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과 찬란의 인연..그리고 '썸머 85' [★비하인드]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0.12.12 10:35 / 조회 : 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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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영화 속 뒷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썸머 85'가 12월 24일 개봉한다. 이번에도 수입사 찬란이 배급하고, 소지섭과 그의 소속사 51k가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소지섭과 다양성영화 수입사 찬란의 인연은 오래됐다. 소지섭은 전역 후 첫 영화로 '영화는 영화다'(2008년)에 출연했다. 김기덕 감독이 제작하고, 장훈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영화다'는 당시 부족한 제작비에 허덕였다. 그 소식을 들은 소지섭이 선뜻 투자해 영화 제작이 궤도에 올랐다.

찬란 이지혜 대표와 인연은 바로 그때 시작됐다. '영화는 영화다' 제작사에서 일했던 이지혜 대표가 그 뒤 퇴사하고 찬란을 세운 것. 찬란에서 영화를 수입한다는 소식을 접한 소지섭은 2014년 '필로미나의 기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영화 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다양한 영화를 수입하는 데 힘을 보탠 게 더 크다. 그의 소속사 51k도 그즈음부터 찬란에 개별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지혜 대표와 51k 김정희 대표는 칸국제영화제 기간 중 열리는 칸필름마켓에 같이 참여해 수입할 영화를 챙기기도 했다.

2015년부터는 소지섭과 51k가 각각 연간 단위로 찬란에 투자하고 있다. 개별 작품마다 투자하는 게 아니라 1년씩 투자해 찬란이 안정적으로 영화를 수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연 단위로 억대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찬란이 소지섭, 51k와 협업해 수입해 한국에 공개한 영화들로는 '셀마' '5일의 마중' '필로미나의 기적' '비거 스플래쉬' '카페 소사이어티'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퍼스널 쇼퍼' 등 다양하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 대부분은 찬란과 소지섭 측의 협업으로 한국에 소개됐다.

소지섭이 투자해 한국에 소개한 영화들 중에선 수익을 낸 영화들도 있지만 한국 다양성 영화 시장이 녹록지 않은 만큼, 투자 대비 수익률은 큰 의미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영화들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극장에서 다양한 영화들을 볼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는 게 더 적확한 표현이다.

'썸머 85'는 1985년 여름을 배경으로 알렉스와 다비드의 가장 뜨거웠던 청춘의 사랑을 담은 영화다.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며,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에는 첫 선을 보였다.

어려운 시기지만 좋은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된 데는 여러 사람의 공이 필요했다. 그중의 한 명이 소지섭이다. '썸머 85'를 선택할 때 인연을 잠시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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