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귀때기부터 장국영까지..복인것 같아요" [★FULL인터뷰]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장국영 役 김영민 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3.08 10:00 / 조회 : 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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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영민 /사진=김창현 기자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나와 "홍콩 배우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던 배우 김영민(49)이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를 통해 진짜 홍콩 배우를 연기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인생 최대의 위기, 씩씩하고 '복' 많은 찬실이의 현생 극복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영민은 영화 속에서 장국영 역할을 맡아 메리야스를 입고 연기를 펼친다. 영화 '아비정전' 속 장국영이 그대로 돌아온 듯한 김영민 표 장국영의 모습은 참 반갑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귀때기 역할로 사랑받았던 김영민은 북한군에 이어 장국영으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김영민을 직접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에 주로 드라마에 많이 출연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작은 영화인데, 어떻게 하게 됐나.

▶ 김초희 감독님이 제가 '라디오스타'에 나온 것을 보고 연락을 주셨다. 중화권 닮은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제가 원래 중화권 배우들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장국영, 유덕화, 양조위 이런 말들을 들었다.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재미있었다. 감독님을 만나보니 더 재밌더라. 그래서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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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실이는 복도 많지' 스틸컷


'메리야스'에 흰팬티 의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 영화 '아비정전'에서 장국영이 입은 그대로 런닝셔츠에 흰팬티를 입었다. 장국영이라는 이미지를 딱 보여줄 수 있는 의상이라고 생각했다. 촬영하며 조금 추울때도 있었지만, 영화적으로 잘 맞는 것 같다. 그렇게 입은 것이 바바리맨처럼 보일 수도 있고, 궁금증 생길 수도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그게 없어지는 게 좋았다.

본인 생각에는 장국영과 싱크로율이 얼마 정도 되는 것 같은지.

▶ 많이 닮은 건 아니다.(웃음) 이상하게 그 시절 홍콩 배우를 닮았다고 봐주시는 것 같다. 이번에 장국영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아비정전', '해피투게더', '동사서독' 등 장국영 영화를 다시 봤다. 다시 봤는데도 정말 너무나 멋있더라.

장국영은 현실적인 영화 속 판타지적 인물이다.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주길 바라고 연기했나.

▶ 영화 속 찬실이의 고민이 장국영이라는 캐릭터로 표현된다. 제가 연기했지만, 그것은 이미 찬실의 마음 안에 있던 것들이다. 그런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보여주는게 장국영 캐릭터의 역할이다. 일단 캐릭터가 재미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사실 장국영은 귀신인데, 어떤 장치도 없이 옆방에서 문을 열고 등장한다. 그게 어색하지 않고 받아들여지니까 재밌다. 그런 부분은 김초희 감독의 능력이고 내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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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영민 /사진=김창현 기자


이 영화의 어느 부분에서 가장 끌렸나.

▶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과거의 어느 시기나, 지금이나 혹은 앞으로 있을 미래나 다 관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언제 봐도 유쾌하게 위로 받을 수 있다. 사람은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고비를 맞는다. 그럴 때 나를 돌아보고 소소한 위로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찬실이 역할을 연기한 강말금 배우와 호흡이 좋다.

▶ 저도 연극을 했었고, 강말금 배우도 연극 했던 것을 알았다. 서로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들이 많다. 연극 배우들도 다 색깔이 다르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안 했으면 어려웠을 수도 있는데 잘해줬다. 영화 속에서 찬실이가 장국영을 보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굉장히 중요했다. 그 부분을 잘 받아줬다. 말금 배우가 가지고 있는 작품에 대한 진중한 태도와 김초희 감독님의 위트가 잘 만났다.

최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귀때기 역할로 큰 사랑을 받았다.

▶ '사랑의 불시착' 이후로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신다. 조금 전에도 앞에서 어떤 분이 사진 찍자고 하시더라. 감사한 일이다. 어떤 분은 저를 보고 '귀싸대기'라고 하시더라.(웃음) 배우는 배우의 역할을 잊지 않고 연기하고, 나머지는 운명에 맞기는 부분이 있다. 제가 제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배우로서의 일이다. 끝까지 놓치지 말고 하려고 한다. '사랑의 불시착'은 복인 것 같다. 반응이 좋으니 보람도 있고 시청률도 좋으니 더 좋더라.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군 연기를 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 저는 드라마를 찍으며 박지은 작가의 힘을 느꼈다. 판타지 같은 상황에서 현빈, 손예진 배우를 통해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게 놀랍더라. 어떻게 그렇게 잘 쓰시는지. 정말 놀라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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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영민 /사진=김창현 기자


5중대원들과 호흡은 어땠나.

▶ 저는 초반에는 북한에서 매일 도청하고 맞고 주눅 들었다. 그러다가 남한으로 내려오고 난 뒤로 5중대 중대원들과 함께 연기할 때는 정말 즐거웠다. 배우들 모두 독특하고 재밌다. 나이도 다 다른데 좋은 친구들이다. 은동이 역할의 탕준상은 완전 원석이다. 어떤 색깔을 가질지 기대되는 배우다. 이신영은 돌이 갈라지면 그 사이에 빛이 새어나오듯 매력이 밀려 나온다. 수빈이도 보석 그 자체고, 표치고 역할의 경원이도 숨겨져 있던 보석이다. 제가 형이라고 해서 동생들을 챙기고 하기보다 서로 편하게 잘 지냈다. 그 친구들은 저에게 조언도 구하고 저는 아는 부분을 이야기 하고 그랬다. 5중대원이랑 저랑 같이 하는 단톡방이 있는데 서로 안부도 자주 묻고, 영화도 꼭 보러 온다고 하더라.

1971년생으로 올해 49살인데 굉장히 동안이다. 마동석 배우와 동갑인데, 김영민 배우가 마동석 배우의 이름을 부르면 다들 놀랐다고.

▶ 처음에는 동안이 싫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 덕분에 좋은 작품을 많이 했다. 나이 많은 사람이 좀 더 어린 역할을 연기하면 풍부해 지는 부분이 있다. '사랑의 불시착' 만복이 역할도 마동석처럼 생겼으면 못하는 역할이다. 장국영도 마찬가지고.(웃음)

'찬실이는 복도 많은데' 김영민 배우에게는 어떤 복이 있나.

▶ 그 당시에는 몰랐던 건데, 생각해보면 저는 작품 복이 좋다. '나의 아저씨' 같이 사람들이 인생드라마라고 하는 작품에 출연한 것도, '사랑의 불시착' 같은 시청률 높은 드라마에 출연한 것도 다 복인 것 같다. 신기하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장국영 캐릭터도 저에게 복인 것 같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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