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GK→부상→알콜 중독→45세 현역, 이게 바로 인간 승리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3.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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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시절의 로이 캐롤 골키퍼./AFPBBNews=뉴스1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로이 캐롤(45)이 40대 중반이 되어서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힘든 시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고백했다.

캐롤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을 통해 "2006년 웨스트햄 이적 후 허리 부상으로 집에만 있어야 했다. 그동안은 회복에 긴 시간이 걸리는 부상을 당한적이 없었다. 그래서 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부상에 낙담한 캐롤은 집에서 술만 마셨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우울증도 찾아왔다. 그는 "그냥 어두운 방에서 술만 마셨다. 나에게 유일한 탈출구였다. 우울함을 잊기 위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더 심해져 다시 술을 마셔야 했다. 효과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족과 에이전트그 캐롤의 상태를 몰랐다는 것이다. 캐롤은 "아내와 내 에이전트, 친구들은 내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몰랐다. 내가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알코올 중독 치료 재활 센터에 들어갔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2011년 덴마크 클럽 오덴세에서 나온 이후 더욱 심해졌다. 9개월간 매일 술을 마셨다. 캐롤은 "정말 미친 짓이었다. 내가 멈추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술을 끊게 된 것은 어느 날이었다고. 캐롤은 "2011년 6월, 난 백수였고 아내와 두 아들과는 떨어져 지낼 때였다.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생각을 바꿨고, 나의 삶은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후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고, 새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캐롤은 "이제 술을 끊은 지 10년이 됐다. 처음 4, 5년은 힘들었지만 지금은 극복했다. 하지만 우울증은 가끔씩 찾아온다. 없애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캐롤은 1995년 헐시티에서 데뷔해 위건을 거쳐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맨유에서 활약했다. 박지성(40) 영입되기 전 웨스트햄으로 이적했다. 이후 더비 카운티,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등을 거쳐 현재는 고국 북아일랜드의 클럽 던개넌 스위프츠에 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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