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유수빈 "김주먹의 유쾌한 모습 닮았죠"[★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2.19 07:30 / 조회 : 3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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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수빈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주먹'은 여느 작품 속 북한인 중 가장 '힙'했으리라. 시청자들이 사랑한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인물 중에는 배우 유수빈(27)이 분한 북한 민경대대 5중대 중급 병사 김주먹도 뻬놓을 수 없다. 유수빈은 열혈 한류 팬인 병사 김주먹을 연기하며 '사랑의 불시착'의 재미를 맛깔나게 살렸다.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 분)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 장교 리정혁(현빈 분)의 절대 극비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리정혁이 속한 민경대대 5중대엔 표치수(양경원 분), 박광범(이신영 분), 김주먹(유수빈 분), 금은동(탕준상 분)이 있었다.

김주먹은 드라마를 통해 습득한 남한 지식으로 남한 유행과 문화를 섭렵했던 인물. 윤세리의 '손가락 하트'를 리정혁에게 알려주는 등 주인공 러브라인의 오작교 역을 하는가 하면, 5중대원에게 남한의 최신 유행을 설명하며 남북 문화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한류배우 최지우와 만나 권상우의 '소라게 신'을 패러디해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으며 최후에 윤세리, 5중대원과의 뜨거운 동료애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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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수빈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사랑의 불시착'이 지난 16일 종영했다. 7개월간의 긴 촬영 여정이 마무리 됐는데.

▶막상 끝나니 아쉽고 종방을 보고나서 마음이 헛헛해 멍하니 앉아있었다. 한동안 헤어나기 힘들 것 같다. 저를 선택해주신 박지은 작가님, 이정효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

-'사랑의 불시착'이 시청률 21.7%로 tvN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저 연기를 하고 있었을 뿐인데 이런 대박 드라마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고 감격스럽다. 내가 벌써 이렇게 좋은 작품을 해도 되나 싶었다.

-'사랑의 불시착'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저력은 무엇일까.

▶대본 자체가 너무 흥미로웠다. 남한 사람이 북한에 넘어가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신선했고 캐릭터들도 좋았다. 선배님들 한 분 한 분 다 너무 대단하셨고 소화를 잘 해주셨다. 감독님도 좋은 장면을 뽑아내 주시려고 고생하셨다.

-극 초반엔 '북한 미화' 작품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소재가 생소했을 텐데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나.

▶이건 판타지 이야기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개인마다 생각이 다르니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부담이 되지는 않았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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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수빈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2016년 단편영화 '나는 남한을 사랑합니다'에 탈북청년 친구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 때의 연기가 이번 작품에 도움이 됐을까.

▶단편영화에선 북한 사투리를 따로 배우지 않고 연변 사투리를 흉내내서 연기했다. 이번엔 평안도 사투리를 해야했는데 기존에 알던 사투리를 고치느라 오히려 고생을 했다.

-'사랑의 불시착'에 대한 호평 중 북한 배경에 대한 고증이 잘됐단 평가가 많다.

▶드라마 초반 조개불고기를 해먹는 신 등 우리가 연기하면서도 신기한 게 많았다. 자세한 고증이 너무 잘 돼있고 세트장도 너무 리얼하게 잘 지어졌다. 보조작가분이 탈북민이셔서 가능했던 것 같다.

-단순 북한 주민이 아닌, '한류 광팬'을 선보여 김주먹이 더 흥미로웠다.

▶주먹이는 나와 50% 정도는 닮았다. 주먹이는 드라마 자체를 좋아했는데 너무 순수한 친구였다. 굉장히 직선적이고 단순하기도 했는데 나에게도 그런 면이 있어서 행동을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했고 그 와중에 의외성을 주려고도 했다. 지문엔 없었지만 내가 표치수형을 깨물고, 은동이는 귓불을 만지고 신영이에겐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너무 감사하게도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나는 UFC를 좋아하고 액션을 좋아하는데 사실 덕후 기질이 많이 있는 편은 아니다. 내 주변에도 그런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상상하며 연기해야 했다. 평소 유쾌하고 밝은 면은 주먹이와 비슷했다.

-이번 작품으로 대중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너무 신기했다. 이전엔 그런 일들이 없었는데 요즘에 어디 가면 '주먹이다'라고 해주신다. 너무 기분 좋은 일들이 많아 감사하다. 하지만 이런 것에 너무 취하지 않으려고 한다. 전작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때는 댓글을 많이 봤는데 작품을 할 때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서 이번엔 안 찾아봤다. 작품이 끝나고 찾아보려 한다. 오늘 종방연 사진을 봤는데 '주먹이 화장했네', '주먹이 옷 잘 입었네'라는 칭찬을 받았다. 내 옷을 입고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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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수빈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5중대원들과의 케미가 너무 좋았다.

▶치수형과 내가 11살 차이, 나랑 은동이가 11살 차이가 난다. 신영이는 그 중간이다. 서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친해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또래와는 또 다르게 가족의 느낌도 있고 새로운 친분이 생겼다. 계속 붙어있고 수다를 떨면서 많이 친해졌다. 너무 친해지니 나중엔 촬영하며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이정효 감독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내가 오디션 때부터 뵌 분이어서 의지를 많이 했다. 감독님이 항상 격려하고 선택해주시고 끝까지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인간적으로 너무 좋은 분이셔서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란다. 그밖의 감독님들도 카리스마 있으시고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어서 감사했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은?

▶5중대원이 북한에 다시 넘어갈 때인데 진짜 많이 슬펐다. 감독님이 '진짜 마지막이에요. 다시 못 봐요'라고 말하시는데 너무 슬펐다. 현실을 잠시 잊어버릴 정도로 완전히 몰입해 촬영했다.

-이번 작품을 하며 어떤 점을 가장 많이 배우게 됐을까.

▶선배님들을 보면서 현장에서 내가 가져야 할 자세를 배웠다. 20대 후반이 되면서 현장에서 동생도 생기게 됐는데 집중하는 자세를 가져야겠다 생각했다. 특히 현빈 선배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한 신에서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역할만 잘 소화해도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과장하지 않고 명확하게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전까지는 혼자 연기하는 느낌이 컸다면, 이번에 배우들과 호흡하는 자세를 배웠다.

-2016년 영화 '커튼콜'로 데뷔해 여러 단편영화를 거쳐 '신과함께-죄와 벌', '엑시트', '선물', '시동',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리갈하이',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등에 출연하며 4년째 연기 중이다. '사랑의 불시착'을 기점으로 향후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지금은 아직 공부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연기 방법을 다져놓는 시기라 생각한다. 빨리는 아니더라도 천천히 잘 성장하고 싶다. 나는 이희준 선배님을 좋아한다. 선배님은 매 작품에서 캐릭터가 다른데도 그 캐릭터 자체로 보이게끔 연기하신다. 나도 나중에 그렇게 연기하고 싶다. 이번 영화 '남산의 부장들'도 인상깊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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