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로운 변화 원해"..'데뷔 20년차' 김태훈, 오늘도 달린다 [★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06.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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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훈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어느 덧 데뷔 20년차가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 김태훈은 오늘도 달린다. 연기에 대한 고민과 질문에 좋은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또 정진한다.

스타뉴스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한국빌딩에서 김태훈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김태훈은 지난 2002년 영화 '사귀는 사람 있니'로 데뷔, 영화 '아저씨',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남쪽으로 튀어', '명량', '경주', '설행 : 눈길을 걷다' ,'말모이', '페르소나' 등과 드라마 OCN '나쁜 녀석들', MBC '앵그리맘' '한번 더 해피엔딩' '파수꾼', tvN '외출'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나빌레라' 등에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항상 색다른 모습으로 대중을 맞이했던 그는 이제 데뷔 20년차가 됐다. 누군가에게는 롤모델, 또 누군가에게는 연기 조언을 해준 좋은 선배로 남아있지만 김태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남아있는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찾고자 한다.

그는 "느리더라도 한 발씩 나아가고 노력하려고 한다. 이젠 (고민들을) 받아들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깨달음을 얻었다. 앞으로 나의 진심이 전달될 수 있는 날이 많아지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진심'을 연기하는 배우로 남을 수 있는 김태훈의 앞날이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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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훈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이하 김태훈과 나눈 인터뷰 전문

-벌써 연기를 시작하고 20년이 흘렀다. 그동안의 생활을 돌아본다면 어떠한가.

▶ 난 사실 (연기를) 해도 해도 모르겠다. 더 나이가 고민되는 부분도 있는데 (이걸) 40대가 된다면 어느 정도 되면 찾을줄 알았다. 아마 느끼지 못한 사이에 찾은 것도 있겠지만, 난 여전히 욕심은 커지고 바라는 게 명확하다. 그래서 어떻게 이를 채울 수 있을지, 연기는 또 어떤 식으로 해야할지 모르겠다. 예전에 어르신들이나 선생님이 '계속 해도 모르는 게 있다'고 말했다. 당시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이젠 알겠다. 연기는 어렵고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많다.

-사실 이젠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수도 있는 위치다. 이런 순간들을 돌아보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 롤모델이라는 건 생각도 못하겠다. 감회를 느끼기엔 아직도 시작인 느낌이다. 할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고, 이젠 정말 '스타트'란 느낌이 있다. 내 나이에 쑥쓰럽기도 하지만 이젠 정말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생각하느라 바쁜 것 같다.

-최근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어떤 이유로 옮겼고 이곳으로 온 이유는 무엇인가. 이주래 대표의 말에 의하면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변화를 가져본다"라고 하던데.

▶ 앞선 얘기들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어떻게 연기를 해야하나', '어떤 고민이 필요할까' 이런 것들 안에서 고민된다. 내가 사실 새로운 얼굴이 아니고 어떤 중심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뭔가를 시도하는 마음이 있엇다. 그래서 스스로 다짐이지만, 새롭게 변화를 가져봐야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지 않나 고민했다.

이 결과로, 새로운 환경에서 변화를 가져보자고 생각했다. 어떤 방향성이 명확하게 달라지고 확고한 장르, 분야를 하겠다는 것 보다도 그런 것들에 대한 고민의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현 소속사에 본인보다 비교적 어린 연차인 배우들이 있어서 확실히 이전과 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기도 하다.

▶ 사실 지금 코로나19가 있다 보니 만나서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다. 배우 진선규는 사석에서 봤고 진선규 아내이자 배우인 박보경 씨도 지난번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촬영하면서 몇 번 본적이 있다. 대표님과 얘기를 나눠봤을 때 나에 대한 호의가 있고 긍정적이라 함께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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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훈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올 가을에 영화 '좋은 사람'이 개봉한다. 어떤 작품이며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있는지 소개 부탁드린다.

▶ '좋은 사람'은 영화 아카데미에서 만든 저예산 영화다. 이전에도 영화 '설행 : 눈길을 걷다'란 작품도 이 아카데미의 프로젝트 영화로 촬영한 영화였다. ('좋은 사람'이) 좋은 대본이기에 출연하게 됐다. 이 영화를 촬영할 때 굉장한 고민도 나누고 긍정적인 얘기를 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느꼈다. 분량도 그렇지만 영화 촬영장에 항상 나와서 촬영했다. 그러다 보니 작품에 대한 책임감도 있고 애정이 깊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던 작품인 만큼 결과도 기대되고 만족하는 영화다.

-영화의 주제가 '좋은 사람은 누구인가'인 만큼, 개인적인 고민도 많을 것 같다. 배우 김태훈에게 '좋은 사람'은 누구인가.

▶ 촬영할 때도 정말 많이 생각했다. 나는 이걸 계속 찾아가고 있다. 좋은 사람이려고 노력하는 건지 그런 척을 하는 건지. 정말 좋은 사람이 있는 건지. '좋다'라는 것에 구분이 모호하고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도 좋은 남편, 아빠, 선생님에 대한 고민들이 나온다. 또 학생으로 나온 친구도 좋은 학생과 불량한 학생 사이를 고민한다. 이렇듯 각자의 입장에서 고민할 수 있는 지점이 분명이 있다. 여전히 나 역시 좋은 사람이려고 애쓰는 게 좋지 않다는 걸 느낀다.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지. 고민 중이다.

-사실 코로나19 때문에 영화 개봉이 연기됐다.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 코로나19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 지금 모든 영화가 그러지 않나. 그런데 독립 영화 측면에서 봤을 땐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어찌됐든 독립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영화제에 출품된다. 그러니 (우리 영화도)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해 상을 받았다.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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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훈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20년간 해온 만큼, 연기에 대한 생각도 다를 것 같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연기'와 시간이 흐른 뒤 '연기'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 기본적으로는 그 인물을 진심으로 믿고, 말이든 행동이든 표현하는 게 다다. 이건 변함이 없다. 다만 여기서 (인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고민을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다. 나는 하면서도, 보면서도 역할을 믿고 따르는 것 뿐이다.

-지금까지 배우 생활과 연기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니 진심이 묻어나온다.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

▶ 난 수능 1세대다. 대학을 들어갈 때 과를 정해야 했다. 어린 마음에 신문 방송 학과나 광고 홍보 학과 등이 멋있어보였다. 그래서 광고를 해보고 싶었는데 점수가 되질 않았다. 당시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가 광고를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때 아버지를 설득했다. 아무래도 형이 연기에 대한 꿈이 있었기에 나는 그냥 회사원이길 바라셨다. 그래서 (부모님이 원하시는) 무역학과 2곳과 연극영화과 2곳을 넣었다. 다 떨어지고 무역학과를 붙게 됐는데 정말 기적적으로 한 곳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운명이었던 거 같다. 만약 연락이 오지 않았다면 난 지금쯤 무역 회사에 다니지 않았을까.

-보통 이렇게 오랜 시간 연기를 하신 분들은 연출이나 후배 양성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더라. 본인은 어떠한가.

▶ 난 사실 연출에 관심은 없다. 학교를 다닐 때도 연출할 기회가 있었지만 하지 않았고 오직 연기만 해왔다. 많은 배우분이 연출, 후배 양성 등을 하지 않나. 하지만 다른 차원의 얘기인 거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내 할 일을 하고 싶다.

-출연작과 도맡은 캐릭터가 다양하다. 특히 드라마 KBS 2TV '착한 남자'와 OCN '나쁜 녀석들' 속 캐릭터는 정반대였고, 최근작 tvN '나빌레라'에선 또 다른 결의 악역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큰 연기의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배우들 혹은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욕심이 많고 끝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캐릭터를 감사하게 맡아서 할 수 있었다. 사실 한 캐릭터를 명확하게, 인상적으로 보여줄 수 없었다는 생각을 들게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기회들을 많이 부여받은 건 감사한 일이다. 운이 정말 좋았던 거 같다.

악역이든선역이든 보는 사람들이 구분해서 받아들인다. 늘 그 인물이 어떤 사람이고 감정인지 생각한다. 악역을 맡더라도 난 그에 대한 합리화를 해야하고 스스로 이유를 찾아야 한다. '나쁜 녀석들' 속 캐릭터는 나쁘고 사회 악이다. 하지만 난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상처, 이유를 생각한다. '나빌레라'는 엄하게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촬영할 땐 선악의 구분보다도 그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캐릭터를 구성하는 건 언제나 대본에서 답을 찾는다. 대본에 행동, 말들이 나와있지 않나. 분명 나와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대본을 많이 봐야한다. 이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말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상대 배우와 함께 협업한다. 얘기를 많이 나누며 '왜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고민하고 하나하나 답을 찾아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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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훈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차기작 오리지널 공포 옴니버스 시리즈 '테이스츠 오브 호러'는 어떠한 영화인가. 배우 조재윤과 함께 한 '잭팟'에 대한 기대가 크다.

▶ 난 여기서 회사원이다. 도박에 빠져서 인생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잭팟'이 터진다. 돈을 뺏으려는 사람들이 날 모텔로 인도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 또한 '사람이 돈에 사로잡히면 어떤 결말을 맺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끔 한다. 많이 봐주시길 바란다.

-웹툰과 영화 동시 오픈이라는 게 신기하다. 이런 플랫폼 변화가 배우들에게도 많이 느껴질 거 같은데 좀 어떠한가.

▶ 가장 좋은 건 사실 환경이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옛날엔 영화면 영화, 방송이면 방송하는 사람들 처럼 나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젠 다양한 시선과 색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이 많다. 또한 반사전 혹은 사전 제작으로 진행되서 약간의 여유가 생긴 거 같다. 특히 스태프분들이 많이 느낄 것 같다.

-앞으로 연기 생활은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 항상 '공감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연기가) 잘 전달이 안됐을 경우에 좌절도 많이 했다. 어찌됐든 관객을 만나기 위한 작업인데 이걸 향해가는 나의 방향성이 거북이처럼 더디고 느리고 정체되돼 있는 거 같더라. 스스로 계속 괴롭히는 게 줄어들 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런 거 같다. 한때 다운이 되기도 했지만 느리더라도 한 발씩 나아가고 노력하려고 한다. 이젠 (고민들을) 받아들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깨달음을 얻었다. 앞으로 나의 진심이 전달될 수 있는 날이 많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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