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찬실이는 복도많지' 찬실이가 전하는 위로와 공감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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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찬실이는 복도 많지' 포스터


40대 영화 프로듀서. 미혼에 남자친구도 없고, 있는 복이라고는 오로지 일복뿐인데, 이제 그 일복마저 끊긴 찬실(강말금 분). 애처롭기도 하고, 딱하기도 해 보이는데 계속 보다 보면 그 긍정의 에너지에 위로를 받게 된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볼수록 더 사랑스러운 찬실이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는 인생 최대의 위기 상황을 씩씩하게 극복하는 '복 많은' 찬실이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 등 3관왕에 올랐고,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프로듀서로 오래 활동하고 단편 영화 '겨울의 피아니스트', '우리순이', '산나물처녀'로 주목받은 김초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김초희 감독은 자신이 잘 아는 영화판의 이야기를 끌고 와서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자전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김초희 감독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영화 프로듀서로 일하던 찬실은 나이 마흔에 하던 일을 잃게 된다. 오로지 한 명의 감독님만 바라보며 함께 작업했는데, 그 감독님이 갑작스럽게 죽게 되며, 졸지에 백수가 된 찬실. 집도 사랑도 없지만 일복만은 터졌던 찬실이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돼 버린 것이다. 그녀는 마흔이 돼서야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앞날을 걱정한다.

망했다 싶었는데, 찬실과 친한 배우 소피(윤승아 분)가 찬실에게 가사도우미 일자리를 준다. 소피의 집에서 일하던 찬실은 소피의 불어과외 선생님 영(배유람 분)을 만나게 된다. 새로 이사 간 집주인 할머니(윤여정 분)는 무심하듯 따뜻하다. 찬실이는 그 집에서 자신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주는 장국영(김영민 분)도 만난다.


그렇게 찬실이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 조금씩 하루를 살아내고 다시 꿈을 꾼다. 아무런 꿈도 이루지 못했고, 목표를 성취하지도 못했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 자체로 관객에게 위로를, 희망을 준다.

단편영화로 주목받았던 배우 강말금은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첫 주연에 도전 자신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평범한 40대 여성의 모습으로 보였던 찬실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더욱 반짝반짝 빛난다. 실제 부산 출신인 강말금은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로 찬실을 바라보는 관객의 장벽을 낮춘다.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으로 사로잡는다.

배우들의 케미도 조화롭다. 소피 역의 윤승아는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라 반갑다. 덜렁거리지만 사랑스러운 여배우 그대로의 느낌을 맑게 표현해냈다. 배유람도 누나들의 워너비 영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고, 출연료 없이 특별출연한 윤여정은 영화의 중심을 잡아준다. 장국영 역할은 맡은 김영민은 이 영화에 색깔을 불어넣는다. 흰 런닝셔츠에 흰 팬티를 입고 뛰어가는 그의 모습이 처음에는 낯설 수도 있지만,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본 내 편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인생의 굴곡 앞에서 씩씩하게 삶을 마주하는 찬실의 모습 그 자체가 관객에게 따뜻하게 다가온다.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면 된다는 그 메시지가 관객에게 와 닿을듯 하다.

3월 5일 개봉.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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