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이식 생각도"..'밥먹다' 하리수가 밝힌 #성전환수술 #결혼·이혼[★밤TView]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6.2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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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화면 캡처


가수 겸 배우 하리수가 성전환 수술부터 녹록치 않았던 연예계 생활, 결혼과 이혼 과정 등에 대해 속 시원히 털어놨다.

22일 오후 방송된 SBS 플러스 예능프로그램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는 하리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하리수는 10년 전 미모 그대로란 반응에 "살이 좀 찌고 살이 좀 쳐졌다"고 솔직한 입담을 시작했다. 외모 관리에 대해 그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다른 사람처럼 피부관리에 신경쓰지 않는다. 세수만 10번 이상 하는데 얼굴에 뭘 안 바른다"고 밝혔다. 국내 트렌스젠더 연예인 1호인 하리수는 "데뷔하면서 '여자보다 예쁜 여자'란 수식어가 붙었다. 내가 예쁜 것에 집착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나도 사람인지라 47세 나이에 뭘 먹으면 살도 찐다. 재작년부터 새치가 나더라"고 말했다.

이날 하리수는 자신의 '인생 베스트 3'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리수는 "내 인생 베스트3 첫 번째는 '성전환 수술'"이라며 "1995년 9월에 성전환 수술을 했다. 어릴 때 이모가 나를 데리고 나가면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인형 선물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볼터치 같은 화장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는 그는 "중고등학교 때는 남중, 남고를 나왔는데 트랜스젠더가 있는 지도 몰랐던 상태에서 살아왔다. 살다 보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남자였고, 주변에서 '여자 같다', '예쁘다'고 하는 게 당연했다"고 밝혔다. 학교 다닐 때 인기가 많았겠다는 말에 하리수는 "남고에서 예쁘고 여성스러운 사람이 인기가 있었다"고 자신의 인기를 자랑했다.

하리수가 성전환 수술을 결심한 계기는 학창시절 1년 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 때문이라고. 당시 남자친구가 가벼운 만남을 말하며 "어차피 남자니까 헤어지자"란 말을 하자 하리수는 "나의 몸을 바꿔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1990년대 우리나라에 성전환 수술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 국내에선 10명 정도만 수술을 했다. 나는 만 19세로 성인이 되자마자 수술비를 모아 성전환 수술을 했다. 당시 여관에서 잘못된 수술을 받고 응급실에 실려간 언니도 있었다"고 말했다.


성전환 수술비는 기본 1000만원 정도였다고. 하리수는 일본에서 댄서로 취직해 수술비를 모았다고 밝혔다. 당시 수술을 받았던 심경으로 그는 "수술 몇 달 전에 가서 온갖 검사를 하는데 겁나는 건 없었다. 더 빨리하고 싶은데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했다"며 "엄마가 수술 동의서를 쓰는데 '수술 중 사망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리수는 "수술실로 들어가는 복도에 형광등을 하나씩 지나며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수술이 잘 돼서 행복해야지 등 복잡미묘한 생각이 들었다"며 10시간 동안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후 깨고 누워있는데 누군가 아랫도리에 망치를 친 느낌이 들면서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 뒤꿈치가 너무 아프고 종아리가 부어 미치겠더라. 하반신 통증이 너무 심했다. 2주 동안 누워서 생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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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화면 캡처


하리수의 성향에 대해선 하리수의 어머니와 작은 언니만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미성년자 때 이태원에서 따로 살면서 클럽에 있던 와중에 경찰에게 잡혀 어머니를 불러야 했던 순간을 후회했다. 하리수는 "어머니가 바나나우유를 사주고 집에 가는데 너무 미안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보인 하리수는 "내가 무명 때 일본에서 몇 년 일한 적이 있다. 일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엄마한테 전화해 '죽을래'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면 엄마는 너무 힘들어했다. 내가 엄마를 힘들게 했다"고 털어놨다. 하리수는 학창시절을 지나고 나이가 든 후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가 80이 넘어서 오래 못 살겠다고 한 적이 있다. 노안이 있어서 눈에 주사를 맞으러 다니고 있는데 작년엔 고기를 드시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입원을 했다. 그때부터 치매약을 드시고 있다.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하면 내가 깜짝깜짝 놀란다. 이러다가 갑자기 떠나시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극도로 보수적인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하리수의 여자 같은 모습을 싫어해 그를 태권도 학원에 보내기도 했다. 하리수는 "손님이 '아들이 예쁘세요'라고 하면 '고맙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아버지는 '낳지 말라니까 낳아서 저따위다'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아버지가 하리수의 성전환 수술 이후의 모습을 안 건 그가 데뷔 1년 전 잡지 표지 모델을 한 걸 발견한 때였다. 하리수는 "처음 그 얘길 했을 땐 아버지가 속상했겠지만 나중에 딸로서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는 좋아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아버지와의 관계를 묻자 그는 "예전엔 거의 대화가 없었는데 모시고 살면서 인사를 나누고 용돈을 드리면서 관계가 좋아졌다. 천덕꾸러기가 효녀가 된 거다"며 웃었다.

하리수가 인생 최고의 순간 두 번째로 꼽은 건 '연예계 데뷔'였다. 2001년 하리수가 찍은 화장품 CF가 방송을 탔고, 그해 광고대상을 수상한 것. 하리수는 "내 프로필이 화장품 회장님에게 우연히 들어가게 됐다. 당시 회사에선 내가 모델을 하는 것을 반대했지만 회장님이 밀어붙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리수는 이 광고를 계기로 각종 방송에서 섭외 요청이 왔고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연예계 활동을 하던 당시 반응을 묻자 하리수는 "트렌스젠더들은 싫어했다. 본인의 삶을 숨기고 살았던 시대에서 목소리가 허스키하면 '하리수 닮았다'고 하니 나를 싫어하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답했다. 하리수는 또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계약문제가 있었다며 "캐스팅이 많이 됐는데 주민등록번호가 1로 시작하니 광고 계약 등을 할 때 직접 계약을 할 수가 없었다. 성전환 수술을 했다고 밝히면 따로 만나자고 하면서 이상하게 만나자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계약을 포기한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리수는 2002년 KBS에서 라디오를 하던 당시 PD 남편에게 도움을 받아 호적 정정을 도움받을 수 있었다. 이것이 판례가 돼 트랜스젠더는 2006년부터 호적 정정이 가능케 됐다. 하리수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첫 번째 소속사로부터 2년 간의 활동 수익을 주지 않아 몇 십 억을 떼였다고도 했다.

그에 대한 무성한 소문도 많았다. 하리수는 "데뷔한 후 내가 마당발이었는데 '하리수가 술 마시면 남자 목소리가 난다', '나와 잠을 잤다' 등 말도 안 되는 얘기가 많았다. 너무 바빠서 잠잘 시간도 없어서 사람들을 만났는데 어느 순간 회의감이 느껴지더라"고 밝혔다. 연예인이 된 걸 후회한 적이 없냐 묻자 그는 "내가 힘든 걸 보여줄 순 없고 방송에서 좋은 모습만을 보여줘야 했다. 힘든 속사정이 있는 걸 밝힐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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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화면 캡처


하리수는 여성호르몬을 자주 맞으면 병이 자주 걸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성전환 수술 전엔 호르몬 주사를 한 달에 4~5번 정도 맞았고 성전환 수술 후엔 호르몬 주사를 한 번도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형 중독설에 대해선 "아니다"라며 "데뷔 전 코 수술만 했다. 이후에도 조금씩은 했다. 성형을 매년 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태원에서 10분 안에 모든 남자를 다 꼬신단 소문에 대해선 "아니다. 남친이 없었던 적은 없지만 한 남자를 사귀면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안 둔다"고 밝혔다.

하리수는 자신의 인생 최고의 순간 세 번째로 '결혼'을 언급했다. 원래 결혼에 부정적이었다는 그는 "'우린 결혼할 수 없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유명 연예인과도 적지 않게 만났는데 결혼에 대한 생각을 갖지 못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내가 결혼할 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리수는 지난 2007년 5월 미키정과 법적으로 부부가 됐지만 2017년 합의이혼을 했다. 미키정은 2019년 재혼했다.

하리수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나와 반대인 여자에서 남자로 성전환 수술을 받으며 들어낸 자궁을 이식 받으려고도 했다. 이식 전 면역 억제제를 1년 동안 맞아야 했고, 이식 후에도 면역 억제제를 맞아야했다. 시험관 아이처럼 길러야하기도 했다. 남편은 아이를 안 낳아도 된다고 했지만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이혼을 하게 된 하리수는 "(미키정과) 지금도 가끔 연락을 하며 지낸다"고 말했다. 당시 하리수는 전 남편의 SNS에 축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하리수는 "생일, 명절 선물을 보내긴 한다"며 미키정과 친구 같은 의리를 지켰다. 하리수는 끝으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사랑을 하지 않고 산 적은 없다. (미키정과) 연애 1년, 결혼 10년을 했지만 새로운 인연을 만나 2년째 연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공개 열애를 할 생각은 없다고.

하리수는 다시 태어나면 여자로 태어나고 싶냐는 질문에 "난 남자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다시 태어나면 더 예쁜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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