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김준수, 끝없는 유혹에 400배 더해진 디테일

[강민경의 전지적 덕후시점]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02.22 13:00 / 조회 : 7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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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 김준수 캐릭터 포스터 /사진제공=오디컴퍼니


"오랜 시간 기다린 주인님!"

가수 겸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뮤지컬 '드라큘라'로 귀환했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인만큼 디테일함을 더했고, 끝없는 유혹과 함께 더욱 애절한 면모를 지닌 드라큘라를 선보인다.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수백 년 동안 오직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 2014년 초연, 2016년 재연을 거쳐 4년 만에 삼연으로 돌아왔다. 보완 작업을 통해 재연보다 완성도를 높였다.

김준수는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백작 역을 맡았다. 드라큘라 백작은 400여 년간 한 여인을 사랑한 인물이다. 그는 초연과 재연을 통해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인간적인 뱀파이어와 빨간 머리의 드라큘라 캐릭터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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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사진제공=오디컴퍼니


트란실바니아의 영주인 드라큘라 백작은 영국에 토지를 사고 싶어 한다. 조나단(이충주, 진태화 분)은 드라큘라의 토지 구입과 관련한 업무를 배당받아 약혼녀 미나(조정은, 임혜영, 린지 분)를 두고 드라큘라 백작의 성으로 향한다. 드라큘라는 조나단의 약혼녀 미나로 인해 400년을 거슬러 기다려왔던 사랑을 기억해내고, 끝없는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드라큘라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 닮은 미나에게 자신과 함께 하기 위한 영원한 삶을 주고 싶어 한다. 약혼자 조나단이 있는데도 흔들리는 미나는 결국 드라큘라의 절절한 사랑을 선택한다.

'드라큘라' 삼연의 무대는 객석과 더 가까워졌다. 초연(예술의 전당)과 재연(세종문화회관) 당시 무대는 웅장함을 안겨줬다. 이번 공연에서는 플라잉 세트로 전환해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좁혀졌다. 이에 김준수가 그리는 드라큘라 백작의 모습을 극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림자를 활용해 무대 뒤쪽에 배경이 된 김준수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드라큘라가 사랑한 엘리자벳사의 조각상이 초상화로 바뀌었다. 가까워진 무대 뿐만 아니라 화려해진 드라큘라 백작의 의상도 볼거리 중 하나다. 김준수의 의상은 1막에서 8번, 2막에서는 4번 바뀐다. 그중에서 빨간 머리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올 블랙 의상이 눈에 띈다. 다른 의상들 역시 레이스, 블링블링한 큐빅 등을 이용해 화려함을 자랑한다. 의상에 맞게 귀걸이와 알이 큰 반지를 착용해 화려한 드라큘라의 모습에 정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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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대사도 재연과 비교해 조금씩 수정됐다. 재연에서 조나단을 반기는 드라큘라의 대사는 '환영합니다. 원한다면 들어오시죠'였다. 삼연에서는 '제 성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들어오시죠'로 변경됐다. 바뀐 대사를 통해 조나단을 기다리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막 넘버 '앳 라스트(At Last)'를 부른 뒤 자신을 선택하게끔 애원하는 부분도 바뀌었다. 재연에서 '당신은 이미 결혼했어'라고 했다면, 삼연에서는 '당신은 나와 결혼했어'라고 말한다. 이는 드라큘라와 미나 사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미나가 선택한 부분에 대해 드라큘라가 말하는 대사도 바뀌었다.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던 드라큘라였지만, 자신이 400년 간 지켜온 사랑을 잃고 싶지 않기에 구원해줄 수 있는 건 오직 미나뿐이라고. 이 외에도 부분 부분 대사 수정을 통해 관객의 이해도를 높였다.

'드라큘라'의 대표적인 넘버는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와 '프레시 블러드(Fresh Blood)'다. 김준수는 재연과 비교해 '프레시 블러드'를 부를 때 살짝 음을 바꾸었고, 드라큘라가 되찾은 힘을 나타내듯이 가사 발음에 더욱 힘을 줬다.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를 부를 때는 400년간 기다림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애절한 마음을 담아 무릎을 꿇고 미나를 향한 마음을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반 헬싱(강태을, 손준호 분)과 대립하며 부르는 'It's Over(잇츠 오버), 무반주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 독백이 담긴 'The Longer I Live(더 롱거 아이 라이브)' 등 다양한 넘버를 통해 드라큘라의 감정을 고스란히 객석으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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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김준수의 대사 등 애드리브는 그날 그날 감정에 따라 다른 듯 하다. 넘버 '웨딩(Weddings)'을 부를 때 극 중 소품으로 사용되는 부케를 받기도 하고 가만히 보기도 한다. 부케를 받거나 가만히 바라볼 때 애절하다 못해 절절한 감정이 순식간에 얼음장 같이 싸늘하게 변해버린다. 이 과정에서 빨간 머리를 쓸어올려 감정의 변화를 극대화시킨다. 순간순간 변화하는 김준수의 감정은 보기만 해도 심장 박동수를 높인다. 극 중 미나가 엘리자벳사의 초상화를 보게 되면서 자신의 감정을 깨달을 때, 김준수는 엘리자벳사의 초상화를 바라본 뒤 미나를 향한 시선을 애틋하게 그려냈다.

첫 등장 당시 쭈글쭈글한 피부에 백발 노인의 모습을 한 김준수의 표현력도 진화했다. 재연과 비교해 나이가 든(?) 탓인지 자세가 조금 더 구부정했다. 여기에 손 떨림까지 디테일하게 그려냈다. 4년 만에 무대 위로 올라온 '드라큘라'인만큼, 김준수는 자신의 표현력에 디테일 또 디테일을 더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오는 6월 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추신 : 오른쪽 블럭과 가까운 중앙 블럭 또는 오른쪽 블럭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관 속에 들어가는 그의 모습과 재연부터 쭉 이어온 귀여운 커튼콜 인사와 사랑의 총알을 발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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