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 현수막조차 없었다' 기성용 사태, 동요 없는 FC서울과 팬들 [★현장]

서울월드컵경기장=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2.19 11:25 / 조회 : 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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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선수단. /사진=뉴시스
기성용(31) 영입 불발 사태로 더욱 관심이 집중된 경기. 하지만 그 흔한 현수막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FC서울 서포터즈들은 추운 날씨에도 예전처럼 똑같이 선수와 팀을 응원했다. 선수들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집중해 승리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32강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8분 터진 박주영(35)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베이징 궈안(중국), 치앙라이 유나이티드(태국), 멜버른과 한 조에 속한 서울은 첫 경기 승리로 멜버른(1승 1패)과 함께 승점 3점을 기록했다.

서울 구단은 최근 기성용 영입 이슈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기성용의 영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을 향해 비난 섞인 목소리와 함께 많은 이야기들이 흘러나왔지만, 정작 선수단은 동요하지 않았다. 사령탑과 서포터즈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용수(47) 서울 감독은 경기 전날인 17일 공식기자회견에서 기성용과 관련한 질문에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00경기 이상 뛴 선수를 마다할 감독은 없다"면서도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지금 상황에서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최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승점 3점을 챙겼다. 박주영이 공격 최일선에서 제 몫을 다했고, 후반에 투입한 아드리아노(33)와 한찬희(23)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살바추아 멜버른 감독이 경기 후 "FC서울은 선발 선수들뿐 아니라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높은 수준에 있는 강팀"이라고 치켜세울 정도였다.

서울 서포터즈 역시 한결같은 자세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들은 기성용 영입 불발과 관련한 현수막을 걸거나, 어떤 항의 시위도 하지 않은 채 평소와 똑같이 응원했다.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펼치면 박수를 쳐줬고, 파울 판정이나 상대 팀이 공격할 때면 야유를 보냈다. 영하 3℃에 달하는 추운 날씨를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5229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과 승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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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FC서울 서포터즈석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선수들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경기 후 '베테랑' 박주영은 기성용에 관한 질문에 "후배들한테 (그에 관해) 이야기를 한 건 없다. 실제로 동요한다거나 그런 모습도 잘 안 보인다. 우리가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그런 외적인 이슈보다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잘 치르기 위해 준비를 잘 한 것 같다. 만족한다"고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서울은 지난 2018년 강등권인 11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독수리' 최용수 감독 부임 후 정규리그 3위로 도약, 드라마틱한 반등을 이뤄냈다. 그리고 이날 3년 만에 ACL 무대 복귀전을 치렀고 승리를 거뒀다. 시즌 개막 전부터 홍역을 크게 앓은 서울은 흔들리지 않은 채 정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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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FC서울 선수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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