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의기억법' 주석태 "'편토커' 문성호, 내 악역 중 최고"[★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5.19 11:40 / 조회 : 6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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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석태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악역 전문 배우' 주석태(44)가 이번엔 변태성을 입었다. 주석태는 MBC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 사이코패스 스토커 역 문성호로 활약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염반장, '붉은 달 푸른 해' 윤태주 의사, '더 뱅커' 임창재 은행 심사부장과 또 다른 결의 악역이다. 어느덧 악역을 다수 선보인 그는 악인도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 남자의 기억법'은 과잉기억증후군으로 1년 365일 8760시간을 모조리 기억하는 앵커 이정훈(김동욱 분)과 열정을 다해 사는 라이징 스타 여하진(문가영 분)의 상처 극복 로맨스. 지난 13일 종영했다.

주석태는 극중 서연을 죽인 스토커 문성호 역을 맡아 연기했다. 문성호는 과거 편의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정서연(이주빈 분)을 보고 반해 자신과 사랑한다는 망상을 하며 스토커짓을 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서연을 죽이고 자신도 죽으려다 실패했다. 징역을 선고 받고 치료감호소에 갇혀있다 나온 문성호는 이정훈을 극단적으로 괴롭혔지만, 결국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식물인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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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석태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 강렬한 악역으로 활약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으로써 퇴장했다.


▶종영을 하니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 내가 나감으로써 이정훈과 여하진의 러브스토리가 잘 마무리 된 것 같다. 내가 악역이고 주인공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역이었다. 스토커인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심하게 괴롭힐 줄은 몰랐다. 시청자께선 보기 싫으셨겠지만 배우 개인적으론 의도한대로 잘 그려진 것 같아 만족했다.

-극중 최고 빌런으로 시청자들이 욕도 많이 했다.

▶커뮤니티와 실시간 댓글 등으로 반응을 봤는데 욕을 많이 하더라. '꺼져라', '죽어라' 하는 분도 있었고 어떤 분은 '저 아저씨 선한 역할 하긴 글렀다'고 하더라.

-문성호란 인물에 이입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전사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문성호는 데뷔하지 못한 사진작가였다. 편의점에서 알바를 많이하고 전전긍긍했는데, 나도 배우로서 오디션을 많이 보고 암흑기가 길어서 공감했다. 한 번은 평택 오산에 버스를 타고 갔는데 신이 없어졌던 적이 있다. 그때 되게 외롭더라.

-주석태가 이해한 문성호는 어떤 인물이었나.

▶'그 남자의 기억법' 장르는 정확하게 멜로, 코미디, 스릴러로 넘어갔다. 그 중 나는 스릴러 파트에서 역할을 하려고 했다. 시청자들께서 나, 지일주, 신주협 배우를 통틀어 '노답 3형제'가 부르던데 나는 그 중 '편토커'란 말이 붙었다. 편의점 스토커란 뜻으로 지 감독과 나를 구분하기 위해 시청자께서 붙여주신 별명이었다. 둘 다 나쁘지만 내가 더 나쁜 인물이었던 것 같다. 문성호는 인간성이 하나도 없다. 그야말로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다.

-외형적인 면에선 어떻게 선보이려 했나. 일부러 흰 머리 염색을 한 것인가.

▶염색 안한 내 본연의 머리를 그대로 보여줬다. 흑발이 필요할때는 흑채를 썼고 8년 뒤 치료소에서 나올 때부턴 백발로 내 머리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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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석태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극중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외형이어서 더 섬뜩함을 준 것 같다.

▶나이에 비해 동안이긴해서 오디션 때 역할이 한정됐다. 묘한 느낌을 좋아해주시는 감독님이 많았다.

-배우 이정재, 박성웅, 감우성 닮은꼴로도 언급되는데.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에서 박성웅 선배님을 만난 적이 있는데 박성웅 선배님은 인정하지 않았다.(웃음) 박성웅 선배님과 나는 과가 다르다. 선배님은 늑대과이고 나는 족제비과인 것 같다. 하하.

-시청자 입장에서 '그 남자의 기억법' 중 좋았던 포인트는?

▶김동욱, 문가영씨 케미 그 자체였던 것 같다. 1~4회의 케미와 대사가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탄탄한 대본이다. 김윤주 작가님 '듀얼'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좋은 대본을 만들어주셨다.

-이번 작품에서 만난 김동욱과 문가영은 어떤 배우였나?

▶문가영씨는 나이가 어린데 굉장히 안정적으로 연기한다. 김동욱씨는 내가 무조건 밀어붙여도 뭐든 다 받아주시더라. 덕분에 너무 편하게 촬영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소름돋았던 장면은?

▶문성호가 옥상에서 떨어질 때 서연이의 토슈즈 끈이 떨어지며 서연이가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장면이다. 사실 내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4층도 잘 못간다. 놀이기구도 못타고 회전목마도 못탄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는 6층 건물 높이에서 와이어를 사용해 촬영했는데 다리가 후들거렸다. 항상 악역을 하면서 이번이 마지막 악역이라 생각하고 달려든다. 이번엔 가장 많은 에너지를 배출한 악역이었다. 악역으로서 원없이 연기해서 갈증은 없을 것 같다. 문성호는 내 악역 중 베스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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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석태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악역 전문 배우'란 수식어가 있다.

▶다양한 연기에 대한 열망은 무조건 있다. 악역 필모가 있는데 또 다른 세계관에서 악역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한다. 이제 선역, 코믹도 보여드려보고 싶다. 차기작인 영화 '오케이 마담'은 코미디다.

-실제 주석태는 어떤 성격인가?

▶외향적이고 싶은 내향적인 성격이다. 허당기도 있는데 유머감각이 있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인스타그램에서의 유머감각이 예사롭지 않다. 욕심나는 예능이 있나?

▶예능은 '삼시세끼'를 나가보고 싶다. 음식을 어느정도 하는 편인데, 선배님들 옆에서 보조 역할을 하면 잘할 수 있다.

-30세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했다.

▶연기는 25세부터 계속했다. 원래 전자공학과였다가 취업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퇴를 하고 연극영화과로 전공을 바꿨다. 예전에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을 보고 청춘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보여서 나도 연기를 하게됐다.

-뒤늦게 대중에 얼굴을 알리게 됐는데.

▶과거엔 영화 제작사를 직접 찾아가서 프로필을 돌렸다. 1년에 한 작품씩해도 단역생활을 잘 하는 것이었다. 오디션도 못봤던 시기에 집에 있으면 잠도 안오고 식은땀이 나더라. 당시 무서워서 TV와 등을 끄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울증이었던 것 같다. 영화 '용서는 없다'에 단역으로 붙으면서 그런 증상이 없어졌다.

-주석태가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연기는?

▶영화 '약속'에서의 박신양 선배님 같은 연기를 하고싶다. 그분의 화술, 표정, 감정선을 교과서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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