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힙아' 주석→더블케이, 싸이월드서 시간여행 온 '1세대 래퍼'[★밤TView]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2.29 01:04 / 조회 : 3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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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넷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방송화면 캡처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1세대 레전드 래퍼들이 귀환했다. 주석부터 더블케이까지 대한민국을 주름잡았던 래퍼들이 2020년 '뉴트로 감성'으로 도전했다.

28일 오후 방송된 엠넷 예능프로그램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이하 '너힙아')에서는 주석, 더블케이, 무웅·탁(배치기), 원썬, 이현배·박재진(45RPM), 디기리·영풍(허니패밀리), 얀키, 비즈니즈·넋업샨(인피닛플로우) 등 힙합 레전드들의 근황이 전해졌다.

'너힙아'에서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매년 발매됐던 '대한민국 힙합 컴필레이션 앨범'의 추억을 떠올리며 2020년 판 힙합 컴필레이션 앨범을 내보고자 했다.

이날 주석이 첫 번째로 녹화장에 등장했다. 주석은 사전 정보 없이 녹화장에서 10대 청소년들의 앞에 서게 됐고, 무대를 선보였다. 마미손은 "그 분이 없었으면 힙합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고, 다이나믹 듀오도 "주석 형이 활동하던 당시에 우리는 6명 앞에서 공연하고 그랬다"고 과거 주석의 전성기를 떠올렸다.

주석은 "음악이 경제력이 없어서 다른 직업을 고민했다. 은퇴를 결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 '너힙아' 출연이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 해보려 한다"며 자신의 히트곡 '배수의 진', 'Sunshine', '정상을 향한 독주'를 불렀다. 주석은 자신을 "삼촌 삼촌"이라며 10대들에게 뉴트로 힙합의 신세계를 전했다.

이날 배치기가 주석에 이어 두 번째 레전드로 10대들 앞의 무대에 등장했다. 주석은 38세가 된 배치기를 보며 "다 같이 아저씨가 됐구나 싶었다. 반가웠다"고 말했다. 배치기는 자신들의 히트곡 '만나서 반갑습니다'를 전혀 모르는 10대들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마이동풍'과 'No. 3'를 부르며 흥을 띄웠다. 배치기는 과거 그대로 또렷하고 빠른 래핑과 흥겨운 무대매너로 1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배치기 탁은 "이렇게 환호를 받아보는 게 오랜만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BTS 부럽지 않았다"며 현장의 열광적인 반응에 만족했다. 배치기는 "원래 출연을 고려했다가 'TV가 효도'란 말을 듣고 출연하게 됐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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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넷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방송화면 캡처


세 번째 레전드는 원썬이 등장했다. 원썬은 '쇼미더머니'에 출연하고 탈락의 굴욕을 전한 바, 가장 최근의 TV출연으로 10대들에게 가장 높은 인지도를 실감했다. 원썬은 "'쇼미더머니' 이후 미디어를 전혀 보고 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방송 섭외를 받았고 내 모습이 패러디가 되고 있더라"고 출연 배경을 언급했다.

원썬은 10대들과 편하게 대화를 나누며 금세 호흡했고 '원썬의 소리 Part.2', '꼬마 달건이', '서사'를 열창, 현장을 열광케 했다. 원썬은 "랩으로 돈을 벌지 못했다. 밑바닥에서 다시 단단하게 쌓아가고 싶다"며 설비 관련 일을 하는 근황을 전했다.

네 번째 레전드는 얀키였다.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 앨범 작업에 참여, BTS의 랩 선생으로 유명한 얀키는 자신의 음악 활동을 5년간 쉬며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다. 얀키는 "BTS를 데뷔 전부터 8년 동안 가르쳤다. 슈가는 자주 보면서 아직도 음악 교류를 많이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얀키는 슈가와 바로 통화가 힘든 모습으로 '쭈굴미'를 보였지만, 배우 박정민과 통화하며 인맥을 과시했다.

얀키는 10대들 앞에서 '똑바로 써 내 이름'을 소위 '요즘 스타일 랩'으로 선보이며 환호 받았다. 얀키는 "환호성이 너무 좋았다. 이번 공연이 다시 시작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역에서 떠난 후 오랜만에 재회한 '너힙아' 출연자들은 유뷰남 공감대, MT, 도시락 등의 자유분방한 토크를 했고, MC 유병재와 이용진은 "'동치미' 같다"며 1세대 래퍼들의 인간미에 웃었다. 유병재는 과거 많은 이들의 싸이월드 홈피 BGM을 장식했던 래퍼들의 귀환에 감격했다.

허니패밀리 디기리와 영풍이 이어진 레전드로 출격했고 다이나믹 듀오, 마미손, 사이먼 도미닉, 슬리피, 브라운아이드걸스 미료 등 후배들의 응원을 받았다. 이들은 '랩교', '남자이야기', '우리 같이 해요'로 13년 만에 무대를 펼치며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영풍은 "너무 흥분해서 쓰러질 뻔했다"고 감격스런 소감을 전했다. 영풍과 자주 싸우지 않냐는 질문에 디기리는 "실제로 되게 좋다"고 말했지만, 두 사람은 티격태격 케미로 힙합계의 태진아와 송대관을 연상케 했다. 녹화 전날 팩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영풍은 "인싸(인사이더)가 되고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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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넷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방송화면 캡처


인피닛플로우도 출연했다. 비와이는 "형들 라이밍이 너무 좋았다"고 극찬했지만 두 사람 관계의 위기가 재조명됐다. 비즈니즈는 "나는 솔직히 계속 하고 싶었는데 넋업샨이 그만하자고 했다"고 말했고, 넋업샨은 "인피닛플로우를 뛰어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이 과거 서로 디스전을 벌였던 이유를 묻자 비즈니즈는 "솔로를 준비하면서 도와달라 했는데 바쁘다 하더라. 그런데 다른 사람들 앨범엔 다 참여했더라"고 밝혔다. 넋업샨은 과거 자신의 행동에 미안함을 드러냈다.

45RPM 이현배와 박재진도 오랜만에 뭉쳤다. 45RPM 역시 지난해 '슈가맨3' 출연으로 10대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이현배는 제주MBC에서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하늘과 게스트하우스 공사를 하다가 자금 부족으로 '제주도 드림'을 중단해야 했던 이현배는 그간 근황으로 "건설 일용직, 배달 대행도 했는데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던 박재진은 "'슈가맨3'에 출연한 이후 마음이 안좋았다. 현배 형이 사고났던 얘길 듣고 내가 배신한 게 아닌가 싶었다. 현배형이 나에게 상처를 받은 걸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잘못했구나 싶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오해를 풀고 3년 만에 재결합한 두 사람은 '오래된 친구', '즐거운 생활' 무대로 유쾌한 호흡을 자랑했다.

마지막은 더블케이가 장식했다. 사이먼 도미닉, 딥플로우, 제시, 저스디스, 수퍼비 등의 극찬을 받고 무대에 선 더블케이는 "미국에서 생활했다. 누구를 위해 노래를 쓰는지 생각이 들면서 한국팬들이 그리웠다"고 두 달 동안 한국에 와 '너힙아'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쇼미더머니' 시즌1 우승자로 10대들의 환호를 받은 더블케이는 "요즘 도끼랑 살고 있었다. 부럽지?"라고 인사한 후 '힙합(라랄라)' 무대로 흥을 돋웠다. 더블케이는 "미국에서 프로덕션을 하고 지냈다"며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너는 왜 TV에 안 나오냐'하셔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평균 연령 41.3세 '아재 래퍼' 군단이 완성됐다.

한 달 후 아재 래퍼와 영 래퍼가 한 팀을 이뤄 경연하는 'OLD & YOUNG 컬래버 공연'이 열렸다. 첫 번째 무대에 선 팀은 넋업샨, 더블케이, (여자)아이들 전소연이 뭉친 '맘바팀'으로, (여자)아이들이 불렀던 'LION'을 힙합 버전으로 편곡해 선보이면서 앞으로 펼쳐질 무대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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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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