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차 엠투엠 손준혁이 밝힌 #보코#성시경#장성규#사랑[★FULL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20.07.18 06:00 / 조회 : 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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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투엠 손준혁


14시간의 기다림이었다.


2020년 4월 23일이었다. 손준혁은 경기도 고양시 CJ ENM 일산 스튜디오 엠넷 '보이스 코리아 2020' 현장에 있었다.

오랜 기다림 뒤에 무대에 올랐고, 김범수의 '끝사랑'을 불렀다. 심사위원 성시경이 노래 시작 6초 만에 의자를 돌렸다. 합격의 의미. 성시경은 노래 끝난 뒤 한마디 했다. "수고했어." 손준혁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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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혁은 지난 2004년 엠투엠(M To M)으로 데뷔했다. 1집 '사랑한다 말해줘'로 시작해 '세글자', '여보야', '새까맣게' 등 일명 '소몰이창법'의 미디움템포곡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엠투엠은 이후 멤버 변화를 거치며 2013년부터는 손준혁 홀로 활동 중이다. 올해로 데뷔 17년차.


손준혁의 '보이스 코리아 2020' 출연 결정은 쉽지 않았다.

"새 앨범을 준비 중이었어요. 매니저를 통해 연락이 들어왔는데 계속 고사했죠. 못 나가겠더라고요. 못 내려놓으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엠투엠 하면 소몰이창법인데, '보이스 코리아 2020'에 나가서 그걸 완벽하게 떨쳐낸다면 팬들이 안 좋아할 것 같았어요. 부끄럽기도 하고요. 딜레마였죠. 근데 제 스스로 뭔가 정체된 느낌이었어요. 뭔가 허비한 느낌이랄까. 새 앨범을 내는 데 전화점이 필요했어요. 계속해서 앨범을 도와주고 있는 스태프들에게도 미안했어요. 결국 스태프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제 인생이 허비되고 있다는 느낌, 이 2가지가 출연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줬어요. 문득 그런 생각도 들긴 했어요. 나가지 않았는데 '보이스 코리아'가 잘되면 배 아프지 않을까(웃음)."

손준혁은 "진짜 신인의 마음으로 나갔다. 잘 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내가 뭔가를 하고 있구나. 그다음부터는 녹화 날짜가 기다려졌다"고 했다.

"1라운드에서 '끝사랑'을 부르면서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눈을 질끈 감고 끝까지 불렀는데, 눈 떠보니 성시경 선배가 (의자를) 돌아있더라고요. 성시경 선배가 '나오는데 생각을 많이 했을 텐데 잘 견딘 것 같다'고 하는데 울컥했죠. 뭔가 알아주는 느낌이 들었어요."

손준혁은 2라운드 전철민과의 배틀에서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2라운드에 올라갈 때까지만 해도 솔직히 그다음 라운드는 생각도 안했어요. 그런데 연습하면서 노래 부르는 걸 성시경 선배가 듣더니 '오늘은 준혁이가 괜찮네' 쓱 얘기하는데 순간 욕심이 들더라고요. 무대 하는데 심사위원들 리액션이 많아서 '이것 자칫 잘못하면 올라갈 수 있겠구나' 했는데 떨어졌죠(웃음). 사실, 속이 후련했어요."

후련했다고 했지만, 손준혁은 탈락한 후 '보이스 코리아' MC인 장성규와 취하도록 술을 마셨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한영고)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다.

"(장)성규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인데, '보이스 코리아' 출연 결정을 했을 때 뭐랄까 민낯 같은 걸 들킨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성규가 그러더라고요. '어려운 결정해줘서 고맙다'고요. 완전 감동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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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손준호, 방송인 장성규, 가수 손준혁(왼쪽부터) /사진=굿모닝FM


장성규의 친구 감동 주기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진행 중인 MBC 라디오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에 손준혁을 초대했다. 고교 시절 같은 반 친구였던 뮤지컬배우 손준호도 함께했다.

"'보이스 코리아' 탈락 후에 성규가 먼저 제안을 해줬어요. 친구로서 고마웠죠. 성규, 준호, 배치기 이렇게 4명이 같은 반이었어요. 고교 시절엔 누가 먼저 데뷔하냐 이런 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에 이렇게 활동하고 있는 걸 보면 신기해요. 성규는 특히 고등학교 때 얼굴과 지금 얼굴이 똑같으니 더 신기하죠. 자기 SNS로 저를 홍보도 많이 해주고, 정말 고마운 친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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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투엠 손준혁


손준혁은 지난 9일 새 싱글 SEASON2/#3 '덜 사랑해 좋겠다'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덜 사랑해 좋겠다'를 비롯해 'Missing U(미싱 유)', '덜 사랑해 좋겠다(piano.하은지)'에 인스트까지 총 4곡이 수록됐다.

"조은희 작사가가 20대 때 목숨까지 내놓고 싶을 정도로 절실히 사랑한 후에 가슴 아프게 이별했던 당시 느낌의 노랫말을 완성해줬어요. 사실 이 곡을 만들 때 앞집에서 부부가 정말 엄청 싸웠어요. 30분 이상을 큰 소리로 싸우더라고요. 결혼하면 저렇게 되는 건가 싶었죠. 그 부부싸움 소리를 들으며 20분 만에 곡을 만들었죠. 그래서 멜로디가 많아요(웃음). 조은희 작사가에게 헤어지자마자 드는 '미운 마음'을 가사에 담아 달라 부탁했어요."

그러나 '덜 사랑해 좋겠다'의 가사는 한 편의 시(時)같다. 소식을 더 이상 듣는 게 아닌, 소셜미디어로 '보는' 현세대의 사랑을 담았다.

니 모습 그립고 그리워 더 외로워

또 외롭고 외로워 더 그리워


와 같은 가사는 특히 더 그렇다.

이제 니 소식 못 보겠지

나는 니 친구도 아니라

나를 지우고 새 추억들을

곧 만들어 가겠지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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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투엠 손준혁


엠투엠의 사랑 연작 앨범이지만, 손준혁의 보컬은 그새 달라졌다.

"'보이스 코리아'의 영향이 있었어요. 예전에는 흉내를 냈다고 할까요. 어떻게 하면 톤이 예쁠까. 어떻게 하면 노래를 잘하는 것처럼 들리게 할까 했었죠. 그런데 이번 '보이스 코리아' 뒤풀이 때 성시경 선배의 조언이 저를 달라지게 했어요. '앞뒤 생각하지 말고 네 목소리, 지금의 목소리 그대로 불러, 그게 네 노래야' 라구요."

손준혁은 "진짜 목소리로 노래했다"며 "마지막에 오케이를 할 때까지도 이게 맞나 싶었다"고 했다. 녹음에는 일주일이나 걸렸다. 손준혁이 하나의 곡을 녹음하는 데 제일 오래 걸린 녹음이었다. 그는 "성시경 선배를 사람으로서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덜 사랑해 좋겠다'로 진짜 목소리, 진짜 노래로 돌아온 손준혁은 엠투엠의 전매특허랄 수 있는 미디움템포의 신곡도 준비 중이다.

"'세글자'의 박근태 작곡가와 지난해부터 만나 얘기 중이에요. '진짜 목소리'로 팬들이 좋아해 주시는 엠투엠 색깔 가득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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