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의 기억' 세월호 유가족 "엄마 아닌 아이 입장으로 오스카 입성"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0.02.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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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부재의 기억' 귀국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미나, 오현주, 이승준 감독,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한경수PD. '부재의 기억'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처음으로 노미네이트돼 이승준 감독과 세월호 유족인 단원고 2학년 8반 장준형군 어머니 오현주씨와 2학년 5반 김건우군 어머니 김미나씨, 감병석 프로듀서 등이 레드카펫에 올랐다. 두 어머니는 이날 시상식에 검은 색 드레스를 입고 아이들의 명찰을 매고 레드카펫에 섰다./사진=김휘선 기자


'부재의 기억'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 선 세월호 유가족이 아이들의 입장으로 오스카에 입성했다고 밝혔다.

18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부재의 기억' 그 못다 한 이야기 귀국보고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그날에 있어야 할 국가의 존재에 대해 묻는 29분짜리 단편 다큐멘터리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제 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다큐멘터리 후보에 올랐다. 지난 10일 미국 LA돌비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 이승준 감독은 세월호 유족인 단원고 2학년 8반 장준형군 어머니 오현주씨와 2학년 5반 김건우군 어머니 김미나씨, 감병석 프로듀서와 함께 레드카펫에 올랐다. 두 어머니는 검은 색 드레스를 입고 아들들의 명찰을 목에 걸고 레드카펫에 같이 섰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승준 감독과 오현주씨, 김미나씨,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한경수PD 등이 참석했다.


오현주씨는 소감을 밝히기에 앞서 "'부재의 기억' 간담회에서 늘 그랬듯이 별이 된 우리 아이들과 고 김관홍 잠수사, '부재의 기억' 제작에 많은 도움을 주신 고 박종필 감독님에 묵념을 먼저 드리고 싶다"고 했다. 오현주씨의 제안에 기자간담회는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오현주씨는 "뉴욕 상영회 때 영화를 같이 보고 응원해준 분들이 계시다. 뉴욕 맨해튼에서 한달에 한번씩 집회를 하시는 교민들이다. 이번에 (아카데미 노미네이션 소식으로)지나가던 미국 사람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하더라. 그 소식을 접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오현주씨는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부터 간절하게 바랬던 것은 대한민국을 넘어서 해외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에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이 이번에 목걸이, 나비, 손편지 등으로 응원해줬는데 두 가지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전 세계 아이들은 반드시 안전하게 차별받지 말고 적절하게 교육받으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6년간 진실을 밝히도록 싸워왔는데 '부재의 기억'이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부분적으로나 현실이 된 것 같다. 많은 분들의 노력에 조그만 결실을 맺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김미나씨는 "원래 우리 둘이 레드카펫에 오르는 건 예정이 없었다. 감독님과 PD님 와이프들이 양보를 해준 것이었다. 그래서 원래 가져간 옷은 평범한 정장이었다. 그걸 보고 교민분들이 남의 잔치에 이렇게 입으면 안된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데 당당한 옷이어야 한다면서 드레스도 빌려주고 화장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레드카펫을 밟았다. 엄마가 아니라 아이의 입장으로 들어갔다. 제 마음은 거기에 없었다. 건우를 비롯한 300여 아이들이 같이 갔다. 그래서인지 유명한 사람들을 보니깐 너무 설레더라. 하지만 그것보다는 아이들과 당당한 사진을 찍어서 너무 좋았다. 그게 가장 행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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