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뗀 기분"..'악의꽃' 김수오 '군백기' 딛고 활짝[★FULL인터뷰]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 임호준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0.10.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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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오 /사진제공=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수오(27·김진우)가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극본 유정희, 연출 김철규)을 만나 연기력을 꽃피웠다. 2017년 군 입대로 공백기를 보냈지만, 자연스럽게 배역에 녹아든 호연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3일 종영한 '악의 꽃'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와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가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마주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극 중 강력 3팀 막내 형사이자 차지원(문채원 분)의 파트너 임호준 역을 맡았던 김수오는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첫 걸음마를 뗀 것 같은 기분"이라며 애정 어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임호준은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졌을 때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는가 하면, 위기에 처한 선배들을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등 등장하는 신마다 '키맨'으로 활약을 펼쳤다. 김수오는 "(임호준은) 강력계 형사로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팀의 막내로서 허당기 있고 귀여운 이미지도 있어야 했다"며 "열정 넘치지만 아직은 서툰 막내 형사를 귀엽게 봐주셨다면 성공한 것 같다"고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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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오 /사진제공=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다음은 김수오와 나눈 일문일답.


-'악의 꽃' 종영 소감을 전해주세요.

▶가장 먼저 '악의 꽃'이라는 좋은 작품에 합류할 수 있게 해주시고, 매력 넘치는 임호준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해주신 감독님,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코로나19, 폭염, 태풍, 장마까지 궂은 날씨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배우들이 아무 걱정 없이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애써 주신 전 스태프 분들께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수많은 악조건 속에서도 멋진 작품 완성시켜 주신 감독님 이하 모든 스태프 분들,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존경한다. 좋은 선배, 동료 배우 분들, 스태프 분들을 만나 촬영장에 오는 매 순간이 설렜고, 호준이를 연기할 수 있어서 7개월 동안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그리고 매주 수, 목요일 밤을 함께 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악의 꽃'이 배우 김수오에게 갖는 의미를 설명해주세요.

▶전역 후 첫 복귀작이었던 만큼 작품에 캐스팅 되기 전부터 촬영이 끝나고 시청자 분들께 선보이게 되는 순간까지의 기대감이 유독 컸다. 그래서인지 '악의 꽃'을 통해 첫 걸음마를 뗀 것 같은 기분이다. 아기들이 처음 뒤집기를 성공하고, 기어 다니다가 결국 두 발로 서서 첫 걸음을 내디딘 후에야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악의 꽃'은 김수오라는 배우가 드디어 혼자 서서 걸을 수 있게 됐다고 느끼게 해 준 뜻 깊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임호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중점을 뒀던 부분이 있다면.

▶강력계 형사로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팀의 막내로서 허당기 있고 귀여운 이미지도 있어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 상반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극 중 수사 과정에서 호준이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현장에서 서투르고 긴장하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열정만큼은 호랑이지만 능력은 아직 동네 강아지 수준이랄까? 시청자 분들께서 열정 넘치지만 아직은 서툰 막내 형사를 귀엽게 봐주셨다면 성공한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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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오 /사진제공=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촬영 현장 에피소드를 전해주세요.

▶11회에 강력 3팀이 염상철 조직을 소탕하러 가는 장면이 있다. 등장 인물도 많고 액션 씬도 있고 촬영해야 하는 분량도 굉장히 많아서 다들 고생했던 장면인데, 저 개인적으로는 11인승 승합차를 직접 운전해서 좁은 골목길에 들어갔던 씬이 기억에 남는다.

길이 워낙 좁다 보니 혹시나 차량이 주변에 부딪힐까 봐 조심조심 운전했는데 감독님께서 범인을 잡으러 간 차가 너무 천천히 들어오면 어떡하냐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긴박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있는 힘껏(?) 속력을 냈다가 급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는데, 같이 타고 있던 문채원, 최영준, 최대훈 선배님 세 분 모두 그 순간 "으악!"하고 괴성을 지르셨다.

그 뒤로 촬영하는 내내 최영준 선배님, 최대훈 선배님이 번갈아 가며 운전 훈수를 두시는 게 너무 재밌어서, 차량 밖은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차 안에서는 다 같이 웃으며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힘들면서도 즐거웠고,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이었다.

-극 중 문채원을 따르는 후배인데, 문채원과 연기 호흡 어땠나요.

▶촬영 감독님께서 문채원 선배님께 "지원이는 왜 호준이만 예뻐해" 하셨을 정도로 현장에 도착하시면 손부터 잡아 주시며 많이 챙겨 주셔서 저도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촬영하면서 호준이를 많이 배려해 주셔서 마음을 열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강력반 내 팀워크는 어땠나요? 함께 연기하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강력 3팀의 케미는 굉장히 좋았다. 두 선배님께서 촬영 들어가기 전 대사 외적인 부분까지 챙겨 주실 정도로 다양한 조언들을 많이 해주셔서 강력 3팀이 등장하는 장면들이 더 생동감 넘치게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강력 3팀과 함께 한 매 순간이 기억에 남는데, 그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았던 건 태안에서의 촬영이었다. 햇빛이 정말 강렬하게 내리쬐는 절벽에서 백희성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씬을 촬영했는데, 중요한 씬이었기 때문에 많이 긴장해 있었다. 모두 폭염에 지쳐 있었는데, 서로 으쌰으쌰 하면서 촬영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사실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기 보다는 촬영 후에 최영준 선배님의 삶, 최대한 선배님의 가족 얘기들, 저의 학창 시절 에피소등 등 사적인 대화들을 나눴던 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정말 친한 형들과 여행 온 느낌이었다. 앞으로의 배우 생활을 위한 조언들과, 연기를 하면서 꺼낼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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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오 /사진제공=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군 입대 전후 연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달라진 게 있다면.

▶조금 더 절실해졌고, 조금 더 솔직해졌다. 2년이 넘는 공백 기간 동안 정말 일을 하고 싶었고, 현장이 그리웠다. 배우라는 나의 직업에 대해 이전보다는 좀 더 무겁고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악의 꽃' 현장에 처음 섰을 때는 솔직히 현장 경험이 처음인 것처럼 떨렸다. '심장이 벌렁벌렁하다'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확실히 느꼈다. 제가 떨고 있다는 걸 모두가 알 정도로 떨었는데, 현장의 모든 선배님들이 정말 잘 챙겨 주시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데뷔 과정을 말씀해주세요.

▶예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극 영화과에 진학해 거의 6,7년 동안 이론 위주로 배우다 보니 현장에 가고 싶었다.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다 직접적으로 현장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 카메라 팀에 지원했다.

현장에서 일하면서도 연기 지망생임을 열심히 어필하다고 다니다가 '트라이앵글' 카메라 팀으로 일하면서 이범수 선배님을 만났다. 선배님께서는 제가 연기 전공한 것을 아신 이후 현장에서 뵐 때마다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시며 큰 관심을 보여주셨다. 선배님께 짬짬이 연습했던 연기를 보여드렸고, 이후 감사하게도 오디션 기회를 주셔서 선배님께서 대표로 계신 지금의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해 배우로 데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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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오 /사진제공=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배우로서 롤모델이 있나요?

▶특정 배우가 아닌, 현장에 계신 모든 선배님들이 저의 롤 모델이다. 선배 배우님들께서 촬영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모든 분들께 배울 점이 있다. 선배님들 각자가 가지고 계신 장점들을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것이 좋고, 행복하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판타지 요소가 섞인 사극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태왕사신기'에서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을 다루는 '담덕'(광개토대왕) 같은 한국형 히어로를 연기해 보고 싶다. 전우치, 홍길동 등 매력적인 한국형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판타지 사극이 제작된다면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요?

▶장장 7개월 동안의 '악의 꽃' 촬영이 이제 막 끝나서 지금은 약간 쉬면서 숨을 고르고 있다. 물론 쉬는 중에도 오디션도 보고 있고, 이야기 중인 작품도 검토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악의 꽃'처럼 좋은 작품을 통해 좋은 역할로 시청자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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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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