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에 만난 염기훈. /사진=이원희 기자 |
수원 삼성의 캡틴 염기훈(37)이 팀의 소극적인 모습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수원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빗셀 고베(일본)와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후반 45분 극장골을 얻어맞았다.
이번 대회에서 수원은 고베를 비롯해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와 경쟁해야 한다. 상대 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첫 경기부터 패해 16강 진출 도전이 더욱 험난해졌다.
이날 염기훈은 고참임에도 분주히 움직이며 찬스를 만들어냈다. 팀 공격진에서 가장 날카로운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 뒤 수원의 이임생(49) 감독도 "염기훈이 상대 팀 미드필더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36) 보다 돋보였던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명문클럽 바르셀로나의 활약했던 세계적인 축구스타이다. 그런 선수와 비교했으니 염기훈은 최고의 칭찬을 받은 셈이다.
염기훈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고베에는 이니에스타, 좋은 일본 선수들이 많이 있지만, 자신감만큼은 지지 말자고 선수단에 얘기했다. 저부터 솔선수범 하려고 한 것이 좋은 경기력으로 나온 것 같다. 후반에는 시간도 안 보고 정신없이 뛰었다. 실점을 한 뒤에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아쉽게 패해 홈 팬들에게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니에스타의 플레이에 대해선 "항상 전진 패스가 나왔다. 잘 막자고 했는데도 위협적인 패스를 시도했다. '괜히 전설적인 선수가 아니다'는 것을 느꼈다. 대단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염기훈(왼쪽)과 이니에스타가 19일 경기를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달리 생각하면 수원은 이제 시즌 첫 경기를 했을 뿐이다. 팀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리그 일정은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고,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수원은 오는 29일 전북 현대와 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염기훈은 "동계훈련에서 준비했던 공격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제 첫 경기를 했다. 리그 경기를 통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준비해 전북과 리그 개막전에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