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선 감독 "'루카' 세계관, '조커'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FULL인터뷰]

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 연출 김홍선 감독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21.03.23 11:30 / 조회 : 1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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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 연출 김홍선 감독/사진제공=tvN


'루카 : 더 비기닝'의 연출을 맡았던 김홍선 감독이 또 한 번 '장르물의 대가'의 능력을 보여줬다.

김홍선 감독이 연출을 맡은 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극본 천성일, 연출 김홍선. 이하 '루카')는 특별한 능력 때문에 쫓기게 된 지오(김래원 분)가 유일하게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강력반 형사 하늘에구름(이하 구름(이다희 분))과 함께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스펙터클 추격 액션극이다. 지난 9일 종영했다.

'루카'를 통해 김홍선 감독은 화려한 액션신을 비롯해 '인간의 욕망', '인간이 과연 옳은가?' 등에 대한 메시지를 작품을 통해 이야기 했다. 전작 '보이스' '손 더 게스트(손 the guest)' '블랙' 등과는 결이 다른 장르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여기에 주인공 지오가 빌런으로 재탄생하는 듯한 파격 결말까지 더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시즌2 기대감까지 불을 지폈다.

악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선보였던 김홍선 감독의 행보와는 전혀 달랐던 '루카'였다. 그간 자신이 선보였던 작품과 또 다른 장르물을 선보인 김홍선 감독. 그가 스타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기획의도부터 시즌2 계획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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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사진=tvN
-'루카'의 기획 의도는 무엇이었는가.

▶ '루카'를 통해서는 인간의 이기심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욕망의 실체화인 이기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말하고 싶었다. 인간도 아니고 그렇다고 동물도 아닌 불행하고 불완전한 존재인 지오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의 끝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인간이 다 옳은가?'라는 대사처럼 '팬데믹도 환경 기후도 모두 다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 이런 걸 한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 했습니다. 저는 '루카'에 나타난 세상이 우리네 세상과 닮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씁쓸하고 답답하지만 그대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홍선 감독의 전작과 색다른 세계관이었던 '루카'. 향후 시즌제를 기획하고 있는가.

▶ 제목 중 '더 비기닝' 때문에 시즌2를 많이 이야기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즌2를 염두에 두고 만든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원래 제목은 '루카'였지만, 촬영을 다 하고 나니 '이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의 시발점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제목에 더 비기닝을 붙인 것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시즌2는 안 하자 주의라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누가 이어서 시즌2를 만들어 가신다면 저도 엄청 기대가 됩니다.

-'루카' 애청자들이 결말에 대해 '멘붕' '파격적'이라는 표현을 했다. 혹시 결말에 담긴 의미가 있는가.

▶ 지오는 만들어진 생명체로, 태어나서 살면서 한번도 본인의 선택을 하지 못한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오에게 본인이 인간으로 살지 괴물로 살지 선택할 권리를 주고 싶었습니다. '어떤 생명체도 권리를 박탈당하면 안 되지 않나? 그것이 인간이라면 더욱 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오가 내리는 결정을 따라가려 했습니다. 지오가 무슨 결정을 내리든 그건 지오가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믿으려 했습니다. 결국 지오는 괴물이 되는 결정을 내렸지만, 정말 지오가 괴물인지는 여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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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 연출 김홍선 감독/사진제공=tvN


-시즌2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했는데, 시즌2 기획에 대한 생각도 없는가.

▶ 제가 아무리 어떤 작품이 잘 돼도 시즌2를 안 하려는 이유는, 인생은 짧고 할 이야기는 많다는 제 개인적인 생각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 데 반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다른 이야기'를 찾으려 합니다. 그렇게 계속 다른 이야기를 찾다 보니 지금까지 온 것 같습니다.

-'루카'에서 보여준 세계관은 전작들과 분명 달랐다. 생명공학 등 SF 느낌이었다. 혹시, 전작과 조금이나마 연결되는 세계관이 있는가.

▶ '루카'의 세계관은 기존의 행보를 조금은 뒤집는 결과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단히 흥미로고, 제 작품은 아니지만 영화 '조커'와 더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복잡하고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이제 한두 가지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루카'는 이러한 복잡한 세계를 반영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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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 주인공 지오(김래원 분)/사진=tvN


-시청자들이 궁금해 했던 부분 중 하나가 '주인공이 왜 히어로가 아닌 빌런이었는가'였다. 이유가 궁금하다. 주인공 지오는 정말 빌런인가.

▶ 코로나 시대에 많은 분들이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원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루카'는 코로나 이전부터 기획된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애초에 정의롭기만 한 주인공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내용은 다루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오가 빌런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히어로도 아닙니다. 굳이 정해야 한다면 다크 히어로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루카'에서 괴물들은 지오를 둘러싸고 욕심을 이루려 하는 인간들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까지의, 그리고 앞으로의 지오의 행보가 빌런의 행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김래원, 이다희, 김성오, 안내상, 진경, 박혁권, 김민귀 등 많은 배우들이 출연한 '루카'였다.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는가.

▶ 김래원 배우는 천생 배우입니다. 복잡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인 지오의 내면을 그렇게 깊고 다채롭게 보여주기 솔직히 쉽지 않았습니다. 편집실에서 화면을 보면서 '아 이런 것도 표현했구나' 하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오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한 고민선상에서 몸도 만들었습니다. 길 잃은 강아지처럼 앙상한 느낌을 주고 싶다고 했는데 그걸 몸으로 만들어내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이다희, 김성오 배우 역시 이들이 왜 이름을 걸고 배우로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나 라고 놀랄 때가 많았다. 김성오 배우 또한 명불허전 연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이 외의 모든 배우분들께 의존한 것이 많습니다. 배우분들 모두가 자신의 것을 다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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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 연출 김홍선 감독/사진제공=tvN


-차기작과 향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 현재 준비중인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 리메이크입니다. 대단히 기대되는 작품이다. 좀 설렌달까, 그런 느낌입니다. 전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아마도 장르적 도전을 계속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세계관을 조금 더 넓히고 싶어서 좋은 작품을 고르고 있는 중입니다. 존재론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세계관을 갖춘 작품이기만 하다면 어떤 유형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종이의 집'에서는 어떤 세계관을 보여주게 될까.

▶ '루카'에서는 인간의 욕망의 실체인 이기심을 말하려 했다면 '종이의 집'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담은 사랑을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에는 여러 가지의 사랑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미묘함을 찾고 싶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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