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 "10주년 만감 교차..무대 소중해졌죠"[★FULL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0.02.23 08:00 / 조회 :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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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박주원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제가 스타인가요?"


서울 노들섬 인근에서 기타리스트 박주원(40)을 마주했다. 특유의 털털한 성격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사진 촬영을 하며 함께 들고 온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에서 박주원만의 여유와 프로페셔널함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주원은 9세 때 클래식 기타에 처음 입문한 이래 드러머 출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일렉트릭 기타로도 연주 스펙트럼을 넓혔고 2001년 메탈 밴드 시리우스 앨범에 참여, 뮤지션으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과의 협업을 통해 밴드 세션 활동을 했고 2009년 1집 앨범 '집시의 시간'을 통해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집시의 시간'은 박주원을 대중에 알리게 한 앨범이었다. 이후 방송 및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집시 기타리스트'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던 박주원은 자신만의 음악성을 꺾지 않으면서도 임재범 조성모 성시경 이소라 정엽 아이유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기 가수들의 앨범 작업에 기타 세션으로 활동하며 대중은 물론 음악계에서도 인정 받는 실력파 기타리스트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박주원은 "모두 2집 이후 제 앨범은 물론 활동을 잘 모른다"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2013년 '캡틴', 2015년 '집시 시네마', 2018년 '더 라스트 룸바'까지 박주원 본연의 음악성이 담긴 정규 앨범들은 어느 순간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졌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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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박주원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캡틴'을 발매했을 때가 아마 제 기억으로는 대중이 CD 앨범을 구매하는 세대의 끝자락이었을 거예요. 제가 이 앨범을 내기 전에 사고를 친 것도 없고 음악적으로 뭘 망친 것도 없는데 말이죠. 하하."

박주원은 기타 세션 활동을 함께 하며 평균적으로 2년에 1장 씩 정규앨범을 냈다.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데 1년, 그리고 준비하는 데 1년이 걸렸다. 그러다 2015년 '집시 시네마'를 내고 '더 라스트 품바'를 내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리듬이 깨져서 쉬게 된 셈이죠. 곡에 대한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억지로) 음악을 만드는 것도 좀 그렇고요. 일반 대중 가수들처럼 발매 날짜를 정해놓고 곡을 만들지 않고 스스로 준비를 해서 곡을 완성하는 게 더 맞았죠."

박주원은 2집 이후 대중의 자신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무래도 방송에 출연을 안 하면 사람들은 모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오랜 활동을 하면서 제 기량이 좋아지더라도 점차 제가 직접 메인이 돼서 설 수 있는 무대는 줄어들기도 했고요. 제가 대중과 접할 기회도 줄어들게 된 거죠. 물론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팬들은 제 공연장에 와서 직접 보고 좋아해 주시거든요."

박주원은 오는 28일 서울 롯데 콘서트홀에서 10주년 기념 공연 '박주원 10주년 기타 콘서트 위드 스트링스'를 개최한다. 콘서트에는 박주원과 함께 가수 최백호,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 반도네온 연주자 겸 작곡가 고상지 등 음악계 거장들이 게스트로 합류, 공연에 깊이를 더할 예정이다. 특히 박주원은 이번 콘서트에서 20인조 스트링 앙상블과의 협연도 처음으로 선사, '슬픔의 피에스타', '서울 볼레로' 등 자신의 대표 곡들을 연주하며 자신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집시 밴드도 함께 무대에 올라 주요 곡들과 커버 곡들을 연주한다.

"2009년 첫 앨범 발매 이후 활동 년 수로 따지면 11년이긴 한데요. 하하.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크고 스스로 (10년 활동을 한 것에 대해) 대견한 마음도 크고 만감도 교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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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주원 콘서트 포스터


박주원은 이번 10주년 공연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박주원은 여기에 깨알 같은 자랑도 덧붙였다.

"제가 10년 동안 발매한 5장의 정규 앨범 중에 많은 사랑을 받았고, 제가 좋아하기도 하는 곡들을 베스트로 뽑아서 2시간 정도 공연을 꾸몄어요. 그리고 제가 연주한 곡들을 들어보면 은근히 예능에서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여요. 예를 들면 '러브 픽션'이라는 곡은 거의 국민 연주곡이죠. (직후 '러브 픽션' 멜로디를 흥얼거리자 바로 이해가 됐다.) 20인조 스트링과의 호흡을 하면서는 제가 예상했던 그림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제 곡과 스트링이 어우러졌을 때 어떤 사운드가 구현될 지가 공연 포인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들으면서 이 곡이 이렇게 좋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새롭더라고요."

이와 함께 박주원은 공백 기간을 겪었을 당시도 떠올리며 앞으로 더 적극적인 활동에 대한 포부도 전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은둔 생활을 했다고도 볼 수 있죠. 다만 자의에 의해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나중에 다시 밖으로 나가기가 게을러지고 귀찮아지잖아요. 공연 세션 활동을 계속 하기 때문에 제 기량은 유지가 되지만 (공백 기간의) 오랜 텀을 겪으면서 마음이 바뀌었어요. 3년 공백을 겪으면서 스스로가 게을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무대 하나하나, 연주곡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해지더라고요.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서 팬들을 찾아뵙고 싶고 앞으로 더욱 다이내믹하게 활동을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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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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