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씨들' 2020년에도 통하는 1860년대 여성 이야기 [★날선무비]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2.16 09:30 / 조회 : 7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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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은아씨들' 스틸컷


날선 시각,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영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작은 아씨들'이 다시 스크린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1860년 미국 남북전쟁 시절, 매사추세츠 주 한 마을에 사는 네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가 2020년을 살고 있는 여성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루이사 메이 올컷이 1868년에 낸 이 소설은 현재까지 총 7번 영화로 제작됐다. '작은 아씨들'이 처음 영화로 만들어진 1917년부터 2020년까지 '작은 아씨들'은 무성영화에서 컬러 영화로 또 당대 최고 배우의 얼굴로 관객과 만났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사로잡은 이 스토리의 힘은 무엇일까.

2020년 한국 극장가를 찾은 '작은 아씨들'(감독 그레타 거윅)은 기존의 이야기를 영리하게 엮어냈다. 영화는 소설 속 네 자매 메그(엠마 왓슨), 조(시얼샤 로넌), 베쓰(엘리자 스캔런), 에이미(플로렌스 퓨)가 성장한 7년 후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캐릭터와 맞춤 연기를 펼친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 깊다. 조 역할의 시얼샤 로넌은 원작 속 조의 왈가닥을 덜고 더욱 당당한 여성을 그려냈다. 엠마 왓슨은 중심을 잡는다. 특히 에이미 역의 플로렌스 퓨는 에이미 캐릭터에 활력을 더한 맞춤 캐스팅이다. 로리 역의 티모시 샬라메는 남성성이 아닌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미소년 매력으로 '작은아씨들'에 새로운 색깔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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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은 아씨들'


2020 '작은 아씨들'은 소설을 써서 돈을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 조가 익명으로 출판사에 자극적인 소설을 파는 이야기로 시작해, 소설의 시작인 7년 전으로 돌아가 이야기들이 교차 된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그레타 거윅 감독은 160년 전의 클래식에 2020년을 살아가는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에 방점을 뒀다. 원작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2020년에 맞는 섬세한 이야기들로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 냈다.

거윅 감독은 여성들이 돈을 벌 수 없던 시절, 돈을 벌어서 살아가고자 하는 여성의 이야기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엄마의 기차값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팔아서 돈을 마련한 조가 한밤중에 "내 머리카락"이라며 우는 모습은 7년 후, 자신이 쓴 소설의 인세를 흥정하는 모습과 연결되며 스스로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당당함을 보여준다. 여자는 돈을 벌 수 없던 그 시대를 살아가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2020년 여성에게도 공감을 준다는 것이 이 클래식이 가진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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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영화는 시간순으로 흘러가는 원작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를 교차 편집해 보여주며 이 여성들의 삶이 그저 흐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투쟁해서 쟁취하는 삶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때와 지금은 비교하자면 160년간 많은 것이 변했지만, 그 시절에도 사랑, 행복, 꿈, 그리고 먹고 사는 걱정을 하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지금도 여전히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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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은아씨들' 스틸컷


'작은 아씨들'을 보는 많은 관객들, 특히 여성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각각의 감정을 건드리는 포인트는 다르다. 여자 자매가 있는 관객은 자매애에 울컥하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현실이, 좌절이 또 사랑이 눈물의 기폭제가 된다. 그 눈물 속에는 따뜻함이 있다.

사랑을 잃고, 또 다른 사랑을 만나고, 자신을 의심했다가 다시 자신을 믿고, 스스로를 혹은 남을 미워했다가 용서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와닿는다. 결국 삶이라는 것은 100년이 넘는 시간을 넘어서도 통하기에 1860년대 네 자매의 이야기가 오늘의 관객을 울리는 것이다.

고전에는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있다. 보는 사람들마다 다 다르겠지만, 각자 하나씩은 얻어갈 것이 있다. 어린 시절 기자는 '작은 아씨들'을 읽고 여동생이랑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2020년 스크린에서 만난 '작은 아씨들'에는 여성에 대한 애정이 존중이 듬뿍 담겨 있어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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