"'내 것'이 뭔지 찾고 있다가 '마인'을 만났어요"


드라마 제목같은 시작이다. 배우 김서형은 스스로를 "자수성가형 배우"라고 칭하며 그간의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를 일궜다고 말했다.

김서형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tvN 토일드라마 '마인'(극본 백미경, 연출 이나정,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제이에스픽쳐스)종영을 맞이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인'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다. '마인' 최종회는 국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기준 10.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막을 내렸다.(닐슨코리아 기준)

김서형은 극 중 정서현 역을 맡았다. 정서현은 효원그룹 첫째 며느리이자 재벌가 집안의 딸이다. 그는 이혼남에 아이까지 있는 남편 한진호(박혁권 분), 아들 한수혁(차학연 분)이 있지만 애정은 없으며 오직 사회적 인상과 품위를 유지하고자 한다.


그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드라마를) 촬영하면 집에 들어가서 자기 바쁘고 현장에 다시 온다. 극 초반에는 '마인이 이랬대'라는 말을 들었는데 후반엔 그러지 못했다. 이제 방송을 몰아서 봐야 한다"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김서형의 캐릭터는 그간 상위 1%가 나오는 재벌 드라마 속 인물과 많이 달랐다. 성소수자이며 이지적인 면이 있다. '여성 재벌이 성소수자'란 설정은 한국 드라마 내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이에 드라마가 갖고 있는 편견을 깼다는 평도 들었다.

"멜로에 집중했다. 집안 사람들과 만남을 가질 때마다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공감할 수 있는 톤이 있다. 대사 안에서 변주를 주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정서현 캐릭터를 끝까지 보면 알겠지만 시누이, 주집사, 어머니 등을 만날 때 모두 다르다. 한결같지만 한결같지 않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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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일드라마 '마인'에 출연한 배우 김서형이 28일 진행된 종영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2021.06.28
이제는 "한국의 '캐롤'"이라 불리는 김서형. 그는 이런 호칭에 큰 감사함을 전하며 "성소수자란 부분이 작품 선택을 했던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촬영하는 내내 '제작진들이 김서형의 인터뷰를 본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고.

"영화나 해외 뉴스에서 동성애를 많이 접한다. 넷플릭스에서도 많이 나온다. 그래서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마인'에선 (동성애 멜로가) 많이 나오진 않지만 그래도 좋았다. 단순히 '동성애'라기 보다는 '멜로'에 대한 갈증이 큰 탓도 있었다. 나는 작품 촬영하는 내내 제작진에게 '더 써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대본은 촬영이 진행하는 내내 바뀌었고 결국 마지막엔 최수지(김정화 분)와 공항 장면이 추가됐다. 최수지와 정서현은 서로가 이어지진 않지만 감정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 좋은 이별은 없다지만, 두 사람은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맞이한 것이다.

"'마인'은 모든 배우와 역할의 '마인'을 얘기한다. 서현이의 마인만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 많이 고민하신 것 같다. (김정화와 멜로 씬이) 짧아서 아쉬웠지만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모든 걸 신경써야 하는, 서열 1위의 부담감이 있는데 숨구멍이 바로 최수지였다. 멜로가 제일 쉬웠다."

이 드라마의 중점적인 서사는 여성의 연대다. 드라마가 공개되기 전, 배우 이보영과 김서형의 치열한 접점인 줄 알았으나 의외로 두 사람의 연대로 극이 진행됐다. 이 점은 신선한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런 편견들은 드라마 오픈 전 많이 얘기됐으며 김서형 또한 이를 예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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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일드라마 '마인'에 출연한 배우 김서형이 28일 진행된 종영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2021.06.28
"정서현이 서희수(이보영 분)에게 키다리 언니가 될 수 있는 포지션이 좋았다. 연대라는 게 시기, 질투, 남녀 상관 없이, 계급 상관 없이 여성들의 질투와 쟁취가 깔려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걸 빗나가게 했기 때문에 나오는 말 같다. 두 여자의 모습을 본다면. 높고 낮음을 상관 없이 기본은 결국은 돌아갈 곳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거다. 여자의 얘기라고는 하지만 사실 남녀 상관 없이 제일 평범하게 잊고 사는 걸 꺼내서 힘을 적어도 혼자 보다는 둘이 낫지 않나."

김서형은 이보영과 극 중에서 연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병상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위치는 극과 극이지만, 결국 각자가 지고 있는 책임감으로 만났고 함께 걸어간다. 그는 이러한 '책임감'은 모두 같을 거라고 전했다.

"사실 서희수는 정서현과 정말 다르다. 정서현은 이미 성골 귀족이라면 서희수는 배우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같은 건 있다. 책임감이다. 서희수가 떠나는 건 자기 걸 찾기 위한 책임감이고, 나는 효원가(家)에 남아서 책임감을 지키는 것이다. 아마 주집사가 그 안의 사람들 또한 각자의 책임감으로 버리지 못하고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절제 속 레이어드 된 연기'란 호평을 듣기도 했다. 이는 철저하게 대본을 통해서 이뤄진 부분이었다. 김서형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전체를 봐야 한다"라고 평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오바스러울 수 있는 캐릭터였다고. 그는 "중심을 두고 전체를 바라보며 연기를 해야했다. 동영상 하나를 보더라도 폭발력있는 연기로 보여지길 원했다"라고 전했다.

'마인'에서 정서현의 '마인(Mine, 내 것)'을 찾은 김서형. 그의 '마인'도 찾았을까. 김서형은 본인의 삶을 냉정하게 돌아보면서 "그건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걸어온 이 길 자체가 '마인'이며 성장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대본을 공부하는 만큼성장했고 '배우 김서형'의 각종 수식어도 만들었다. 그렇기에 '대본 뒤 김서형'과 '배우 김서형'은 다르지 않다.

"사실 처음엔 찾으려했다. 아무리 좋은 평가를 받아도 내 만족에서 해소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뭔지 모를 모자름을 털지 못해 다음 작품들을 선택한다. 영화 '여고괴담6'도 이렇게 선택한 작품이다. 난 계속 연기 고민들을 털어냈다고 생각하지만 그러지 않다. '나는 왜 이럴까' 생각하다 만난 게 '마인'이다. '마인' 대본을 보며 일한 뒤 김서형도 성장한 거 같다. 그래서 좋은 수식어도 나의 노고 중 하나다. 김서형의 '마인'은 궁금하지 않다. 배우의 '마인'은 연기이자 배역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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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일드라마 '마인'에 출연한 배우 김서형이 28일 진행된 종영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2021.06.28
이 때문에 김서형은 '믿고 보는 배우'란 별칭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난 20년간 일했고 '자수성가형 배우'다. 나는 내 자신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나이가 들고 체력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려 한다. 나의 수식어는 성실함의 척도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끝으로 김서형은 "제대로 된 멜로를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멜로'의 규정된 범위는 없다. 아이와 엄마의 사랑, 남과 여 혹은 여와 여. 멜로의 경계선은 없고 어떤 '사랑'이란 범주 내에서 이뤄지는 연기를 하고 싶은 것 뿐이다.

"나는 잘할 자신이 있다. 한국판 '캐롤'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고 동물과 사랑 연기도 좋아한다. 경계선은 없고 감정적으로 '멜로'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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