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연상호 감독이 말하는 #좀비 #강동원 #연니버스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7.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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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 사진제공=NEW


영화 '부산행'으로 K좀비 열풍을 만들어 낸 연상호 감독이 다시 한 번 좀비 영화로 돌아왔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이후 4년 뒤 이야기를 그린 '반도'를 통해 할리우드 수준의 볼거리를 갖춘 한국형 좀비물을 선보인다. 2017년 '부산행' 개봉 당시 한국에서 마이너 장르였던 좀비물은 '부산행'이 천만 관객을 돌파함과 동시에 이후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됐고, 이후 해외에서도 K좀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반도'는 좀비영화에 액션을 더해 더욱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연상호 감독은 한국의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그려내며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를 더욱 확장 시켰다.

코로나19 시국 속 개봉하게 됐다.


▶ 영화 시사회 때 극장에 가보니, 극장에 사람들 많은 게 너무 오랜만이더라. 저희는 지난해부터 올해 7월 정도에 개봉하겠다는 플랜을 가지고 오던 상황이다. 아시아권에서도 '반도'가 코로나19 이후 재개의 시작이다. 어제 사람들 보니 실감 나더라. '반도'라는 영화가 극장 산업과 밀접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영화라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 제목 '반도'는 어떻게 나온 것인가.

▶ 한국이 반도라는 것이 운이 좋았다. 반도는 지형적 특성이고, 한국만의 독특한 느낌이 있다. 바다에 있는 섬도 아니고, 위로 뚫려있지만, 여러 이유로 막혀서 갈 수가 없다. 물리적으로 완전 갇혀있다고 할 수 없지만, 탈출하는 희망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런 지형의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국가들과 탈출해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 담겨 있다. 영화 속 서대위(구교환 분)는 간절히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이미 나간 정석(강동원 분)의 일행은 결국 다시 돌아오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반도'라는 제목이 좋았다. 처음에는 '부산행2'가 어떠냐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부산에도 가지 않는데 그렇게 할 수 없었다.(웃음) '부산행'과 '반도'는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반도'라는 지형적인 특성이 주는 느낌이 이 기획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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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 사진제공=NEW


좀비물을 처음 만들던 '부산행' 때와 기대 속에서 속편을 만들게 된 '반도'때, 언제가 더 힘들었나.

▶ '부산행' 때 좀비물 준비하기가 더 까다로웠다. 사실 좀비장르는 마이너하다. 마이너한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그것에 대해서 딥하게, 더 깊이 들어간다. '부산행'이 대중적으로 잘 됐기 때문에 기준점이 된 것도 있다. 그런데 '부산행'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말이 많았다. 좀비를 좋아하는 사람이 만들었다면서 왜 좀비가 뛰냐. 좀비는 빠른 게 아니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부산행' 할 때도 전세계에 좀비물이 많이 나왔고, 뛰는 좀비는 클래식한 좀비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부산행'은 조지 로메로 감독의 작품 특성을 따른 클래식한 좀비 영화라고 생각한다. '반도'는 '부산행' 이후 새롭게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연장 선상에 있다고 생각하고 클래식한 부분을 안고 작업했다.

'돼지의 왕'부터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줬다. '부산행', '서울역', '반도'까지 연상호 특유의 세계관을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로 부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연씨가 희귀해서 그런 것 같다.(웃음) 마케팅에서 그런 걸 포인트로 잡은 모양인데 사실 그런 것은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좀비물이다. 그래도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제 작품 '돼지의 왕'부터 지금까지 제가 하는 작품이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지만, 아예 다르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두 개의 평가가 동시에 존재한다. 예술은 존재 자체로 논란과 이슈를 발생 시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작업한다. 그렇게 계속 격렬한 반응을 해주는 것은 제가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강동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와 호흡은 어땠나.

▶ 강동원 배우와 작업하면서 놀랐던 것이 몰입력이 좋다. 강동원은 카메라, 조명 등을 읽고 자신이 어떻게 나올지 그것을 명확하게 안다. 몸 사용법, 표정 연기를 카메라와 같이 하는 것을 되게 잘 아는 배우다. 강동원이 감정 연기, 액션 연기를 잘해서 작업하기 편했다. 저는 원래 강동원을 그전 영화부터 좋아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미남 배우인데, 강동원이 작업해온 영화 보면 물론 전형적 미남 연기를 할 때도 있지만 거기에 갇혀있지 않는다. 여러 가지 얼굴 있다. 얼빠진 얼굴, 차가운 얼굴 그리고 악역도 많이 하고 코미디도 많이 한 배우다. 강동원은 열려있다. 그는 제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는 배우다. 재미있는 역을 많이 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강동원은 오히려 너무 잘 생겨서 영화 캐스팅할 때 약점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배우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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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 사진제공=NEW


영화 속 좀비만큼 큰 볼거리가 카체이싱이다. 어떻게 기획했나.

▶ 고민을 많이 했다. '부산행'은 기차라는 공간이 강력했다. '반도'는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내가 보고 싶어하는 쾌감 같은 것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카체이싱 아이디어가 나왔다. 처음에 구상했던 이미지는 어린 소녀가 덤프트럭을 몰고 가는 것이었고, 거기서부터 카체이싱의 구상을 시작했다.

'부산행'의 흥행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부산행'이 히트한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했지만 명확한 답은 모르겠다. 영화를 만드는 것과 시대의 흐름이 대중의 흐름과 공명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도 영화를 하면서 항상 그게 고민이다. 내년은 어떤 세상이 될까. 이 흐름에 대해서 생각하다.

흥행감독이 되면서, 뭔가를 내놓을 때마다 대중의 기대가 크다. 부담감은 없나.

▶ 관심 받는 만큼의 공명을 일으켜야 되는 상황이다보니 고민하고, 미리 예측을 안 할 수가 없다. 지금 현재의 흐름과 관객의 생각 같은 시그널을 읽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늘 고민하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원하는 방향성을 제가 다 읽어내지 못해도 최대한 반영하자는 생각을 하고 영화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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