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리' 예원 "'잘 해왔다' 인정받을 날이 오겠죠?"[★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7.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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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예원 /사진=비케이컴퍼니


"'배우 예원'이 아직 낯설지만 '잘 한다'고 인정 받고 싶어요."

그룹 쥬얼리 출신 예원(30)이 어느덧 데뷔 10년 차로서 '배우'의 행보를 걷고 있다. 아이돌 가수, 예능인, 배우. 예원이 2011년 쥬얼리로 데뷔한 직후 병행했던 분야다. 그는 한때 가수보다 예능에서 더 돋보여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도 했다.


또 예원은 한동안 활동을 쉰 적도 있다. 그런 그는 데뷔 후 단맛 쓴맛을 고루 경험하고서 현재 내적으로 성숙한 배우가 됐다. 예원은 2011년 드라마 '오 마이 갓'으로 연기에 처음 데뷔, 이후 '스탠바이', '미스코리아', '호텔킹',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최근 그는 MBC 4부작 드라마 '미쓰리는 알고 있다'(이하 '미쓰리')를 선보였다.

'미쓰리는 알고 있다'는 재건축 아파트에서 벌어진 의문의 죽음을 둘러싸고 용의자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사건극. 인간의 욕망과 진실을 다룬 드라마다. 예원은 극중 궁 아파트의 총무 역을 맡아 미워할 수 없는 푼수로 활약했다. 궁 아파트 총무는 부녀회장(전수경 분) 옆에 찰싹 붙어 아파트 내부 일들에 한 마디씩 거들면서 그의 남편인 관리소장(우지원 분)과 불륜을 저지르는 얄미운 캐릭터를 보여줬다. 예원은 리얼한 생활 연기로 미스터리 속 유쾌한 웃음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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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예원 /사진=비케이컴퍼니



-'미쓰리'가 4부작으로 종영했다.

▶4부작이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첫 회 촬영할 때부터 얼마 안 남았다는 게 있어서 선배님들도 저희도 더욱 최선을 다 하려고 노력했다. 이 드라마 자체가 어두운 분위기였는데 내가 나오는 신에서는 밝아진 톤으로 연기하기 편했다. 다른 신에서 집중을 하면서 얘기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했다. 분위기 자체는 다른 16부작 못지않게 끈끈했던 것 같다. 우리가 코로나19 때문에 회식을 못해서 아쉬웠는데, 오히려 촬영장에서 식사도 하면서 더 급격히 친하게 지냈다. 상대적으로 우리팀은 여자 배우 수가 적어서 여자 배우들끼리의 모임이 끈끈했다. 또 선배님들이 많이 챙겨주셨는데 나는 숟가락만 얹은 것 같다.

-'미쓰리'가 시청률이 높진 않았지만 '웰메이드'라고 평가 받았다.

▶우리는 '가난했지만 행복했다'고 했다. 우리끼리 만족하며 촬영한 현장이었는데, 관계자분들도 4부작이지만 웰메이드가 나왔다고 하시더라. 나도 자부심을 가지고 인터뷰를 하게 됐다. 촬영 기간만 두 달 걸렸는데 4부작이어서 아쉽기도 하지만 여운이 더 길게 남는 것 같다.

-'미쓰리'에 참여한 계기는?

▶이동현 감독님이 내가 '호텔킹'에 출연했을 때 조연출이셨다. '호텔킹'이 7년 전 작품인데, 이번에 감독님이 입봉하시는 작품으로 다시 만나니 감회가 남다르다. 7년 전에 연기를 할 때는 아이돌로서 연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뭔가 정신없이 촬영을 했던 것 같다. 그땐 20대 초반이기도 했고, 지금은 30대 초반이어서 감독님의 모습, 내가 연기에 임하는 태도도 같이 달라진 것 같다. 그때보다 지금 내가 조금 더 디테일하고 깊숙이 연기를 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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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예원 /사진=비케이컴퍼니


-푼수 총무 역을 예원의 해맑은 이미지에 맞게 잘 소화했다.

▶극중 총무가 철이 없는데 그걸 유쾌하게 풀어냈다. 총무가 불륜을 일으키는 모습도 있어서 괜찮을까 싶었는데 아예 내려놓고 풀어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쓰리'에서 돋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30대가 된 후 스스로나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다.

▶20대 때는 쫓기는 느낌이 있었다면, 서른이 넘으니 그런 게 다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이것 또한 나여서 나대로 하면 된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다. 현실을 받아들이니 편해지더라.

-예원만의 허당미가 대중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것 같다.

▶실제로 내가 똑부러지는 건 아닌 것 같다. 인간적으로 부족함 투성이인 것 같다. 내가 스스로 완벽하지 않을 거라면 부족한 그대로 보여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완벽한 척했다가 부족한 게 보이면 더 안 좋아보이는 것 같다. 나는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지만 열심히 노력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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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예원 /사진=비케이컴퍼니


-'미쓰리'로 얻은 것은?

▶사람들을 많이 얻었다. 감독님과 과거의 인연으로 또 만났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여기서도 최선을 다하자는 게 있었다. 언제 어디서 또 뵐지 모르는 귀한 분들을 얻었고, 나의 또 다른 웰메이드 필모그래피를 쌓은 것 같다.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된 것 같다.

-과거 예능을 많이해 예능 이미지가 남아있고 동안이다. 이에 따라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는 고민이 있을 수 있다.

▶내가 23살에 데뷔해서 데뷔를 일찍한 편은 아니다. 연습생 생활을 오래하고 대학도 다녔을 때, 사회에 나올 수 있을 시기에 가수로 시작했다. 제대로 하고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족한 생각도 들었다. 데뷔는 늦게 했지만 나는 아직도 철들지 않은 것 같다.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내가 제대로 갖춰져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압박이 있다. 어려보이는 게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은데, 단점은 내가 마냥 어릴 수만은 없지 않나. 내 나이를 말하면서도 이제 어리지 않다는 소릴 들으니 그에 맞는 생각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압박이 있긴 하다. 예전엔 많이 까불고 자신감도 넘쳤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쓸데 없는 고민도 많이 하게 됐고 소심하고 조심하게 됐다. SNS를 올릴 때도 임시 저장을 해놨다가 수백 번을 다시 점검해보고 올릴 때가 많다. 소심한 일탈은 SNS에 사진을 한 번에 올리는 것이다.(웃음)

-이제 '가수'가 아닌, '배우'란 수식어가 붙게 됐는데.

▶아직은 그런 표현이 부끄럽기도 하다. '배우'라 불리고 싶으면서도 내가 아직 그럴 자격이 되나 싶다. 스스로 만족을 못하는 것 같다. '연기 잘 하더라'는 말을 어딜 가나 듣는다면 부끄러움이 해소될까 싶다. 나의 길을 가는 후배분들이 인정해준다거나 동료들, 관계자분들이 '잘 해왔다'고 인정해주시는 날이 언젠가 오길 바라면서 연기한다. 나의 히스토리를 다들 아실 테니 언젠가 좋은 날을 알게 되고 보게 된다면 그게 더 뿌듯하지 않을까. 내가 꿈꾸는 순간이 연기상을 수상하며 시원하게 눈물도 흘려보는 것이다. 살아온 날들을 내뿜으면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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