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 김용완 감독 "조민수, 무당役 독보적"[★FULL인터뷰]

tvN 월화드라마 '방법'의 연출 김용완 감독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20.03.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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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완 감독/사진=tvN


'리턴매치' '챔피언'의 김용완(40) 감독. 안방극장에 영화 같은 드라마 '방법'을 시청자들에게 선물했다.

김용완 감독이 연출을 맡은 tvN 월화드라마 '방법'(극본 연상호, 연출 김용완, 제작 레진 스튜디오,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총 12부작)은 한자 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 백소진(정지소 분)과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 임진희(엄지원 분)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지난 17일 종영했다.


'방법'은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보여준 오컬트 장르와는 다른 분위기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가톨릭의 구마, 원한을 가진 악령과 싸움 등의 이야기와는 달랐다. 낯설지만 낯익은 구성이었다.

시청자들의 호응 속에 막을 내린 '방법'. 연출과 배우 그리고 다음 시즌 등 여러 에피소드를 김용완 감독을 통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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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완 감독/사진=tvN



-'방법'을 연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레진스튜디오의 제안으로 대본을 읽자마자 '재미있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였고,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컬트 장르에 도전한 이유가 있는가.

▶ 특별히 '오컬트라는 장르라서' 라는 이유는 아니다. 이전에 해 본적 없는 도전이고, 작품의 주제가 제 연출적 세계관과 맞았다.

-연상호 감독을 드라마 작가로 만나게 된 소감과 그의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특별히 연상호 작가님의 대본이라서 부담스럽다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연상호 작가님은 자신이 쓴 글이지만 본인도 감독으로써 '연출자'라는 포지션이 얼마나 막중한 책임감을 갖는 자리인지 아셔서 연출적으로 저를 매우 신뢰했다. 그래서 더욱 그 마음이 고마워서라도 제 색깔을 연 작가님의 글에 잘 적용해 서로에게 후회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프리 프로덕션에서 서로 좋은 작품들을 함께 보며 큰 그림의 '방법' 시각화에 대한 대화를 나눴던 시간들이 재미있었고, 후배 감독으로써 연 작가님의 열정에 놀라기도 하며 많이 배웠다. 연상호 작가님은 매우 순발력이 뛰어나고, 시의성 있는 주제를 현재 시청자들의 관심사와 잘 접목시키는 능력이 대단하다. 한 명의 팬으로써도 향후 연 작가님이 그리고자 하는 큰 세계관이 매우 궁금하고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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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기생충'으로 화제를 모았던 정지소와의 만남은 어땠는가.

▶ 정지소 배우의 경우는 영화 '기생충'에 출연했다는 것을 몰랐을 정도로 신선했는데, 첫 미팅에서부터 뭔가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졌다. 캐스팅이라는 것이 많은 데이터로 판단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딱, 느낌으로 감이 오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정지소 배우는 아역으로 오랜 시간 활동해서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난 배우였다. 이번 작품에서는 악귀가 속에 있어서 암울하고 아픈 캐릭터였지만, 실제로는 매우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친구다. 어떤 작품을 만나더라도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배우라서 향후 행보가 저 또한 매우 기대된다.

-조민수, 성동일. 두 배우의 신들린 듯한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이목을 끌었다. 두 배우의 연기는 어땠는가.

▶ 먼저 조민수 배우는 여자 무당 역으로는 향후 독보적일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그 모든 것이 배우의 노력이었고, 진심이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감동을 많이 받았고 감사했다. 또 성동일 배우는 선악이 공존하는, 매우 어려운 캐릭터인데도 엄청난 노하우로 항상 다양한 톤을 준비해 와서 저와 소통했다. 대선배인데도 항상 막내 스태프까지 챙겨주는 인간적인 모습과 촬영이 들어가면 무섭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후배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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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조민수의 굿 장면은 눈을 뗄 수 없었다. 진심을 다했던 것 같은 굿 연기를 감독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굿 장면 이후 조민수가 한 말이 있는가.

▶ 무당이라는 역할이 단순히 굿 이라는 행위뿐만 아니라 실제로 신을 모신다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쉽게 연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조민수는 그 어려운 과정을 굿 연습, 액션, 의상, 메이크업 등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 대충하지 않았다. '진짜 프로는 저런 거구나'라는 감동을 받았고, 굿 장면에서 마지막에 쓰러지면서도 제 손을 잡고 "잘 나왔어요 감독님? 만족스러워요?"라고 물어볼 때, 눈물이 났습니다. 그런 순간을 만들어 준 조민수 배우께 진심으로 감사했고, 저 또한 다음에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우리 현장의 배우들이 정말 대단한 건 조민수 배우뿐만 아니라 성동일, 엄지원, 정문성, 김인권 등 주·조연 배우분 모두 본인 캐릭터를 연기할 때 매우 집중하고, 컷을 외치면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주변 배우, 스태프들을 챙겨줬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준 부분 역시 조민수 선배가 앞장 서줬다. 좋은 배우였고,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 인연이 된 것이 진심으로 행복했다.

-극 중 뒤틀림 현상, 표현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촬영을 했는가.

▶ 영화 '서스페리아'에서 그린(녹색천)으로 감싼 팔다리에 꺾인 모형 팔을 붙이고 나중에 CG로 지우는 작업을 참고했다. 하지만 촬영을 실제로 진행하면서 오히려 그런 CG보다 실제 김주환 역의 최병모 배우가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자체 CG처럼 몸을 꺾었다. 특히 과거 무용을 해서 몸이 매우 유연했고, 현장에서 저뿐만 아니라 스태프 모두 기대 이상의 방법 당하는 연기에 놀랐다. 그리고 연상호 감독님이 '부산행'의 인연으로 본브레이킹(관절을 꺽는 춤) 댄서 전영 안무가를 소개해줘서, 현장에서도 안무팀이 대역으로 허리가 꺾이는 장면처럼 고난위도 장면을 표현해줬다. 물론 몸이 기괴하게 꺾인 더미(인형)도 제작했지만, 실제 배우의 열연이 더욱 빛났던 씬이라고 생각된다.

-방법, 굿, 추격 등 여러 명장면이 있었다. 그 중 감독이 뽑은 '방법'의 명장면은 무엇인가.

▶ 진경(조민수 분)과 소진의 모친 석희(김신록 분)의 굿 장면에 공을 많이 들였고 촬영, 미술, 배우들의 연기 등의 조화가 만족스러웠다. 특히 배우들이 무속팀과 함께 연습한 시간, 노력이 영상에 진정성 있게 녹아드는 순간, 이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한 성취감까지 느껴질 만큼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이번에 일본형 악귀를 다뤘다. 향후 다뤄보고 싶은 한국형 악귀, 귀신, 요괴가 있는가.

▶ 특정 귀신보다는, 이번에 작업하면 '귀불'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연상호 작가님이 쓴 글에는 귀불이 불에 탄 절 터의 그냥 불상으로만 묘사된 것인데, 제가 자료 조사를 하면서 불상의 머리만 매우 크게 땅에 박힌 이미지를 구현하고 싶었고, 그 부분에 있어서 연상호 작가님도 제 아이디어를 흔쾌히 받아줬다. 그리고 작품에 구현된 귀불의 공간과 느낌도 만족도가 있었다. 그래서 뭔가 악신이 들린 물건이나 공간에 더욱 관심이간다.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이야기가 그 공간 안에 담겨 있을 것 같아서다.

-시청자들이 영화 버전,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어떤 작업이 진행 중인가.

▶ 드라마 '방법'을 끝낸 것도 실감이 안 나는 상태라 영화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연상호 작가님의 대본을 믿고 성실하게 작품을 임해야겠다는 태도 정도만 정리한 상태다.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면 당연히 드라마 '방법'보다 더 흥미롭고 강렬한 이미지로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향후 차기작, 그리고 함께 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누구인가.

▶ 일단 '방법'의 영화화 작업이 먼저 진행될 것 같다. 이번에 정문성 배우와 이중옥 배우, 김신록 배우처럼 내공있는 배우들과 인연을 맺게 돼 좋았다. 향후 아예 다른 작품에서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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