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차엽 "진짜 포수인 줄 알았죠?"[★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2.17 09:00 / 조회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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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엽 /사진=열음엔터테인먼트


"실제 선수아냐?"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선 야구선수 유니폼을 입은 조연들이 기대 이상으로 눈에 띄었다. 배우 차엽(34)은 외모부터 현역 포수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였는데, 건장한 체격에 화통하고 거친 캐릭터 서영주로 '드림즈' 선수단에서 활약했다. 서영주는 수비형 포수 가운데 국내 1~2위를 다투는 핵심 멤버였다.

'스토브리그'는 프로 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기간으로, 계약 갱신이나 트레이드가 이루어지는 기간을 일컫는다. 드라마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렸다. 20% 가량의 시청률 신화를 쓴 '스토브리그'는 지난 15일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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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엽 /사진=열음엔터테인먼트


-'스토브리그'가 지상파에서 기록적인 시청률 거두고 종영했다.


▶이렇게까지 뜨거운 반응이 있을 줄은 몰랐다. SK문학경기장에서 1, 2회를 찍을 때는 배우들끼리 서먹하기도 했고 연기가 아니라 몸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어떻게 연출이 될까 궁금했다. 야구 경기의 한 장면을 다각적으로 잡으면서 반복적으로 연기해야 했는데 새로운 형태였다. 진짜 야구 경기하는 것처럼 SBS 야구 중계 카메라도 빌려주셔서 야구팬 분들이 시청하고 좋아해주셨다. 입소문을 타고 좋아해주셨는데 비시즌에 야구를 보고싶어하는 갈증을 해소해 준 것 같다.

-매회 자체 시청률을 경신했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촬영장을 가면 다들 축제 분위기였다. 너무 행복한 현장이었다. 코치, 선수, 프론트 직원 배우들 모두 화합이 어마어마했는데 따로 노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조합들이 너무 좋았다. 초반부터 진짜 팀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또 홍기준(장진우 역), 하도권(강두기 역), 조한선(임동규 역) 선배가 연기를 어렵게 하셨기 때문에 후배들을 잘 챙겨주셨다. 우리는 역할이 작든 크든 항상 다 어울렸고 단역까지 다 챙기는 현장이었다.

-'스토브리그' 출연 계기는?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을 찍고 휴식기를 가질 때 우연히 아는 동생과 야구장을 찾은 적이 있다. 그 무렵 소속사에서 야구 드라마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미팅을 했을 때 감독님이 나를 보고 싶었다고 했고 작가님도 내 독립영화를 보고 서영주 캐릭터와 어울릴 것 같다고 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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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엽 /사진=열음엔터테인먼트


-실제 포수처럼 보이기 위해 체격을 키운 것인가.

▶'롱 리브 더 킹' 때 살이 있었는데 다이어트를 하다가 '스토브리그' 출연을 하게 돼 포수 이미지를 생각하고 다시 2~3kg를 찌우면서 웨이트를 했다. 희안한 게 작품이 끝나고 다이어트를 하고 있으면 다음 작품에서 살을 찌워달라고들 하더라.

-서영주가 등장 초반 악역으로 비춰졌다가 후반엔 인간적인 면모가 비춰졌다.

▶영주가 악역이지만 나중엔 재평가가 됐는데, 대본을 보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 영주가 백승수 단장에게 마음이 돌아서는 모습, 임동규의 복귀에 축하하는 모습으로 인간적이게 그려진 것 같다.

-차엽을 보고 실제 야구선수 같은 모습에 놀란 시청자도 많았다.

▶길에 다니면 많은 분들이 "서영주 선수, 야구선수 맞죠?"라고 해주시더라. 아예 이름을 바꾸란 반응도 많았다.(웃음) 실제 나는 서영주와 달리 정말 여리다. 평소 나는 차분하게 지내려 하고 마음의 여유를 챙기는 편이다. 급하면 급할수록 안 좋은 거라 생각하고 현장에서 웃는 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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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엽 /사진=열음엔터테인먼트


-서영주의 주요 장면 중 연봉협상에 성공하기 위한 이세영(박은빈 분)과의 신경전, 치질 치료 과정을 백승수 단장(남궁민 분)에게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이세영과 컵을 깨며 소리치는 장면에서 욕설과 같은 대사는 애드리브였다. 나중에 내가 거기에 겁먹은 연기를 했는데 시청자들이 의외의 귀여운 캐릭터로 봐줬다. 백 단장 앞에서 치질 치료를 받는 장면은 "자꾸 보냐"는 등의 대사가 다 애드리브로 이뤄졌다. 남궁민 선배가 NG 내면서 웃은 장면은 그 장면이 처음이었다고 하더라.

-2005년 영화 '살결'로 데뷔해 16년차 배우가 됐다.

▶사실 배우 생활이 쉽지 않아서 26살 때 연기를 그만두고 잠시 회사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레스토랑 설거지, 필라테스 학원 경리 겸 상담, 회사 영업을 해봤다. 그런데 한윤선 감독님이 독립영화 '18 :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의 역할 제안을 해주셔서 다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리딩을 하면서 각색을 거치며 주연이 됐는데 부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내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고 한윤선 감독님은 지금도 가장 고마운 분이 됐다.

-앞으로 차엽이 보여줄 연기의 방향은?

▶아직은 서영주로 봐주시는 것 같은데 내가 더 무르익어야겠다. 남궁민 선배와 함께 차기작으로 영화 '경관의 피'(가제) 조진웅 선배를 만나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겸손한 배우가 되고 싶다. 앞으로 우직하고 듬직한 역할, 의리 있고 위트 있는 역할, 블랙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한 말씀.

▶크나큰 사랑을 주셔서 감지덕지하다. 너무 행복하게 즐겁게 촬영했다. 잘된 것은 시청자들의 덕과 스태프들이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서영주로 기억되고 싶기도 하면서, 서영주 캐릭터를 한 차엽으로도 많이 알아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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