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성악가→트로트 가수 전향? 가수는 가수다"[★FULL인터뷰]

이정호 기자 / 입력 : 2020.04.05 13:00 / 조회 : 7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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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경연과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에선 누구보다 익숙한 그다. 그랬던 그도 예선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무대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예선통과에 의미를 두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누구나 그렇듯 1등을 노리며 참가했지만 프로그램을 진행할수록 순위보다는 무대 자체를 즐기게 됐고, 오랫동안 고민했던 자신의 음악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최종순위 4위에 오른 가수 김호중은 자신의 꿈을 위해 한 발자국씩 움직이고 있다.

김호중은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을 통해 먼저 얼굴을 알렸다. 은사를 만나 노래를 배우며 인생 자체가 바뀐 그의 사연은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으며, 감동적인 그의 스토리는 영화 '파파로티'로도 제작됐다. 독일 유학 후 어엿한 성악가로 활동하던 그는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자 TV조선 경연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당당히 4등에 이름을 올렸다.

"요즘 근황이요? 분명히 경연은 다 끝났는데 끝난 것 같지 않은 그런 기분이랄까요? 하하. 마음은 편안한데 스케줄이 많다 보니까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특히나 이렇게 매일 스케줄이 있는 적은 처음이라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매일 일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많은 분들께 큰 사랑을 받고 있구나' 하고 다시 한 번 느껴요."

김호중은 앞서 SBS '스타킹' 출연을 통해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마찬가지로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것에 대해 그는 "'스타킹'을 통해 제 노래를 세상에 처음 선보였다면, '미스터트롯'을 통해서는 가수로서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많은 분들이 왜 '미스터트롯'에 나갔는지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사실 이전에도 경연 프로그램이 많았잖아요. 특히나 '팬덤싱어' 같은 경우는 제 분야였기도 하고요. 당시에 저는 계속 고민 중이었어요.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에 독일에 다녀와서 성악가로 활동하는 중에도 대중적인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목표는 뚜렷한데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까'에 대한 고민이 깊었어요. 사실 혼자 이것저것 많이 해봤어요. 발라드 풍으로 푼 곡도 냈었고 래퍼들과 협업도 했었고요. 그렇게 종착지를 찾아 달리던 중 '미스터트롯'에 함께하게 됐고, 예상보다 빨리 종착지에 도착한 느낌이죠. 하하."

김호중은 앞선 시즌 격인 '내일은 미스트롯'을 보고 도전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김나희 등 직업을 떠나 도전하는 모습이 자신의 가슴을 다시 불타오르게 했다고. 원 없이 노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남자편만 기다리고 있었고, 모집 공고가 나자마자 곧바로 지원했다.

"사실 저는 경연에 익숙해요. 성악가로 활동하기도 했었고 예술고등학교 출신이잖아요. 각종 콩쿠르가 많아요. 거기서 좋은 성적과 등수가 진로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익숙하죠. 그래서 '미스터트롯' 출연할 때도 당연히 1등이 목표였죠. 솔직히 예선 통과의 의미를 두는 성격도 아니고요."

그러나 첫 번째 녹화날 처음으로 마주한 경쟁자들을 보고 김호중은 놀라고 말았다. 평소 무대에서 자주 마주치던 프로들이 대거 눈에 띈 것이다. 그는 "먼저 고재근 형을 보고 놀랐고, 영웅이, 영탁 등을 보고 더 놀랐다. 충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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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충격을 뒤로하고 그가 100인 예심에서 처음 부른 곡은 진성의 '태클을 걸지마'. 이 곡은 평소 그의 18번 곡으로 남다른 애착이 있는 곡이었다. 김호중은 "'미스터트롯'을 위해 준비한 곡이 아니다. 평소 자주 부르던 곡"이라며 "무대 위에선 성악가 김호중이었지만 무대 아래에선 인간 김호중이다. 회식 같은 곳에서도 내 목소리로 자주 부르던 노래였는데 그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했다.

"경연에 돌입하니까 다 보이더라고요. 간절함이요. 모두가 똑같은 마음으로 무대에 임하니까요. 그래서 '올하트'가 나왔을 때 울컥했던 거 같아요. 음악에 대해 긴 시간 동안 고민했는데 '올하트'를 보고 '지금까지 해왔던, 고민했던 음악이 틀리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에 보상을 받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그러나 모든 무대가 마음처럼 풀린 것은 아니다. 단체 미션 때는 타장르부 특성 상 비트박스, 락 등 각자 주특기가 있지만 이를 하나로 어우러지게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힘들어했으며, 에이스전 '천상재회'에선 극과극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스터트롯'에서 선보인 모든 무대가 소중하겠지만 그에게 특별한 감정으로 아직 남아있는 무대가 있었으니 바로 마지막으로 선보인 '고맙소'다.

"모든 라운드, 무대를 할 때마다 '이겨야겠다', '올라가야겠다' 이런 마음가짐보다는 그저 최선을 다해 완벽한 무대를 만들고 싶었어요. 결과적으로 제가 제 목소리를 컨트롤해서 부른 것이니까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다 해도 후회는 없습니다. 특히 '고맙소'는 '미스터트롯'에서 부르는 마지막 곡이자 무대이기도 하고, 저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이라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몇 년 전에 우연히 듣다가 가사가 제 이야기 같아서 펑펑 운 적이 있어요. 비록 결승전 당시 선생님이 오시질 못해 아쉬웠지만 생방송으로 무대를 보시곤 '불러주려고 했던 노래가 이거였구나',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다. 고맙다'고 하셨어요."

결과적으로 김호중은 최종 4위를 차지했다. 그는 "순위에 대해선 전혀 아쉽지 않다. 트로피 대신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환하게 웃으며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성악가라는 제 특수한 직업 탓에 기대가 컸을 것 같다. 어떤 도전을 할까 궁금하셨을 것인데 프로그램을 통해 성악가 김호중이 아닌, 가수 김호중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저보고 정말 스펙타클하게 매 경연을 통과했다고 표현하시더라고요. 저는 성악가라고 해서 이걸 강조하거나 그렇다고 트로트 창법으로 과하게 도전하기보다는 노래를 이만큼 사랑하는 놈이라는 걸, 도전을 즐긴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김호중은 롤모델로 최백호를 꼽았다. 폭넓은 연령층에게 사랑을 받는 가수.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의 노래를 하는 가수. 노래를 시작하면서 김호중의 목표는 이와 같았다. 어려서부터 '스타킹'에 출연해 대중에게 '성악가'라는 이미지가 익숙해졌지만 김호중은 "장르를 떠나 음악은 음악"이라며 자신의 음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번은 관객의 입장으로 최백호 선생님의 공연을 본 적이 있어요. Q&A 시간에서 한 여성 관객이 '어렸을 적에는 아버지의 가수였는데 이제는 내 가수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아직도 그 말을 깊숙이 간직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매우 큰 울림이었어요.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먼 훗날 같은 말을 듣는다는 상상을 하며 그런 음악을 해보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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