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의 아트마켓] 09. 밀레니얼 세대의 예술품 투자

채준 기자 / 입력 : 2021.04.21 11:19 / 조회 : 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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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는 작년 BTS와 협업한 작가 중 한 명이다. Antony Gormley, '클리어링 VII(Clearing VII)', London, 2019. 사진제공= Paolo Gamba via Flickr/Creative Commons.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는 주로 198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나 현재 20대 중반부터 40세에 이르는 세대다.

이들 밀레니얼 세대는 음식 배달부터 택시 호출 앱까지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혁신의 중심에 있다. 이들이 가져온 변화는 비단 기술적인 면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의 소비 패턴과 문화적 인식까지 이어져 많은 부분에 새로움을 가져오고 있다. 예술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컬렉팅과 투자의 중심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아트 마켓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예술작품 소비는 기존 세대와 어떻게 다른 것일까?

예술 투자의 중심 밀레니얼 세대

2020년 밀레니얼 세대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케이팝(K-Pop)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술계에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BTS가 22인의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큐레이터들과 함께 서울과 런던, 베를린, 부에노스 아이레스, 뉴욕의 전세계 5개 도시에서 공공 예술 전시회 'Connect, BTS'를 개최하는 커다란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다.

이 전시회들은 음악과 미술의 결합을 통해 세계인들과의 소통을 시도하며 모두의 다양성과 고유성을 인정하고 서로 연결하자는 BTS의 메시지를 담았다.

BTS 뿐만 아니라 이들 세대의 전반적인 예술에 대한 관심은 곧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 주관사인 아트바젤(Art Basel)과 글로벌 금융기업 UBS의 '아트 마켓 보고서 2021(The Art Market 2021)'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중국, 멕시코 등10개국 고액자산가 그룹의 밀레니얼 세대가 작년 예술작품 구입에 평균 미화 22만8천 달러(한화 약 2억5천900만 원)를 소비하며 전체 세대 중 최대 액수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들인 베이비 부머 세대(주로 55세-73세)의 평균 구매액인 미화 10만9천 달러(한화 약 1억2천400만 원)를 2배 이상 넘어선 것이다.

예술과 친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가져온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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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의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허스트는 2019년 스니커즈 브랜드Vans와 협업, 그의 대표작 '스팟 시리즈(Spot Series)' 등을 담은 한정판을 출시했다. The Exhibition: Damien Hirst, The Complete Spot Paintings 1986-2011, (New York, 2012). 사진제공= Andrew Russeth via Wikimedia Commons.


밀레니얼 세대에게 예술은 늘 가까이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그들은 언제든 원하는 작품을 보고 즐기며, 예술가들이나 갤러리들과도 더욱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다. 또 이들 세대에게 친숙한 의류와 신발, 화장품 등 유명 브랜드들과 아티스트들 간의 협업으로 그들이 선호하는 상품의 아티스트 한정판들이 줄줄이 출시되어 왔다.

그동안 특정 그룹이 영위해왔다고도 볼 수 있는 예술이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그들 전체의 문화에 친숙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예술과 한층 가까워진 밀레니얼 세대의 투자 패턴은 대체적으로 고가의 작품보다는 저가나 중저가, 신진작가의 작품을 찾는 경향이 있다. 기존 예술작품 투자의 주요 대상인 거장들의 작품 등 고가 작품들에서 벗어난 동시대 예술 중심의 신진 작가들 작품이 이들 투자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으면서도 새로운 시도에 과감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밀레니얼 세대의 낯선 것에 대한 포용력과 모험적인 성향과 잘 어우러진다 할 수 있다.

이들의 투자가 늘면서 온라인을 통한 작품 구매도 증가하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아트 마켓 보고서 2021'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예술작품 구매는 전년 대비 2배에 이른다.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구매가 예술작품 거래의 주요 채널로 이용되면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작품 투자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

다양성과 정체성을 존중하는 밀레니얼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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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드 생 팔(Niki de Saint Phalle), '검은 모자이크 나나(Nana Mosaique Noire)', 1999. 사진제공= Kamahele via Wikimedia Commons.


마지막으로 다양성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개개인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이들에게 인기있는 작가들 중 전통적 예술계에서 주변에 머물던 유색인종이나 여성 작가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 것도 이러한 성향을 반영한다 할 수 있다. 또 사회의 소외된 부분을 위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도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존의 통념과 차별성 있는 변화를 가져오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예술계도 이런 시대적 트렌드나 아트 마켓 변화 등을 잘 살피면서 대응하는 것이 세계적인 새로운 흐름에 발맞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주요 컬렉터인 밀레니얼 세대의 요구를 세심히 살피면서 이들이 보내는 유.무형의 메시지에 주목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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