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초적 짐승처럼"..'아무도모른다' 박훈이 그려낸 악역[★FULL인터뷰]

SBS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백상훈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0.04.25 07:00 / 조회 :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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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시기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방송이 된 드라마라 어떤 의미라도 될수 있길 바랬죠."


SBS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극본 김은향, 연출 이정흠)는 공교롭게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와 맞물려 시청자들과 만났다.

사전 제작 형태의 드라마였지만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작업을 미루다 보니 촬영 종료 시점도 예정보다 늦어졌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음에도 '아무도 모른다'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순항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극 중 강렬한 악역 캐릭터 백상호로 분한 배우 박훈(39)은 남다른 존재감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종영 직전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 응한 박훈은 "기대보다 더 큰 사랑을 받은 것 같아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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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지난 21일 막을 내린 '아무도 모른다'는 '좋은 어른을 만났다면 내 인생은 달라졌을까'는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로, 경계에 선 아이들과 아이들을 지키고 싶었던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박훈은 지난 2017년 SBS 월화드라마 '조작' 특별 출연으로 인연을 맺은 이정흠 감독의 제안으로 이번 작품에 합류하게 됐다.

"대본을 보고 굉장히 매료됐어요. 치밀하고 주제 의식이 있게 대본이 써 있더라고요. 게다가 김서형, 류덕환 배우는 물론이고, 문성근, 강신일, 조한철, 박철민 등 말도 안 되는 선배들이 이미 캐스팅이 되어 있던 상황이라 안 할 이유가 없었죠. '이 작품을 안 하는 건 내가 너무 바보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하."

박훈은 맹수 같은 느낌의 백상호 캐릭터를 꼭 맞을 옷을 입은 듯 소화했다. 새로운 악역에 도전한 그는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여러 면에서 아쉬움이 생긴다"면서 "전형적인 악역을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감독님과 함께 의논하면서 대본 속 백상호 캐릭터를 확장하고,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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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백상호는 방송 초반 밀레니엄 호텔의 사장이자 한생명 재단의 이사장으로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로 그려졌다. 좋은 어른인지 나쁜 어른인지 야누스 같은 모습으로 궁금증을 유발했던 그는 회를 거듭할수록 악랄하고 잔인한 민낯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였다.

"방송 초반과 중반에 애써 연기를 바꾸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홈페이지 캐릭터 설명에는 악역이라고 써 있기 때문에 큰 반전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다만 악을 표현 하는데 있어 전형적인 사고에 빠지고 싶지 않았어요. 중의적인 표현을 살려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려고 했죠. 보시는 분들도 그런 모습에 재미를 느끼신 것 같아요. 처음엔 홈페이지 설명이 '페이크'인가 생각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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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박훈은 캐릭터 표현을 극대화하기 위해 7~8kg 정도 체중을 불렸다. 지난 2018년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차좀비'로 활약할 당시와 비교하면 무려 13kg 정도 몸무게 차이가 난다고 했다.

"원초적인 짐승의 느낌을 내기 위해 벌크업을 했어요. 단순히 체중을 늘린다기보다는 매끄러운 짐승 같은 느낌을 줘야 했기 때문에 닭가슴살과 달걀을 많이 먹으면서 운동도 열심히 했어요. 이런 작업을 좀 즐기는 편이에요. 배우 입장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도움이 된다면 하는 게 맞다라고 생각합니다."

극 중 주인공 차영진으로 열연한 배우 김서형(47)과는 대립 관계였다. 박훈은 김서형에게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박훈은 처음 호흡을 맞춘 김서형에 대해 "독보적인 색깔을 가진 배우"라며 "사석에선 드라마 속 모습과 반대되는 모습도 많다. 촬영 현장에 정말 무게감 있는 엄청난 선배들이 많았는데, 이들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인 것 같다. 많이 배웠다"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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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밀레니엄 호텔 총지배인 배선아로 분한 배우 박민정(38)은 그의 아내다. 연극 배우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박훈과 박민정은 오랜 열애 끝에 지난 2017년 10월 결혼에 골인했다.

"이미 연극 때부터 상대 역으로 호흡을 많이 맞춰봤기 때문에 저에겐 아내라는 생각보다는 '배우 박민정'이라는 생각이 컸어요. 다만 보시는 분들이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될까봐 굳이 우리가 알리진 말자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저희 관계가 부수적 재미를 드렸다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박민정 뿐만 아니라 밀레니엄 호텔 식구로 함께한 태원석(고희동 역), 신재휘(오두석 역)와의 호흡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태원석, 신재휘 배우와도 가족인 듯 가족 아닌 그런 관계를 다지기 위해 작품 시작 전부터 만나 호흡을 맞추고 장면들을 만들어갔어요. 사전에 호흡을 맞춰보는 게 어떻겠냐 양해를 구했더니 열정이 크신 분들이라 다들 흔쾌히 좋다고 해주셨죠. 연습 과정에서부터 이미 모두가 배우로 만났던 거 같아요."

'아무도 모른다'는 세상에 버림받고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돌아보게 했다. 인터뷰 말미 박훈은 작품이 전달한 묵직한 메시지에 시청자들도 남다른 의미를 가지길 바랐다.

"작품을 하면서 나부터가 주제의식에 맞는 어른인지 계속 질문을 던지면서 연기를 했어요. 청소년 연기자도 많이 나오는데 이런 친구들과 작업하면서 저도 '아무도 모른다'가 표방하는 사람이 되게 위해 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이런 주제의식이 시청자 분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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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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