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레스터 시티와의 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포옹하고 있는 해리 케인(왼쪽)과 손흥민의 모습. /AFPBBNews=뉴스1 |
손흥민과 케인이 EPL 무대에서 함께 만들어낸 골만 14골. 이는 지난 1994~1995시즌 앨런 시어러와 크리스 서튼이 블랙번 로버스에서 합작한 13골을 넘어선 EPL 신기록이었다.
케인의 EPL 23골 중 5골을 손흥민이 도왔고, 손흥민의 17골 중 9골은 케인이 어시스트했다. 덕분에 케인은 EPL 득점왕과 도움왕(14개)을 싹쓸이했다. 손흥민 역시 2시즌 연속 10-10 클럽에 가입했고, 득점과 도움 부문 각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손흥민과 케인 조합은 올 시즌을 끝으로 해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토트넘에서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어본 적이 없는 케인이 구단에 직접 이적을 요청하는 등 이적설이 거듭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케인은 토트넘에서 데뷔한 이래 준우승만 3차례(리그컵 2회·챔피언스리그 1회) 경험했을 뿐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고 있다.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분류되는데도 정작 정상에 서본 적이 없는 셈이다.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우승권 팀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EPL 38라운드 최종전을 마친 직후의 풍경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했다.
이날 토트넘은 케인과, 손흥민이 유도해낸 골키퍼 자책골, 가레스 베일의 멀티골로 레스터를 4-2로 완파하고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했다.
그리고 경기를 마친 뒤 팀 동료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나누는 케인의 모습이 한참 동안 중계화면에 잡혔다.
특히 영혼의 단짝으로 활약한 손흥민과는 다른 선수들보다 더 오랫동안 포옹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케인과 손흥민, 그리고 알리까지 3명이서 함께 포옹을 나눈 뒤, 이후엔 손흥민과 케인이 따로 한참을 포옹한 채 대화를 나눴다.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치른 시즌 마지막 경기, 그리고 케인을 중심으로 한 팀 동료들의 인사와 포옹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단순하게 경기를 마친 뒤 나누는 일상적인 인사와는 거리가 먼, 누가 봐도 '마지막'을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경기가 끝나자 케인은 손흥민, 알리와 10초 넘게 포옹을 나눴다"며 "감정적인 포옹은 케인이 올여름 떠날 것이라는 느낌을 더해줬다"고 전했다.
24일 레스터 시티전 직후 포옹하고 있는 손흥민(왼쪽)과 해리 케인.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